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북 정제유 공급 '보고량', 지난 3년간 최저

지난 2016년 평양의 한 주유소에 차들이 줄을 서 있다.

유엔 안보리 자료에 따르면 올해 북한에 공급된 정제유 양은 2018년 이후 3년 중 가장 적었습니다. 그럼에도 북한 내 기름값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는 건 경제 침체 상황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국경 봉쇄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30일 현재 유엔 안보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대북 정제유 공급량 보고는 지난 9월 중국의 보고가 마지막입니다.

중국은 지난 9월 한 달 동안 북한에 583t의 정제유를 북한에 공급했다고 보고했고, 10월부터 12월까지의 공급량에 대해서는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는 32t의 정제유를 북한에 공급했다는 지난 8월 보고를 마지막으로 9월부터 12월까지의 공급량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대북 결의 2397호를 통해 대북 정제유 공급량을 해당 월 마지막 날 이후 30일 안에 보고하도록 명시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볼 때 중국과 러시아가 보고를 지연하고 있거나, 혹은 해당 월에 북한에 정제유를 공급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 러시아는 지난 7월 공급량 보고를 생략한 채 8월 공급량을 보고한 바 있습니다.

2020년 1월부터 9월까지 중국이 북한에 공급한 정제유와 1월부터 8월까지 러시아가 공급한 정제유의 양을 합산하면 총 1만 7천 871t입니다.

이는 2018년과 2019년 같은 기간 중국과 러시아가 각각 북한에 공급한 2만 6천 109t과 4만 2천 271t과 비교했을 때 최대 2만 t 이상 차이가 나는 양입니다.

주목되는 건 지난 2년에 비해 북한에 공급된 정제유의 양에 큰 차이가 있음에도 북한 내 휘발유 가격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다는 점입니다.

일본의 북한전문 매체인 '아시아 프레스'가 공개한 2020년 1월부터 12월까지 북한 내 휘발유 가격은 1kg 당 북한 돈 9천 100원에서 1만 4천 300원 사이를 오가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5월 말에서 7월 말 사이에 일시적으로 나타난 1만 2천원에서 1만 4천 300원 사이의 비교적 높았던 가격을 제외하면 1년 내 평균 1만원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했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3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정제유 공급량이 줄었음에도 북한 내 가격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는 것에는 복수의 이유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We're pretty sure almost sure that China supplies North Korea a continuing flow of crude oil. Fifty thousand tons per month. It's a constant flow of some kind of aid deal that the Chinese have given North Korea."

브라운 교수는 우선 중국이 송유관을 통해 원유를 북한에 직접 공급했을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중국이 매월 5만 t의 원유를 북한에 공급하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는 겁니다.

브라운 교수는 중국이 일관되게 북한에 송유관을 통해 원유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또 북한 내 휘발유뿐 아니라 다른 물가도 오르지 않았다며, 악화된 경제 상황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물가가 하락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So the price isn't rising because demand across the whole economy is down not just for oil but for other other things as well."

코로나 팬데믹 상황 역시 현재 상황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Because I think basically the demand for it has dropped in North Korea because of all shutdowns."

브라운 교수는 1월부터 이어져 온 북한의 국경 봉쇄로 비행기와 선박 운항 등의 활동이 멈추면서 연료 수요가 줄어들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