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동상 첫 공개

북한 기관지 조선 인민군 . ‘열린북한방송’ 제공 사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동상 사진이 북한 인민군 기관지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후계 세습을 다지기 위한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우상화 작업의 하나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상이 북한군 기관지인 ‘조선인민군’을 통해 처음 공개됐습니다.

한국 내 대북 민간 라디오 방송인 ‘열린북한방송’이 16일 입수한 5월11일자 ‘조선인민군’ 1면에는 김일성 주석과 김 위원장의 생모인 김정숙의 군복 동상과 함께 김 위원장이 군복을 입은 동상 사진이 실렸습니다.

그동안 김 위원장의 동상이 노동당 청사와 인민무력부 등 주요 기관에 건립돼 있다는 탈북자들의 증언은 있었지만 동상 사진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은 그동안 김 위원장의 동상 또는 석고좌상을 만들어 국제친선전람관 등에 전시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백두산 혁명강군의 최대의 특전, 최상의 영광’이라는 제목의이번 조선인민군 기사에 따르면 동상들이 인민무력부 혁명전시관에 전시됐으며 리영호 군 총참모장과 김정각 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막식을 가졌습니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동상 사진을 공개한 데 대해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과거 김정일 위원장이 후계 세습 과정에서 주도했던 김일성 가계 우상화 작업과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입니다.

“김정일이 후계자로 결정되기 이전부터 조선노동당 역사연구실을 김일성 동지 혁명역사연구실로 바꾸고 김일성 석고상을 만드는 데 매우 중요하고 적극적인 역할을 했었지요.”

정 박사는 이에 따라 후계자 내정설이 돌고 있는 “김 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이 동상 작업을 주도했을 것”이라며 “김정은이 선전활동에서 이미 상당한 역할을 맡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도 동상 사진이 군 기관지를 통해 공개된 데 대해 김 위원장의 후계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로 설명했습니다.

“김정은이 직접 주도하고 있다는 그런 언급은 없지만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의 동상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김정은의 역할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김정은의 후계자로서의 역할 상당 부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북한 전문가는 “김 위원장의 후계 세습 과정에서 이뤄졌던 지난 1980년대 가계 우상화 작업도 세계 최대 규모의 김일성 주석 흉상 건립부터 시작됐다”며 “앞으로 이 같은 김 위원장에 대한 우상화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