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수뇌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북중 국경 지대에 특수부대까지 보내 무단 월경자 사살 명령까지 내렸다고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말했습니다. 대북 소식통들은 북한과 중국의 철저한 감시로 밀무역과 탈북 통로가 모두 차단돼 국경 지역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강양우)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10일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가 주최한 화상토론회에서 북한 수뇌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 지역에 특수부대까지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중 국경 봉쇄 장기화로 경제가 악화하면서 밀수 시도가 증가하자 북한 정권이 특수부대에 지침을 내렸다는 것입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 주한 미군사령관
“현재 북한 수뇌부는 중국과의 국경에 1~2km의 완충지대를 추가로 설정하고 특수부대를 배치했습니다. 그들에게는 (불법 월경자들을) 사살하라는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북한의 이같은 조치는 북한 인구의 60%가 영양 부족에 시달리고 의료 역량이 없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대규모로 발병할 경우 치명적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 정권과 군은 경제난과 태풍 피해 복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대응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북 민간단체들과 소식통들도 북중 국경 지역의 심각한 상황을 VOA에 전했습니다.
북한 정권이 지난 1월 말 국경을 봉쇄된 뒤 여름부터 폭풍군단 등 특수부대의 배치로 밀거래와 탈북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성은 목사 / 갈렙선교회 대표
“특수부대라서 사람을 죽이고 이런 권한을 갖고 있나 봐요. 밀수나 탈북에 대해서. 그래서 (현지에서는) 지금은 숨도 못 쉰다. 전혀 움직일 수 없다. 지금 움직이는 것은 우리에게 죽으라는 거다…”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와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실제로 밀수를 강행하던 주민 6명이 지난 6월경 사살됐고 최근에는 탈북을 시도하던 일부 주민과 중개인도 현장에서 사살된 사건까지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뿐 아니라 중국 당국도 병력을 증원해 국경 감시를 강화했는데, 이런 조치는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란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북 소식통 (음성 변조)
“역으로 지금 북한에서 중국으로 코로나가 들어올까봐 중국군이 엄청 지켜요. 물이 샐 수 없을 정도로…”
실제로 북한 접경 대도시인 중국 단둥시 당국은 지난 5월 국경관리대와 세관 당국자들이 참여한 간부 회의를 열어 밀수 단속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역외유입을 막는 중요한 임무임을 강조하고 밀수 행위를 엄격히 단속하라고 지시한 바 있습니다.
대북 단체들은 북한 당국이 아무 대책 없이 국경만 장기간 봉쇄해 주민들의 삶이 더 궁핍해지고 있다면서 밀무역 주민과 탈북 중개인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아 연명하는 간부들까지 어려움을 겪으면서 북한 내 불만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