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수혁 주미 한국대사의 미한 동맹 관련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국이 미중 간 외교적 ‘줄타기’ 대신 미국과의 동맹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이 애매모호한 태도로 일관해선 안 된다는 건데 다만 중국에 대한 한국의 실용적 접근을 미국이 무조건 압박해서는 안 된다는 제안도 나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미국 내 전문가들은 격화되는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은 미중 어느 한쪽에도 가담하지 않는 외교적 묘수를 찾고 있지만, 점점 거세지는 양국의 압박 속에서 갈림길에 설 수밖에 없을 것이며 역내 어떤 나라도 중립을 자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앞서 이수혁 주미 한국대사는 지난 12일 한국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이 70년 전에 미국을 선택했다는 이유로 앞으로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게 아니다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는데, 이와 관련해 미국의 전문가들은 한국의 선택은 70년간 이어져 온 ‘가치 동맹’인 미국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한국이 한중 무역 관계의 중요성과 안정 유지에 필요한 강대국을 소원하게 만들지 않으려는 한국 정부의 바람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도, 한국이 미국의 동맹으로 남아있는 한 중국과 관련해 스스로를 균형자로 묘사할 수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미한 동맹은 민주주의와 인권, 자유, 개방적인 정보 접근, 자유 무역 등 두 나라가 공유하는 가치와 이상에 기반을 뒀지만, 한국은 중국과 이 중 어떤 가치와 이상도 공유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미국과 일본에서는 한국이 점점 중국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의혹이 존재한다며 특히 미국 대통령이 미한 동맹의 지속적인 가치에 대해 적극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이런 의심을 증폭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도 한국이 동아시아에서 중재자 역할을 맡을 잠재력은 없어 보인다면서 한국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 같다고 분석하고 미한 동맹 강화를 우선순위로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한국의 독특한 입지를 항상 유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중국과 운용 가능한 관계를 유지하기 원할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면서 한국을 너무 몰아붙이면 밖으로 밀어내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대중국 압박 전략 중 하나인 다자안보체제 쿼드 구축과 관련해 앤드루 여 워싱턴 가톨릭대 정치학과 교수는 미국은 한국이 국가 이익뿐 아니라 역내 안보를 염두에 둔 결정을 내리길 기대하며 그런 관점에서 한국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에 부응해 다른 나라들과 좀 더 관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한국이 양자 동맹과 더불어 생각을 같이하는 미국의 다른 파트너들과도 다자적 관여를 늘리는 것을 의미하며 이 대목에서 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개국 안보협의체 쿼드를 확대한 ‘쿼드 플러스’와 같은 협력체제가 중요성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