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에 따른 북한과 중국, 동남아 국가들의 국경 봉쇄와 통제 강화로 올해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민이 20년 만에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에선 탈북민들이 체포되는 등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데, 지원 단체들은 과거 김하중 전 주중대사가 중국 당국을 설득해 탈북민 1천 명 이상을 구출한 것처럼 한국 정부가 탈북민 보호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한국 통일부는 21일 VOA에 지난 3분기에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이 48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2분기 12명보다는 다소 늘었지만, 작년 3분기 223명에 비해 약 5분의 1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탈북민들의 한국 입국 규모는 20년 만에 최저인 300명 이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에 따른 북한과 중국, 동남아 국가들의 국경 봉쇄 등으로 탈북민들이 거의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탈북민을 지원하고 있는 한국 갈렙선교회 대표인 김성은 목사는 최근 일부 탈북민들이 중국에서 체포되는 상황이 지난 2~3개월 사이 급증했다고 전했습니다.
김성은 목사 / 한국 갈렙선교회
“잡히거나 못 들어온 사람이 굉장히 많은데 우리는 자꾸 들어온 사람의 숫자만 갖고 얘기합니다. 이번에 또 19명이 잡혔다고 들었습니다.”
김 목사는 지난 석 달 사이 중국 공안에 체포된 탈북민이 거의 50명에 달한다며, 어쩔 수 없이 탈출해야 하는 상황도 있지만 코로나로 수입이 전무했던 일부 중개인들이 무리를 하다가 체포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한국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시민연합의 김영자 국장은 최근 동남아로 이동하는 탈북민들은 대부분 안전한 곳에 장기간 숨어있던 사람들이라며 이제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탈북 중개인 P 씨도 22일 VOA에, 지난 8~9월에 일부 탈북민들을 잠시 동남아로 이동시켰지만, 지금은 너무 위험해 활동을 중단했다고 말했습니다.
중개인 P씨 (음성변조)
“지금은 못 빼요. 사고율이 너무 높아요. (지금 움직이는 탈북민들은) 진짜 억지로 가는 거죠. 완전히 목숨 내걸고 가는 거예요.”
김성은 목사 등 단체 관계자들은 한국 정부가 과거 김하중 전 중국주재 한국 대사의 탈북민 지원 사례를 적용해 중국 정부를 적극 설득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김 전 대사는 자신의 책과 강연 등을 통해 재임 기간 탈북민 1천 65명을 보호해 한국행을 도왔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탈북민 출신인 한국의 지성호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은 21일 장하성 주중대사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탈주민법 4조에 근거해 장 대사와 외교부가 중국에 억류되어 북송을 앞둔 탈북민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장 대사는 탈북민 신변보호 문제, 강제북송을 막고 희망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을 계속하고 있고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중국 당국과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