북한이 유엔 안보리에서 결의한 대북 제재들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있는 실태가 최근 유엔 보고서를 통해 다시 확인됐습니다. 중국이 대북 제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미중 갈등 속에 중국의 제재 이행은 앞으로 더 느슨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는 중국이 북한의 불법적인 석탄과 모래 수출을 돕고 있는 정황이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최소 37개 중국 바지선이 지난해 5월부터 9월까지 북한의 석탄 수출에 개입했는데, 대북 석탄 수출은 안보리 대북 결의에 의해 전면 금지돼 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 국장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대북 제재 위반 패턴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중국이 지난해 러시아와 함께 안보리에 제출한 대북 제재 완화 결의안과 불법 해상 환적은 중국이 대북 제재에 관심이 없음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 미국 외교협회 국장
“중국은 법에 따라 제재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중국 정부가 통제하고 있어야 할 많은 불법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연구원은 중국의 대북 제재 위반은 이어져 왔다면서 미국과 무역 분쟁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에 대해 더 관대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연구원
“중국의 느슨한 대북 제재 이행은 북중 관계 그리고 미중 관계에 따라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해왔습니다. 미국이 중국에 제재 이행에 관한 압박을 얼마나 가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합니다.”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로 활동했던 닐 와츠 전 위원도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 해제를 노리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제재 회피 기술이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러면서 대북 제재의 효과적 이행을 위해 불법 거래 연루 기관과 제재 위반 항구를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닐 와츠 /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북한과의 불법 거래에 연루된 은행들을 노출시키는 것인데 더 복잡한 일이고 더 많은 조사가 이뤄져야 합니다. 금지된 북한 화물을 입항시킨 항구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것도 필요합니다.”
전문가들은 대북 제재와 최대 압박의 성공은 중국의 적극적 이행 여부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북한의 체제 안정이 더 도움이 된다고 여기는 중국은 미중 무역갈등 국면에서 협상의 지렛대를 얻기 위해 북한을 더 도우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