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베트남과의 수교 25주년을 맞아 경제와 안보 등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나라의 교역 규모는 수교 후 171배가 됐고 안보 협력도 빠르게 강화하고 있습니다. 베트남과 북한 모두 미국과 끔찍한 전쟁을 치른 적대관계였지만 현재 상황은 너무나도 대조적이란 지적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백악관은 미국과 베트남 수교 25주년을 맞아 지난 10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이 친서 교환을 통해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평화롭게 번영하는 인도·태평양의 비전을 공유하고 서로의 주권을 존중하면서 인적 교류 확대와 자유롭고 공정한 교역, 투자 보장, 군사 협력 등 전략적 협력 증대를 약속했다는 겁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도 9일 브리핑에서 두 나라는 교역 등 경제 발전뿐 아니라 동남아시아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에 대한 중국의 매우 심각한 도전에 맞서 공동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며 두 나라 관계를 강조했습니다.
또 동영상을 통해 양국의 수교는 전쟁의 어두운 유산을 마주하며 시작된 역사적 행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 미국 국무장관
“우리는 1980년대에 베트남에 남아있는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해 협력하면서 전쟁의 참혹함을 극복하기 위한 일을 시작했습니다. 이런 협력은 더 나은 관계와 1995년 공식적인 관계 회복으로 이어졌습니다.”
실제로 미국과 베트남 관계는 수교 이후 놀라운 발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수교 당시 4억 5천만 달러에 불과했던 두 나라의 교역액은 지난해 774억 달러를 돌파해 171배가 증가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1990년대 초 60%에 달했던 베트남의 빈곤 인구가 현재 10% 이하로 감소하고, 지난해 기준으로 3만 명에 달하는 베트남 학생들이 미국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고 군사 협력도 빠르게 확대된 사실을 상기시켰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칼빈슨호가 미국 항공모함으로는 베트남 전쟁 이후 처음으로 다낭에 기항했으며, 3년 전 미국의 무기 금수조치 전면 해제 이후 두 나라 군대가 안보 협력을 증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겁니다.
마이크 폼페오 / 미국 국무장관
“과거 우리는 전쟁터에서 적이었지만 지금 우리의 안보 관계는 모두 협력에 관한 겁니다.”
이런 관계 발전은 극심한 경제난 속에 이념과 명분보다 실리를 택한 베트남 지도부의 도이머이 즉 쇄신 결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전 북한에 베트남식 경제 발전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해 2월)
“베트남이 단시간에 이룬 것을 본다면 그는(김정은 위원장은) 아주 빠른 시간 안에 북한을 경제 강국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노이 회담은 결렬됐고 김 위원장은 비핵화와 개혁·개방 대신 정면 돌파전을 선포한 채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유엔은 13일 북한 주민의 절반이 영양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심각한 상황에 처한 북한의 문제를 재확인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