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평양종합병원’ 건설 독려…“장비·부패 등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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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과 매체들이 최근 평양종합병원 건설과 관련해 빠른 완공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필수적인 건설 자재 수급과 의료장비 보급 등에 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만성적 부패와 열악한 전력 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개원해도 한계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최근 평양종합병원 건설 계획의 진척은 자재와 설비 보장에 달려 있다며 빠른 완공을 강조했습니다.

북한 당국도 지난 3월 착공식에 참석했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 창건 75주년이 되는 오는 10월 10일까지 병원 건설을 끝내야 한다고 선언한 뒤, 의료서비스 정보화와 현대화 등을 강조하며 전방위적으로 완공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엔 대북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에 따른 북중 국경 봉쇄로 북한의 자금 사정이 더 열악해지면서 자재와 장비 수입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재미한인의사협회의 박기범 북한 담당 국장은 VOA에 병원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며, 북한이 병원 완공 이후 의료 장비 수급 문제 해결이 관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박기범 / 재미한인의사협회 북한 담당 국장

“이것은 단순한 건물이 아닙니다. 병원은 매우 정교한 건축 요건을 갖춰야 하고 비싼 의료장비도 들여와야 합니다. 따라서 북한이 의료장비 수급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지켜봐야 합니다.”

또 의료장비에 대한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의 제재 면제가 지금까지 대부분 외부 민간단체의 요청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외부의 협력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북한 당국의 협력이 중요하지만 그럴 의지가 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정권의 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의 전 관리는 병원들의 정상적 운영을 막는 문제로 만연한 부패를 지적했습니다.

전직 북한 노동당 39호실 관리

“다 복합적으로 작용한단 말이에요. 경제적 어려움이 있잖아요. 우선 (의사)선생들이 배급도 못 받고 월급도 못 받잖아요. 그걸로 못 살아 가잖아요. 선생들의 월급이 1달러도 안되는데 어떻게 살아가요. 그러면 환자들한테 뇌물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요.”

신희영 한국 서울대 통일의학센터 소장도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의사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진료시간 외에 장마당에 나가 장사를 하는 등 의료인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북한이 선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열악한 전력 사정을 비롯해 환자와 의료 장비를 다룰 수 있는 전문 인력의 부족 등을 꼽았습니다.

평양의 의료 상황에 정통한 서방국의 한 관계자는 평양의 일부 병원에는 이미 좋은 의료장비가 있지만 진단 능력과 대체 부품 공급 능력이 없는 게 문제라면서, 중앙통제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한 평양종합병원이 새로 생겨도 큰 기대를 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