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이 2018년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 내 미군 병사들의 유해를 발굴해 송환하는 데 합의를 했었지만, 그 작업은 현재 중단된 상태입니다. 빈센트 브룩스 전 유엔군사령관은 북한 내 유해 발굴 논의가 중단된 배경에 북한의 과도한 비용 요구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지난 2018년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뒤 북한은 미군 유해가 담긴 상자 55개를 송환했습니다.
대부분 장진호 전투가 벌어진 신흥리에서 발굴된 유해입니다.
당시 미군 유해 송환 협상에 관여했던 빈센트 브룩스 전 유엔군사령관은 18일 VOA에 미군 유해 송환은 미북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유엔군사령부는 2018년 9월 북한 내 유해 공동발굴 사업을 제안하고 북한군과 판문점에서 장성급 회담을 했었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미국과 북한은 당시 DMZ 비무장지대 인근 화살머리 고지 외에도 장진호 인근 공동 유해 발굴에 대해 합의했었지만, 합의 후 북한 측이 과도한 비용을 요구해 공동 유해 발굴 논의가 중단됐다고 말했습니다.
빈센트 브룩스 / 전 유엔군사령관
“유감스럽게도 여전히 이데올로기에 영향을 받은 북한 노동당과 특정 부처가 과도한 비용을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문제는 유엔군사령부가 아닌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과 협의하면서 생겼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그러면서 북한은 발굴 장비의 경우 필요 수량의 3~4배를 요구했다며 분명히 다른 목적에 전용하려는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빈센트 브룩스 / 전 유엔군사령관
“필요로 하는 발굴 장비의 3~4배의 수량을 요구했습니다. 분명히 다른 목적으로 전용하려는 의도가 있었습니다”
또 당시 북한 측은 발굴 투입 인력에 대한 비용과 미국 인력의 체류비 등 목록을 작성했는데 결과적으로 논의 자체가 불합리하게 돼 지난해 초 결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북한과 유엔군사령부 또 미국이 대화의 문을 다시 여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지난 2018년은 매우 중요한 사건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은 준비가 될 때 스스로 걸어 잠근 문을 다시 열고 나올 것이라며 공동 유해 발굴이 지금은 중단돼 있지만 언제든 다시 논의가 재개될 수 있다고 기대했습니다.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에 따르면 지난 6월 현재 생사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한국전 참전 미군 장병은 7천800여 명을 넘습니다.
특히 북한 내 미군 유해를 되찾은 것은 1990년부터 1994년까지 약 208구, 1996년부터 2005년까지는 229구에 불과합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