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한국 정부 ‘북한 거부 쌀 지원금’…‘환수’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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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통일부가 세계식량계획, WFP를 통한 대북 쌀 지원이 북한 정권의 거부로 무산되면서 관련 사업비를 환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제난 등 삼중고로 북한 주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인데, 북한 정권은 주민들을 돕겠다는 한국 정부의 제의에 계속 거부하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한국 통일부는 30일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해 세계식량계획, WFP를 통해 추진하다가 북한의 거부로 보류된 쌀 5만 톤의 대북지원사업 비용 138억 원, 미화 1천 177만 달러를 다음 달 중 환수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는 앞서 지난해 6월 제306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서 쌀 5만 톤 구입비 273억 원과 한국에서 북한항으로의 수송비, 북한 내 분배와 모니터링에 필요한 사업관리비 138원 등을 의결하고 이 중 사업관리비를 WFP에 선지급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해 7월 미한 연합훈련 등을 문제 삼으며 쌀 수령을 거부하면서 해당 사업은 현재까지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통일부는 쌀 구입 예산을 또다시 내년으로 이월하는 조치가 불가능해 해당 사업을 연내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미리 지급된 사업관리비를 다음 달 중으로 WFP로부터 돌려받는 절차를 밟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기구의 최종 판단이 나오면 구체적인 환수날짜도 결정될 것이라면서, 다만 북한의 태도 변화 여부가 남은 변수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조한범 박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국경봉쇄를 강화하고 있는 북한이 갑자기 태도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조한범 / 통일연구원 박사

“국정원 정보위 보고에 따르면 중국에서 지원한 식량도 방치하고 있다는 거거든요. 그런데 한국에서 오는 식량을 받을 리 없고요. 또 하나는 최근 노동신문 등 매체 보도에 따르면 봉쇄 장벽을 구축하라 해안가와 분계연선 이는 남쪽 국경을 말하는 겁니다.”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차원과 함께 남북관계보다는 미국 차기 행정부와의 관계 설정을 우선시하는 이른바 선미후남 전략에 입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김형석 / 전 한국 통일부 차관

“국정원 보고도 보면 미국에 대해 절대로 이상한 소리하지 말라 그거 아니에요. 철저하게 미국이 어떻게 움직이느냐 미국 쪽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지 남북 쪽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잖아요. 북한 입장에서 보면 아무리 해 봐야 소위 말해서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으로 해서 별 도움이 안된다. 괜히 거기에 시간 낭비하지 말고 미국에 집중하자 그런 상황인 거죠.”

한국 통일부는 그러나 여전한 대북 지원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최근 한국의 한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내년 식량 사정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면서 식량과 비료를 적지 않은 규모로 적정한 때 협력할 용의가 분명히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