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북한 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입니다. 미 서부 한인사회가 북한 청소년들에게 자전거를 보내기 위한 기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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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OC평통 발대식 행사] 둥둥둥…(북소리)
지난 5일 미 서부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북한 청소년에게 자전거 보내기 운동’ 발대식이 열렸습니다.
행사에 참석한 한국 정부의 박경재 LA 총영사는 이번 모금운동의 의미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녹취: 박경재] “북한의 청소년들에게 자전거를 보내고자 하는 의지 자체만으로도 저는 가장 순수한 의미에서의 인도적 지원 활동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기구인 민주평통 정세현 수석부의장은 민간 외교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정세현] “날렵한 자전거보다는 짐도 좀 실을 수 있고 사람도 탈 수 있고. 실용성이 있는 자전거를 골라 하시면 훨씬 더 보낼 수 있는 자전거 보내기 운동의 의미가 살아나고. 좋은 효과로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행사가 잘 진전이 돼서 남북한 민간 교류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오렌지카운티-샌디에이고 민주평통(OC 민주평통)의 오득재 회장은 100대로 기획했던 운동이 3천대가 됐다며 이 운동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강조합니다.
[녹취:오득재] “저도 처음에는 한 100대 정도만 하겠다 이런 마음을 갖고 시작을 했는데, 하면 할수록 제 마음에 더 많이 해야겠다 했고 이것보다 더 귀한 일이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점점 더 제가 하는 일이 감동있고 보람찬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청소년에게 자전거 보내기 운동’은 민주평통 오렌지카운티-샌디에이고 지부가 주관는 민간 교류 프로젝트입니다.
2017년 9월부터 미국 시민의 북한 여행이 금지되고 미-북간 외교가 교착 상태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오득재 회장이 직접 기획한 운동입니다.
미래 한반도의 꿈나무가 될 북한 청소년들에게 한인들의 정성어린 사랑과 통일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취지의 이 운동은 미주 한인을 대상으로 합니다.
오 회장은 VOA에, 자신의 어릴적 추억을 생각하며 북한 청소년들이 고르지 않은 길을 편하게 달릴 수 있게 해주고 싶어 자전거를 보낼 결심을 했다고 말합니다.
[녹취:오득재] “어릴 때 자전거가 동네에 한 두 대 있었어요. 자전거가 귀하고 잘 관리하고 닦고 아끼는 마음들이 북한 청소년한테도 우리가 보내면 통일에 대한 마음으로 발전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전달하고 싶어서. 제가 자전거 타는 게 취미인데, 몸에 좋은 운동인데 사랑하는 사람에게 좋은 것을 권하듯이 북한의 청소년에게 나누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듣기에 북한에서는 자전거가 귀하고 중요한 통근수단이라고 들었고 좋은 품목이라고 들었고..”
교통수단이나 생계수단으로 사용될 자전거 한 대의 구매와 운송에 필요한 비용을 100 달러로 잡았는데, 3천 대를 목표로 30만 달러 기금을 모으고 있습니다.
모금 기한은 오는 8월 31일인데,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가 풀리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은 상징적인 의미로 풀이됩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는 이중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금속류의 북한 내 이전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자전거 회사와 협의차 현재 한국을 방문 중인 오 회장은 대북 제재가 풀리는 등 여건이 마련되면 자전거 3천 대를 도라산 출입사무소를 통해 전달하거나 중국에서 한국산 자전거를 조립해 육로로 전달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제 시작 단계로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에 의지를 전달했고, 지금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협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입니다.
오 회장은 이번 운동에 대해 북한 청소년에게 자전거가 전달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 한반도 통일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존재한다며, 통일의 당위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오득재] “통일의 당위성 문제인데 지금은 2000년 대가 넘어가면서 (통일이)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필요하죠. 북한의 노동력과 남한의 자본이 합쳐지면 시너지 효과가 크다. 그리고 항상 전쟁 공포 속에서 살고 있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평화통일만이 길이고..이걸 당장 보낼 수가 없고 제재가 풀려 나갈 수가 없고, 미리 준비하는 겁니다…”
한반도 통일은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주변국들에 의존할 문제가 아닌 한국인이 직접 풀어야 할 문제라며 이를 위해 민간 교류 차원에서 큰 의미를 뒀습니다.
김정은 정권에 오용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청소년들이 직접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방법을 찾겠다는 입장입니다.
오 회장은 평통 회장 임기가 끝나도 운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통일3000’이라는 비영리 민간재단을 설립했다며, 빈곤국가 취약계층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했고 북한 청소년이 첫 대상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5년 기한을 둔 북한 청소년 자전거 보내기 운동이 향후 여건 조성이 안 될 경우 유엔아동기금 UNICEF 지원금으로 사용된다고 이 운동의 정관을 소개했습니다.
오득재 회장은 현재까지 이 운동의 최고 금액 기부자입니다. 발대식 당일, 목표인 3천 대 중 800대 비용이 마련됐는데, 500대를 구입할 수 있는 액수인 5만 달러를 기부했습니다.
[녹취: 오득재] “통일에 대한 안목과 접근 방법을 공부할 기회였습니다. 지금까지 했던 방식을 탈피해서 새 바람을 일으키는 통일 인구를 저변확대하고 통일지수를 좀 더 올려보자.. 통일 바람을 일으키기 시작했고. 주류사회에서도 남북관계 통일을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고..”
수 년 전 평통자문위원을 시작했을 때와 달리 인식의 변화를 경험하며 19기 회장으로서 한반도 통일 문제 교육과 인식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인 수필가로 활동하는 임지나 씨도 기부자 중 한 명으로, 평통자문위원이 된 후 배운 것이 많아 이번 운동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녹취: 임지나] “어쨌든 우리는 그냥 갈라져 있다는 걸 그대로 받아들이는 그런 상태였죠. 이미 벌어진 일로 받아들이는 그런 식이었죠. 그랬는데 제가 평통에 들어와서 이렇게 활동하고 북한의 사정도 알게 되고 보게 되고 또 듣게 되고 이러니까. 아 그게 아니구나..”
이번 모금 운동에 1만 달러를 기부한 임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활동에 제약을 받지 않았다면 여행경비로 썼을 돈이라고 말했습니다.
임지나 씨는 자신이 보낸 자전거를 타고 달릴 북한의 청소년들을 떠올린다면서, 100명의 북한 청소년들에게 보내는 자신의 메시지로 생각해주길 바랬습니다.
[녹취: 임지나] “아.. 진짜 보고 싶다. 너희들 정말 보고 싶다. 얼마나 좋아하는지 나는 너희들 자전거 타는 거 정말 보고 싶다. 앞에서도 보고, 옆에서도 보고, 뒤에서도 보고..즐겁게 타는 모습 보고 싶어요. “
오득재 회장은 작은 정성이 가져올 변화는 클 것이고 이 변화에 한인사회가 동참하기를 희망한다며, 자전거를 탈 아이들에게 일일이 손 편지를 쓰듯 한인들의 정성어린 메시지가 전달되기를 바랬습니다.
[녹취: 오득재] “청소년이 정말 페달을 밟으면서 통일의 지점을 전진해가는 날 흩어져나가는 그런 것들을 보면 가슴이 벅차고 이 시대 이 청소년들이 통일의 주역이 되지 않을까 하는 그런 마음이 전달이 잘 되는…”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