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가 중국의 국방안보정책을 평가하는 연례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한국 등 주변국 압박 기조를 강화하면서 궁극적으로는 미국을 넘어서는 패권국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에 대해서는 교류를 강화하고 있지만 급변사태가 일어날 경우의 군사적 개입 훈련도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 국방부는 1일 ‘중국이 연루된 군사 안보추이’ (Military and Security Developments involving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라는 제목의 연례 대중국 평가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 미 국방부 2020년 중국 군사력 평가 보고서 바로가기
170여 페이지에 달하는 이번 보고서는 2020년 국방수권법 1260조항에 의거해 중국 인민해방군의 전략을 재평가하도록 명시함에 따라 의회에 제출됐습니다.
보고서는 중국에 대한 첫 평가를 내린 2000년 비교하면서, 군사역량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시진핑 국가주석이 2049년까지 세계적 수준의 군사력 보유 목표를 천명한 점에 주목했습니다.
국방부 “중국, 2049년까지 미국 이상의 군사력 보유 추진”
“조선,재래식 탄도/순항 미사일, 방공전력에서는 미국 상회”
국방부는 시 주석이 명시한 세계적 수준의 군사력의 정의가 모호하지만, 미국과 동등하거나 뛰어넘는 수준을 의미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미 조선, 재래식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통합된 방공체계 분야에서는 미국의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우선 약 350척의 군함과 잠수함을 보유한 해군력은 올해 초 기준 293척을 보유한 미국을 뛰어넘는 세계 최대규모를 보유하게 됐다며 조선분야에서 미국을 이미 추월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중국은 지상탄도미사일과 500~3500km 사거리의 지상기반 순항미사일을 1250기 이상 보유해 미국에 대해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기술했습니다.
나아가 고도로 진화한 장거리 지대공 방공체계 역시, 러시아에서 들여온 S-400, S-300 외에도 자국산 방공무기체계를 대량 생산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 중 하나로 거듭났다고 평가했습니다.
“중국 최소 200여기 핵무기 보유…10년 뒤 2배 증가”
“지상, 해상, 공중 기반 운반체계 모두 보유 추진”
특히 미국의 투사력을 저지하기 위한 A2/AD (반접근/지역거부) 역량은 제1도련선 내의 범위가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도련선이란 중국인민해방군이 주변 역내 도서를 기반으로 미국의 접근을 차단하고 거부하는(A2/AD)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 임의로 설정한 3개의 방위선입니다.
제1도련선 안은 쿠릴열도에서 시작해, 일본, 한반도, 타이완, 필리핀, 말라카 해협에 이르는 중국 근해로, 주변지역에 대한 완충지대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에 따라 중국이 설정했습니다.
보고서는 나아가 괌, 사이판을 포함한 제2도련선 안과 태평양, 인도양, 그 외 국제수역에도 공격작전 교리와 역량을 개발 중에 있다고 적시했습니다.
특히 이번 보고서를 통해 국방부가 추정하고 있는 핵무기 재고량을 처음으로 공표했는데 현재 최소 200여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10년간 재고량을 2배로 늘리면서, 생존성을 극대화하고 지상, 해상, 공중기반의 핵무기 운반체계 다양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한반도 안정화 목표…북한 급변사태 상정 개입훈련 지속”
“사드배치 압박, 동해 폭격기 비행...대표적 주변국 위협 사례”
북한과 관련해서는 2017년 유엔안보리 결의에 따른 대북제재 이행 강화로 조성된 긴장관계가 2019년에 들어서 완화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중국이 여전히 특정 분야에서는 대북제재 이행을 지속하고 있지만, 자국 영해 내 활동 중인 북한 선박의 불법 환적 문제와 이와 연계한 석탄 수입, 중국 내 북한 은행과 무기 거래 대표의 활동에 대해서는 빈번히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두차례 만난 것을 계기로 고위급 군사외교도 재개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또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목표는 안정, 비핵화 ,중국 국경근처에서의 미군 부재를 포함한다며, 이 목적을 위해 대화와 압박을 모두 포용하면서 미북 회담 재개를 장려하는 이중 접근법을 계속 옹호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중국인민해방군은, 항공, 육상, 해상, 화학 방어 훈련 등 한반도 비상사태에 대비한 군사훈련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며, 난민 유입을 막기위한 북중 국경확보나 대북 군사개입이 포함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1961년 맺은 북중 우호 협력 조약에 기초해 북한에 병력을 보내기 위한 명분으로 내세울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남중국해 문제와 함께 2017년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국에 대한 외교적, 경제적 위협을 가한 점을 대표적 주변국 위협 사례로 거론했습니다.
나아가 지난해 7월 동해상에서 러시아와의 첫 합동 폭격기 비행 훈련을 실시하면서 일본과 한국 공군의 요격 대응을 야기한 것도 주변국에 대한 대표적 군사위협으로 꼽았습니다.
미 국방부 부차관보 “주변지역 영향력 계속 행사”
“장기적으로는 세계패권 위한 구조개혁에 초점”
이날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채드 스브라지아 미 국방부 중국 담당 부차관보는 아메리카 엔터프라이즈 연구소가 주최한 화상회의에서 “중국은 단기적으로는 주변지역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계속 중시할 것이 확실시 된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 스브라지아 부차관보] “In the near term, certainly those things that are hot that are directly on their periphery to do those things that involve their national interests of sovereignty, security and developmental aspirations. And those geographic locations that are right on your periphery will certainly continue to remain priority efforts from them. …But their eyes long term on a global capacity… will start to reflect the requirements, command and control frameworks that have a much more broader regional approach or even a global approach”
그러나 동시에는 장기적으로는 세계 패권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국제적 역량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요구사안, 지휘통제구조 등의 변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