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위성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열병식을 야간에 강행한 것은 위성 촬영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지적입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지난 14일 사전 녹화한 노동당 대회 기념 야간 열병식 광경을 방영했습니다.
북한이 야간 열병식을 진행한 것은 지난해 10월 당 창건기념일 열병식 이래 두 번째입니다.
미 위성 전문가들 “북한, 대북 위성분석에 극도 민감”
조셉 버뮤데즈 “민간위성 야간촬영 제한성 역활용”
조셉 버뮤데즈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위성분석 선임연구원 겸 한국석좌는 21일 VOA에, 북한 당국이 두 번 연속 야간 시간대에 열병식을 개최한데는 위성 촬영의 특성을 역이용한 의도가 반영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버뮤데즈 석좌] “Have you noticed they’ve gone to evening? There is a reason for that…Because commercial imaging satellites can only work when the sun is out…Commercially, you can take an infrared image, but the resolution of commercial satellites, could never tell me that this is a Bukkeksung 5. The resolution is too poor. So if we use a Land SAT image, okay, we're talking about 20 meter resolution for each pixel. You know and that's on a good day…”
버뮤데즈 선임연구원은 민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랜샛 위성영상을 활용해 야간 촬영이 가능한 적외선 촬영기법을 도입하더라도 픽셀 당 20미터의 해상도 밖에 얻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마나 기상 여건이 가장 좋아야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버뮤데즈 선임연구원은 보통 날씨의 경우 평균 픽셀 당 50미터 안팎의 화질이라며, 이런 해상도로는 이번에 선보인 북극성 5형 등 구체적인 무기나 전체적인 준비 상황을 실시간 파악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태양열로 작동하는 위성 특성상 한반도 야간 상공 촬영은 궤도주기를 맞추기가 훨씬 어렵고 전력소비율을 가속한다며, 최소 운용 전력까지 소모하게 되는 위험성 때문에 촬영이 극히 제한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전역서 위성 의식 움직임 포착…최근 미사일 발사 모두 야간 진행”
버뮤데즈 선임연구원은 최근 북한의 야간 열병식 배경에는 이 같은 민간위성의 실시간 추적 때문에 깜짝 놀랄 만한 대외신호를 발신하는데 방해가 되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특히 이런 변화가 열병식뿐 아니라 지난 10여 년간 북한 전역에서 포착되고 있다며, 최근 북한이 미사일을 모두 야간에 발사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버뮤데즈 석좌] “ I've seen in North Korea, hiding things far more often than they used to. This one unit used to have its trucks lined up all the time outside, not anymore. And you see this all around the country. You see the movement of their missiles too, when they test them is done at night…You hardly ever see any missile or missile support equipment out anymore…There are a host of other vehicles that are associated with that. You have survey vehicles, you have command and control vehicles. You have radar vehicles, you have a number of other vehicles. It's less for solid fuel, significantly more for liquid fuel and you don’t see those…”
가령, 과거 미사일 지원 차량을 항시 외부에 정열했던 특정 부대의 모습이 더 이상 위성사진으로는 파악되지 않고 있고, 미사일 발사와 연계한 관측차량, 지휘통제차량, 레이더 차량 등의 움직임도 최근에는 거의 포착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국제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 소장도 열병식을 포함해 최근 위성촬영을 의식한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말했습니다.
제프리 루이스 “대외관객 겨냥 정보통제권 유지가 본질”
루이스 소장은 극비 위성의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북한이 지상에서 촬영하는 근접촬영보다는 해상도가 떨어진다며, 대외관객을 겨냥한 정보통제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이 최근 변화의 본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2년 전 미들버리국제연구소가 열병식 준비 정황을 위성으로 포착해 미리 어떤 무기들이 공개될지를 분석한 내용이 북한 당국의 발표보다 앞서 나갔다며, 북한은 외부에서 언제 무엇을 볼지를 자신들이 통제하고 싶어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루이스 소장] “Maybe was it two years ago when we got a clear satellite image of the parade preparation? And so, you know, their big ending was ruined, because we were like, ‘well, these are all the things that can be in the parade’. And I think that it is not...that there's no real military loss to them. But I think from a propaganda perspective, they dislike that. They want to control what we see and when.”
미국의 위성 전문가들은 민간 위성의 실시간 분석 상황이 북한의 선전선동 전략 측면에서 큰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미군 당국은 최근 군 자산 외에 민간 기반 위성분석 자료간 통합분석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 군사문제 고문인 제프리 크루즈 공군 중장은 2년 전 이 같은 전략 방침을 공표한 바 있습니다.
크루즈 중장은 인도태평양사령부 정보국장 시절인 2019년 9월 포럼에 참석해 “최근 수 년간 민간 위성 지표들이 전체적 정보 분석에 핵심 역할을 했다”며, 전 지구의 52% 작전구역을 담당하는 인도태평양사령부에 특히 매우 유용하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녹취: 크루즈 당시 정보국장 / 2019년 9월 4일 INSA 포럼 발언] “The commercial imagery gains that we have seen over the last handful of years have been absolutely crucial. And it actually helps us get the most out of the national architecture. You know, for example, IndoPacom was 52% of the Earth's surface, a lot of that covered by water. So how do you track open ocean areas? How do I track North Korean ship to ship transfers of illicit oil, a lot of times that was only in a certain periodicity doing a high resolution image with National Technical means? And using commercial imagery at every phase in between and being able to stitch those together cohesively in a way that gave me the best picture.”
크루즈 국장은 또 북한의 불법 선박 환적 등을 적발하는데 민간 위성 분석자료를 참고하고 있다며, 군 정찰자산 정보와의 통합을 더욱 효과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외부 민간 기구들의 위성추적 공표가 내부적으로 주민 통제에도 심각한 장애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