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7월 중국과의 무역액이 약 24% 감소했지만, 대표적 소비재 품목인 설탕 등 일부 품목의 수입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무산된 한국과 북한의 물물교환 품목으로 등장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던 설탕은 북한 주민들의 필수 생활 품목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이상훈)
북한이 7월 한 달 가장 많이 수입한 품목은 설탕이었습니다.
중국 해관총서가 25일 추가로 공개한 무역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흔히 ‘백설탕’으로 불리는 설탕 제품 총 1만7천916톤 금액으로 754만 달러어치를 중국에서 사들였습니다.
이는 금액 기준으로 북한의 7월 한 달 대중 수입품 648개 품목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며 전체 수입액 6천586만 달러의 약 11%에 해당합니다.
전달인 지난 6월 북한의 설탕 수입액이 595만 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7월에는 이보다 약 160만 달러, 30%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북한과 중국의 7월 수출입 규모가 전달에 비해 약 24% 감소했는데도 설탕 수입은 오히려 늘어난 점이 주목됩니다.
북한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연간 100만 달러 대의 설탕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했지만, 2018년과 2019년 각각 4천만 달러가 넘는 수입액을 기록하는 등 설탕 수입을 크게 늘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2009년보다 약 20배 이상 설탕 수입이 증가한 셈입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국경을 봉쇄한 이후 설탕 수입이 줄어드는 모습이 관측됐지만, 6월부터 다시 늘어나는 양상입니다.
최근 한국 내 민간단체인 남북경총통일농사협동조합이 북한 측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의 인삼술 등 35종에 대한 물물교환으로 보내려 했던 품목도 설탕이었습니다.
한국 측 단체는 설탕 167톤을 물물교환 형식으로 보내려고 계약했는데 북한의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가 북한 정권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39호실 산하 단체로, 국제사회 대북 제재 대상인 것으로 드러나 해당 계획은 백지화되기도 했습니다.
설탕은 북한의 대표적인 소비재 품목으로 꼽힙니다.
윌리엄 브라운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북한의 대중 설탕 수입이 중단됐을 당시 주민들의 반발을 예상했었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지난 4월)
“(설탕 등)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많은 물품들이 북한 주민들의 생계에 매우 중요합니다. 소비재 품목에 대한 수입 부족에 대해 북한 주민들은 달가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한편 북한의 대중국 수출 품목 가운데 합금철의 일종인 ‘페로 실리콘’이 전달보다 약 300만 달러 증가한 404만 달러로 파악돼 가장 많은 수출액을 기록했습니다.
페로 실리콘은 올해 상반기 수출액만 292만 달러에 달할 정도로 북한의 대중 수출품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북한이 새로운 대중 수출 주력품을 찾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