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사회적 거리를 지키는 사파리 관광...코로나가 가져온 새로운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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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거리에서도, 식당에서도, 사람들이 서로 약 2m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사람들과의 거리가 멀어진 동물들도 있습니다. 바로,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인데요. 코로나 사태로 인해 동물원들이 문을 닫으면서, 방문객들의 사랑과 관심에서 멀어지게 된 거죠. 그런데 미 동부 버지니아주의 한 동물원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면서도 사람들이 동물들과 가까워지는 방법을 마련했다고 합니다.

버지니아주 비엔나에 있는 '로어스 주파리(Roer's Zoofari)'에서 방문객들이 승용차에 탄 채 사파리 관광을 하고 있다.

“첫 번째 이야기, 사회적 거리를 지키는 동물원 사파리 관광”

각종 동물 소리로 시끌벅적한 이곳은 버지니아주 비엔나에 잇는 ‘로어 주파리(Roer’s Zoofari)’입니다. 이곳은 이름대로 동물원, 주(zoo)와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야생 동물을 구경하는 사파리(safari)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곳인데요.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지난 3월 중순, 문을 닫아야만 했습니다.

로어스 주파리 직원인 에밀리 라로셸 씨는 한동안 문을 완전히 닫아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아무 일도 없이 지냈다고 했는데요.

하지만, 버지니아주가 경제 정상화 단계에 들어가면서 약 1달 전부터 주파리도 방문객들을 맞기 시작했습니다. 동물원은 여전히 문을 닫고, 사파리 쪽만 문을 연 건데요. 하지만 사파리 풍경도 코로나 사태 이전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전까지는 동물원에서 운행하는 버스를 타고 사파리 관광이 가능했는데, 이제는 방문객들이 자신의 차를 그대로 타고 들어가 동물 구경을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봉쇄 조처가 완전히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방문객들이 동물원 내부를 돌아다니는 것은 불가능하고, 뭔가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야 했다는 건데요. 그래서 나온 아이디어가 방문객들이 차에서 내리지 않고 사파리 구역을 관광하는 것이었다고 마이크 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설명했습니다.

자가용으로 사파리 관광을 할 수 있다는 게 알려지면서 다른 주에서도 방문객들이 찾고 있는데요. 방문객들은 차에서 내릴 일이 없으니, 다른 사람과의 접촉이 전혀 발생하지 않고요. 또 인터넷 온라인으로 표를 구입 한 후 편한 시간에, 자기 차를 타고 동물원에 입장할 수 있으니 그 어느 활동보다 안전하고 편리합니다.

거기다 차에 앉은 채로 동물들을 보고, 쓰다듬어 줄 수도 있고요. 입구에서 동물 먹이를 구입하면, 직접 차 안에서 먹이까지 줄 수 있는데요. 이런 것들은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고 방문객들은 입을 모읍니다.

자신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동물들 곁에 다가갈 수 있는 게 재미있고 특히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건데요. 차 안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고 했고요.

또 다른 방문객 역시 아이들에게 특히나 좋은 경험이 되고 있다며 생전 처음 보는 동물들도 바로 이 사파리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사파리에는 9개 종의 동물들이 있는데요. 들소와 라마, 유라시아에서 온 다마사슴 등 신기한 동물들이 유유히 사파리를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엄마 아빠를 따라온 아이들은 수개월 동안 외출도 못 하고, 집에만 있다가 이렇게 밖으로 나와 동물 구경을 하게 되니 흥분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아이들의 엄마는 이렇게 안전을 유지하면서 아이들에게 동물과 교감할 기회를 줄 수 있어 정말 마음에 든다고 했습니다.

로어스 주파리 측은 재개장을 한 이후 하루에 약 200대의 차량이 주파리를 찾는다고 했는데요. 아이들만 흥분하는 게 아니라고 했습니다.

라마나 당나귀는 요즘 손님들이 차에서 내어 주는 먹이로 배를 채운다는 건데요. 로어스 주파리의 전시책임자, 새라 크레이그 씨는 늘 방문객들과 어울리는 게 익숙했던 동물들 역시 다시 찾아온 사람들로 인해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로어스 주파리 측은 이렇게 자가용 사파리 관광이 인기이긴 하지만, 동물원의 거의 절반은 여전히 닫혀있다 보니 수익은 예년과 비교해 좋지 않다고 했는데요. 안전하게 동물원 전체의 문을 다시 열게 될 날은 고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유트브에서 스카프 멋스럽게 매는 법을 공유하고 있는 섬유 디자이너 마티나 세스타코바 씨.

“두 번째 이야기, 코로나가 가져온 새로운 유행”

미국에선 코로나 사태로 집에서 일하는 재택근무가 거의 일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런데 집에서 일하게 된 여성들에게 한 가지 고민이 생겼는데요. 패션에 대한 고민입니다. 집에서 편하게 일은 하지만, 여전히 온라인으로 상으로 회의나 발표 등을 해야 하는 만큼, 카메라 앞에서 어떻게 하면 멋스럽고, 전문적으로 보일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거죠. 이런 여성들을 위해 최근 패션업계에서는 재택근무에 어울리는 옷과 장신구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섬유 디자이너인 마티나 세스타코바 씨는 인터넷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에서 스카프 멋스럽게 매는 법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마티나 씨는 코로나 사태가 시작되면서 자신이 디자인한, 화려한 스카프 매출이 크게 올랐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스카프를 구매한 한 고객의 이야기를 전했는데요.

그 고객은 미술 선생님으로, 코로나 사태로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지 못하게 되면서 영상으로 수업을 진행하게 됐는데, 미술 선생님으로서 멋지게 보이면서 동시에 아이들의 시선을 집중할 수 있는 것을 찾다가 화려한 스카프를 선택하게 됐다는 겁니다. 그 선생님은 아주 밝은 분홍색 스카프를 구매했는데, 수업이 끝난 후 아주 반응이 좋았다며, 요즘 같은 때에 정말 필요한 것이었다며 만족했다고 하네요.

마티나 씨의 화려한 스카프 덕을 본 사람이 또 있습니다. 미술관 관장인 매리 히긴스 씨인데요.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회의에서 스카프나 귀걸이, 목걸이 등을 꼭 한다며, 미술관 관장으로서 세련되고 전문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한편, 패션과 미용, 생활용품 등에서 최고의 제품 순위를 매기는 웹사이트, ‘랭크&스타일(Rank&Style)’의 베스 저데키 최고판매책임자는 집에서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의 판매가 크게 늘었다고 했습니다.

[녹취: 베스 저데키]

많은 사람이 온라인으로 화상 회의 등을 진행하면서 상의에 신경을 쓸 것 같지만, 실제로 판매가 크게 늘어난 분야는 하의라고 하는데요. 집에서 편하게 입으면서도, 입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옷을 찾고 있다는 겁니다.

운동복 바지나, 다리에 착 달라붙는 레깅스, 청반바지 등이 특히 인기인데, 작년과 비교해 매출이 200% 이상 증가하면서 놀라움을 안기고 있다고 하네요.

여성들이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신경을 쓰는 것이 바로 집에서 입는 실내복이라고 하는데요. 고급 잠옷과 속옷을 취급하는 ‘나토리 컴퍼니(Natori company)’의 켄 나토리 회장은 최근 온라인 판매가 급증했다고 했습니다.

코로사 사태 이후 집에만 있지만, 특별함을 느끼게 해주는 실내복이나 잠옷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건데요. 온라인 판매에서 이들 품목 매상이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코로나 확산이 안정되면서 여러 주에서 경제 정상화 조처가 진행되고 있지만, 베스 씨는 현재 보이는 패션 추세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사람들이 여전히 최신 유행하는 상의나 파티용 원피스 등을 찾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현 추세가 여름까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편안한 복장을 추구하되, 스카프나 장신구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일명 코로나 패션이 미국 패션 시장을 한동안 장악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