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북한 핵 문제…‘중국 협력’ 기대는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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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는 데 미국과 한국의 협력 상대가 될 수 없다고 미국의 전문가들이 지적했습니다. 최근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중국의 공격적 외교 행보가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북한 비핵화 협력은 처음부터 비현실적인 기대였다는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최근 대북 정책 검토 완료를 선언한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 비핵화를 위해 중국 역할론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요 7개국 G7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영국 런던을 방문했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4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이란 문제 등에서 중국과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앞서 지난 3월 미한 외교·국방장관 회의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중국이 북한을 설득해 비핵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런 중국 역할론에 대해 미국의 전문가들은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내비쳤습니다.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시진핑 정권 아래 중국 공산당이 역내 미국의 안보 우려를 해소할만한 이유가 없다며 이는 환상에 불과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 미국기업연구소 선임연구원

“중국 정부가 동북아시아의 안보 딜레마로부터 미국을 구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이 미국 외교정책 결정 과정에서 한 세대 넘게 존재해 왔습니다. 이런 환상이 어디서 나왔는지 또 지난 수십 년간 중국의 행동이 왜 일부 인사들의 그런 환상을 바로잡아주지 않았는지 모르겠지만 이는 환상에 불과할 뿐입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도 현재 중국은 미국과 한국이 공유하는 안보 문제를 해결할 동기가 거의 없다며, 특히 지난 몇 년간 급속히 악화된 미중 관계가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의 외교적 수사가 아닌 실제 행동을 봐야 한다며 중국의 행동을 보면 북한 비핵화에 의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

“중국이 북한 비핵화를 위해 무엇을 할 준비가 되었는지가 진짜 문제인데 최근 행동을 볼 때 비핵화를 원한다는 말 외에는 달리 한 일이 없습니다. 중국은 비핵화 문제를 위해 어떠한 조치도 취한 게 없습니다. 중국은 북한의 행동을 강제하고 압박하거나 회유할 능력이 있지만 그런 힘을 북한에 행사하지 않고 있습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북한에 있어 무엇보다 중시하는 것은 비핵화가 아닌 안정이라며, 미국이나 한국과는 목적이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한반도 통일에 반대할 것이고 북한의 위협이 미군의 동아시아 주둔을 영속화하는 근거가 되지 않는 선에서 미국이 한반도에 얽매이는 상황에 개의치 않는 등 북한을 둘러싼 현재의 갈등 상황이 유지되기를 바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