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민간 연구단체가 세계 위협을 평가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핵 고도화 등에 따른 한반도 긴장 격화를 올해 최고의 위험으로 꼽았습니다. 급변사태 등 위기 발발 가능성과 파급효과 면에서 모두 ‘가장 위험한 단계’를 부여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 외교협회 산하 예방적 행동센터는 14일 공개한 2021년 예방 우선순위 설문조사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고도화에 따른 한반도 긴장 격화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전 세계 위협을 세 등급으로 분류하면서 가장 높은 위험군인 1등급에 북한 문제를 포함시켰고, 급변사태 발발 가능성과 미국의 국익에 미치는 파급효과 부문에서 북한에만 유일하게 최고 단계인 ‘높음’을 각각 부여했습니다.
보고서가 정의한 ‘높음’ 은 미국의 국익과 상호방위조약을 맺은 동맹 또는 핵심 전략 이익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는 유사시 사태가 실제 일어날 경우, 미군의 대규모 대응을 촉발할 수 있는 사안을 의미합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북한 핵 프로그램이 제기하는 위험이 2019년과 2020년 최고 위협이었던 미국 주요 기간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 위협을 능가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를 발표한 미국 외교협회 스콧 스나이더 미한정책국장은 앞서 VOA 대담프로그램 워싱턴톡에 출연해, 김정은 위원장의 8차 당대회 발언을 근거로 올해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 미국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 (지난 9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SLBM에 대한 발언은 지난 2017년 초 김정은이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언급한 것을 생각나게 합니다. 이것이 바로 그들 노력의 초점이고 우리가 앞으로 더 많은 활동을 보게 될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보고서는 이어 북한 문제와 같은 1등급 중 급변사태 발발 가능성이 높지만 파급효과가 보통인 문제들로는 아프가니스탄 내 정치적 혼란과 폭력, 시리아의 민간인 학살, 베네수엘라의 정치·경제 불안정에 따른 난민 폭증 등을 꼽았습니다.
또 급변사태 발발 가능성은 낮지만 파급효과가 높은 사안들로는 타이완에 대한 중국의 정치, 경제적 압박에 따른 미국과의 심각한 위기 촉발을 비롯해 이란과의 무력 충돌 가능성,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회원국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적 긴장 격화와 미국을 겨냥한 대규모 테러 공격 등을 지목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