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미한 연합훈련 ‘동맹 핵심’…‘북한과 협의’ 부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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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 연합훈련 재개와 관련해 북한과 협의를 할 수 있다는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대해 전직 미군 고위당국자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비판적 견해를 나타냈습니다. 미한동맹의 핵심인 연합훈련은 협상 대상이 아니며, 양국 군의 준비태세에 대해 북한 당국의 의견을 구한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지적입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남북군사위원회를 통해 북한과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협의할 수 있다는 한국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발언에 대해 북한 문제를 담당했던 미국의 전직 고위 관리들은 미국과 한국의 역대 어떤 정부도 동맹의 상징이자 핵심인 연합훈련에 대해 북한의 의견을 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수석 부차관보는 미한 군사훈련에 대해 한국이 북한과 논의한다는 것은 미국의 동맹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재임할 당시 북한이 군사 훈련에 문제를 제기하면, 그것은 미국과 한국의 소관일 뿐 북한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미한 양국의 공통된 견해였지만, 현재 문 대통령은 이와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연합훈련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한편으로는 신속한 전시작전통제권 이양을 요구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전작권 이양 조건 충족에 반드시 필요한 군사훈련을 중지하고 싶어하는 매우 모순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많은 인사들이 대부분 오바마 행정부에서 전작권 전환 조건의 토대를 만들었던 인물들인 만큼, 문 대통령의 태도가 전작권 전환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지난 2011년부터 2년간 한국에서 근무했던 제임스 서먼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미한 합동훈련을 협상 카드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서먼 전 사령관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증명할 때까지 미국과 한국은 오늘 밤에라도 당장 싸울 수 있는 준비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훈련을 계속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1996년부터 3년간 재임했던 존 틸럴리 전 한미 연합사령관도 훈련은 군사 준비태세의 토대이자 억제력 그 자체라면서 문재인 정부 들어 축소된 연합훈련 조치들에 대해 깊이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민과 한반도의 안보야말로 가장 중요한 임무라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주요 미한 연합군사훈련들이 줄줄이 유예되고 축소됐지만, 북한은 어떠한 변화도 보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김 위원장은 최근 8차 당대회에서 모든 부문의 군사력을 더욱 증강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축소, 연기됐던 연합훈련을 모두 복원함으로써 약화된 전력과 준비태세를 북한의 증강된 군사력에 맞춰 재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