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제, 제재·국경봉쇄로 큰 타격...올 성장률 -5~-10%"

지난달 12일 북한 평양에서 '80일 전투' 궐기대회가 열렸다.

북한 경제가 대북 제재와 신종 코로나 국경 봉쇄로 중대한 타격을 받았다고, 북한 경제 전문가들이 분석했습니다. 올해 북한 경제 성장률이 -5%에서 -10%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국 조지타운대학 교수는 유엔 제재가 북한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쳐 현재 북한의 대외 무역이 거의 전무한 상태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The U.N. sanctions, nuclear sanctions, I think are having a huge impact on the economy. External trade now is just about zero.”

브라운 교수는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립 샌디에이고대학 글로벌 정책 및 전략 대학원이 주최한 북한 경제 웨비나에서, 과거에도 중국이 북한의 대외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지만 2016년부터는 거의 유일한 교역 상대로 남았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특히 중국이 대북 제재에 참여한 2017년 이후 북한의 대중 수출은 거의 사라지고 대중 수입 역시 크게 줄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When China signed on twenty seventeen, their Chinese imports from North Korea fell to almost nothing. Key thing though was their North Korean imports from China fell but not nearly as much.”

브라운 교수는 북한 경제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북한 원-달러 환율이라고 말했습니다.

수출이 거의 붕괴된 상황에서 2017년 이후 30억 달러의 무역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도 현재 환율이 1달러당 8천 원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브라운 교수는 화폐를 찍어내지 않고 환율을 아예 고정하는 등 북한 정권 차원에서 극도의 긴축 정책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지난 9일 북한 경제 웨비나에 설명자료로 나온 제재가 북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낸 그래프. 대북 제재로 무역과 외화 등의 영역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김병연 서울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무역액이 제재로 급감한 상황에서 사이버 해킹과 중국인 대상 관광, 해외 노동자, 어업권 판매 등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북한의 외환 보유고가 25억 달러에서 85억 달러 정도라며, 추정액 범위가 이처럼 큰 것은 북한의 정확한 외환 보유액을 추정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교수는 북한의 무역 적자 상황을 고려할 때, 북한의 외환 보유고는 2021년에서 2024년 사이에 고갈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는 현재 북한의 외환 보유고에 달려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김병연 교수] “Foreign currency reserves would be highly like decrease fast. It is possible that they run out between the end of 2021 and that of 2024. That depends upon the estimates of foreign currency reserves.”

김 교수는 또 대북 제재가 북한 경제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북한의 가계 소득도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소득별로 구분했을 때 하위 20%의 소득이 27% 줄었고 상위 20%의 소득은 24% 줄어 이 두 계층이 제재로 인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 교수는 지난해 -1%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북한 경제성장륳이 올해는 -5%에서 -1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김병연 교수] “Because of difficulty importing capital goods, raw materials from China. And catched by natural disaster. Also service sector, as they can't have tourists from China that will affect the North Korea service sector as markets, therefore it will be minus as well."

올해는 중국으로부터의 원자재 등 수입 감소와 자연 재해, 그리고 국경 봉쇄로 인한 관광 수입 중단 등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북한이 올해 1월 문을 연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관광부문에 더욱 힘을 쏟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사태로 국경을 봉쇄하면서 외국 관광객 유치가 매우 힘든 상황이다.

스테판 해거드 캘리포니아주립 샌디에이고대학 교수는 제재 국면 이후 그리고 코로나로 인한 국경 봉쇄 후 북한의 대중 수출 수입이 감소했다는 두 전문가의 분석에 동의하며, 다만 수입과 수출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해거드 교수] “North Korea exports to China fall off to practically nothing. And this is the COVID shock here when the border is closed. But the Chinese exports have continued to be relatively robust.”

북한의 대중 수출은 거의 사라진 반면 중국의 대북 수출은 상대적으로 활발하다는 겁니다.

해거드 교수는 그러면서 중국이 북한에 수출하는 대표적인 품목은 바로 식품이라며, 이는 중국이 북한을 지원하는 역할을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해거드 교수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경 봉쇄 이후에도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월 최대 1천만 달러의 식품을 수입했습니다.

해거드 교수는 북한 경제를 논하는데 있어 제재 완화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면서, 하지만 미국은 제재 완화에 나서기를 꺼릴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해거드 교수] “I think one reason the United States has been reluctant to do that is because if you start rolling the multilateral sanctions back, which is what the North Koreans saw at the Hanoi summit, then it's going to be very difficult to reimpose those sanctions. And that's why I think the United States has been very cautious in that regard.”

해거드 교수는 미국은 제재를 되돌리게 되면 다시 제재를 부과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매우 신중한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