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김정은 “자위적 핵 억제력”…“핵 보유·주민 결속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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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한국전쟁 정전협정일에 전국 노병대회를 열어 이른바 자위적 핵 억제력을 언급했습니다. 총이 부족해 낙동강에서 돌아서야 했던 한을 잊은 적이 없다고도 했는데, 김 위원장의 발언은 핵 보유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북한 주민들을 결속시키려는 의도로 분석됐습니다. 서울에서 정찬배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형진 / 영상편집: 강양우)

한국전쟁 휴전, 정전협정 67년을 맞아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제6차 전국노병대회에 참석해 믿음직하고 효과적인 자위적 핵 억제력으로 북한 땅에 더 이상 전쟁이란 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핵 억제력으로 인해 국가의 미래가 영원히 담보될 것이라면서 한국전쟁 후 70년은 결코 평화의 시기라고 할 수 없는 적들과의 치열한 대결의 연속이었으며 북한을 침탈하려는 제국주의의 위협과 압박이 가중된 현재의 북한 정세가 엄중하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자위적 핵 억제력을 앞세워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미국을 압박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진무 /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교수

“내가 어떤 정권의 안정과 체제의 안정이 보장될 때까지는 나는 핵무기를 포기하지 못하겠다, 그 선에서 협상을 하자라는 메시지를 미국에게 보내는 것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총이 부족해 남해를 지척에 둔 낙동강가에 전우들을 묻고 피눈물을 삼키며 돌아서야 했던 동지들의 한을 잊은 적이 없으며,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최강의 국방력을 다지는 길에 잠시도 멈춰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낙동강 전선에서 패퇴했던 때를 상기시키면서 무력 강화를 언급한 것입니다.

김 위원장이 전쟁 억제를 위한 절대적 힘 때문에 핵을 보유하게 됐으며 온갖 압박과 도전들을 이겨내 핵 보유국 발전의 길을 걸어왔다고 주장한 대목은 대내 결속 목적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신범철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강력한 핵 억제력을 갖춘 핵 보유국이기 때문에 그러한 성과를 거둔 김정은 체제에 충성을 해라.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노병대회에서도 상당히 핵 보유국임을 강조를 했고 주민들에게는 김정은 위원장의 성과로서 ‘핵 보유국’ 이런 자신감을 심어주는 거죠.”

김 위원장은 이어 미국에 대해서는 제국주의, 침략성과 야수성 등 거친 단어를 사용했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인민의 혁명전쟁을 피 흘려 도와주며 모범을 보여준 중국인민지원군들과 노병들에게 숭고한 경의를 표한다며 혈맹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김 위원장은 박정천 군 참모장과 군종 군단급 단위 지휘관과 국가보위상 등에게 새로 개발한 권총을 기념으로 수여하고 주체혁명 위업을 끝까지 계승 완성해나가길 표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습니다.

체제수호 의지를 과시하고 군부를 격려하면서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분석됐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전국노병대회 연설을 통해 다시 한 번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달 들어 아홉 번째 공개 활동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은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정찬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