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북한 ‘돼지열병’ 발병 진행국…정보 공개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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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에서 시작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여러 나라로 번졌는데, 북한은 아직도 돼지열병을 잡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동물보건기구는 북한을 ‘새로운 돼지 열병이 발병했거나, 진행 중인 국가’로 지목하고, 정확한 전염 실태 공개를 촉구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강양우)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축산 방역’ 문제로도 힘든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세계동물보건기구 OIE는 지난 10일부터 23일까지 관련 상황을 정리한 최신 보고서를 통해, 북한을 새로운 아프리카 돼지 확진 사례가 나오거나 발병이 진행 중인 25개국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습니다.

영국의 환경·식품·축산 식물부 역시 북한 내 돼지 열병이 지속 중인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지난주 발간한 ‘아프리카돼지열병 아시아 지역 상황 보고서’에서 지역 상황을 볼 때 북한 등 일부 국가에 돼지열병이 확산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바이러스에 의한 돼지 전염병으로 치료제나 백신이 없어 감염될 경우 치사율이 100%에 달하는 가축 질병입니다.

실제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달 초 수의 방역 사업은 축산업의 생명이며 작은 공백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온다면서 주민들에게 경각심을 갖게 했습니다.

지난 2018년, 중국에서 발병한 뒤 주변국으로 빠르게 번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곳곳에서 또다시 발병하고 있는 데 대한 조치로 보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5월, 세계동물보건기구 OIE에 아프리카돼지열병 사례를 한 차례 보고한 이후 추가 상황은 밝히지 않고 있지만, 전국 곳곳의 발병지역 돼지들이 전멸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피해가 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권태진 / GS&J 북한동북아연구원장 (지난 4월)

“(북한에서는) 대개 돼지 2마리 정도 키우면 한가족 식량은 거의 해결한다, 이렇게 얘길 하고 있는데 작년에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에 북한에서 부업으로 개인들이 키우는 돼지가 거의 전멸하다시피 했어요.”

세계동물보건기구는 북한 당국의 투명하고 정확한 감염 실태 공개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세계동물보건기구는 27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각국이 전 세계 동물 건강 상황의 투명성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북한 축산 당국에 계속 연락을 취하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신고 의무를 다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없다고 한 북한의 주장과 달리 북한 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북한은 올해들어 지난 5월에도 황해북도와 평안남북도에 아프리카돼지열병 피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도 평안북도에 돼지가 전멸했다면서 북한이 세계동물보건기구에 한차례 신고를 한 뒤 방역이 잘 되지 않아 돼지열병이 상당히 확산됐다는 징후가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