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풍경] 미주 한인 학생들 통일공공외교 대사 활동..."한반도 통일이 꿈"

지난해 11월 '글로벌 통일공공외교 대사' 온라인 발대식이 열렸다.

매주 금요일 북한 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입니다. 한국 정부 산하 민주평통 미주 지부와 한국의 민간단체가 미주 지역 한인 학생들에게 한반도 통일에 대비한 민간외교관 역할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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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서부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16살 레이첼 배 양의 소셜미디어에 한반도 지도가 올라와 있습니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레이첼 양의 짧은 그림 영상은 둘로 갈라진 한반도가 하나가 되는 모습을 묘사했습니다.

북한의 인공기와 한국의 태극기가 한반도를 반씩 차지했는데, 이 모습은 파란 한반도 땅을 휘감은 무궁화꽃 그림 위로 “통일한국”이라는 단어와 어우러진 형상으로 바뀝니다.

레이첼 양이 제작한 이 영상에는 “한국을 보는 통찰력을 제공하고 싶다”는 취지와 함께 한반도에 대한 긴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이 메시지에서 레이첼 양은 "한국에 대한 오해, 한국과 북한의 차이를 거의 알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데, 북한에 의해 언제나 망할 수 있는, 힘이 없고 다른 아시아에 가려진 나라를 한국으로 알고 있다"고 썼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그 이상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원조 수혜자에서 기부자로 전환된 첫 나라이며, 놀랍도록 빠른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달성한 최초의 국가라고 레이첼 양은 덧붙였습니다.

독도에 대한 오해도 있다며, 레이첼 양은 역사적 근거를 들며 독도가 한국의 영토라고 적었습니다.

미래에 대한 비전도 제시하는 이 게시물은 한반도 통일을 위해 세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말로 마무리 됩니다.

그렛친위트니 고등학교 학생인 17살 오드리 박 양은 “한반도 통일에 네! 라고 말하자”라는 제목의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통일된 한반도를 의미하는 파란색 한반도 지도를 내세운 블로그에 4개 게시물을 올렸는데, 한반도 통일 이후 경제, 문화, 외교, 역사적 가치 등의 내용을 그림과 함께 소개했습니다.

이 두 학생의 활동은 지난해 11월부터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뤄졌는데,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샌디에이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와 한국의 민간단체 ‘반크’가 공동 진행한 ‘글로벌 통일공공외교 대사’로서의 활동 중 하나였습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한국의 대통령 직속 자문기관으로 해외 각지에 거주하는 한인들도 참여해 민간 차원의 통일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1999년 설립된 ‘반크(VANK: Voluntary Agency Network of Korea)’는 한국의 청소년들이 주축이 돼 세계적인 온라인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전 세계에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자칭 ’사이버 외교사절단’입니다.

이 단체의 접근방식은 직업외교관이 되지 않고서도 누구나 손전화기만 있으면 각자의 자리에서 외교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인데, 현재12만여 명의 한국인과 외국인 회원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각종 홍보 영상을 제작해 배포하고, 1천여 개 미주 한글학교를 대상으로 한반도 역사와 문화를 교육하며, 미 주류사회에 독도 영유권 문제, 위안부 역사, 동해 표기 등 외교적 갈등이 얽힌 한반도 역사를 바로 잡는 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한반도 분단 상황에 대한 전후맥락을 파악하고 적극적인 민간외교 활동을 벌이도록 돕습니다. 반크의 박기태 대표입니다.

[녹취: 박기태] “우리 한국의 통일 문제가 한국의 문제인데 이것을 일본과 중국과 러시아와 미국에만 맡겨둘 것은 아니라고 보거든요. 그래서 이런 의지를 한국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미국 내 코리안 아메리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한국의 통일이 왜 중요한지, 우리 통일을 미국과 일본과 중국의 손으로만 규정된 것이 아니라 한국인의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지만 이들도 우리 의지대로 해줄 것 아니예요. 특히 통일 문제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관심이 별로 없거든요. 그리고 정치적인 문제라서 외교관이라든지 고위 관계자로만 이해하는 거예요.”

박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한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글로벌 통일공공외교 대사’ 프로그램을 성황리에 진행한 데 이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미국 내 한인으로 대상을 확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민주평통 오렌지샌디에이고의 참여로 가능했는데 ‘미주 글로벌 통일공공외교 대사’를 시작한 민주평통 오렌지샌디에이고 지부 오득재 회장입니다.

[녹취: 오득재] “한글을 배우는 것 자체는 활성화돼 있는데 그 애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것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요. 조금 더 우리 문화랄지 역사랄지 현실적으로 필요한 평화적 통일이랄지, 이런 부분까지 더 확산됐으면 좋겠는데 그런 부분들이 약간 부족한 부분이 있고. 그런 쪽으로 학생들이 좀 더 접근하고 또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통일에 대해 관심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글로벌 통일공공외교 대사’ 프로그램은 분단된 한국의 통일이 한국인과 전 세계인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세계인들에게 홍보하는 활동을 통해 통일에 대한 인식과 지지를 확보하고, 통일한반도의 국가 브랜드와 비전을 알리는 통일공공외교대사 양성 과정입니다.

참여 대상은 주로 10대 청소년이지만 이번 미주 프로그램은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게 했습니다.

활동은 크게 개별교육과 미션 활동으로 나뉘는데 개별학습은 ‘통일 동기부여, 진로, 한반도, 지구촌’ 등 네 가지 주제 아래 12개의 한글과 영어 영상으로 진행됐는데, 사회 각 분야별 전문가가 진단하는 통일, 비무장지대 DMZ, 동북아 평화 등을 포함해 다양하고 전문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학습을 마친 참여자들은 미션 활동에 돌입해 11월부터 2월까지 반크가 제공한 자료와 직접 제작한 자료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가족, 친구, 외국인에게 알리고 각각의 반응과 자신의 소감을 제출했습니다.

주최 측은 참여자들의 활동을 평가했고 총 18명을 글로벌 통일공공외교 대사로 선발해 지난달 26일 임명식을 가졌습니다.

임명식에서는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과 영 김 미 연방 하원의원 등이 축사를 통해 대사로 임명된 학생들을 격려했습니다.

3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의 활동은 미주 한인 학생들에게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다양한 영감을 주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울리히 선천성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는 레이첼 양은 휠체어에 앉아 맑고 청아한 목소리로 자신의 신앙을 노래하는 유튜버입니다.

[녹취: 레이첼 배 유튜브 영상]

자신의 영감과 생각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을 좋아하는 레이첼 양은 이번 기회를 통해 한반도 통일 문제에 대한 지식을 쌓고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량을 공부하며 한국 고유의 멋과 문화, 역사를 배웠고 이를 알리는 것이 중요한지 알게 됐다는 레이첼 양.

[녹취:레이첼 배] “ for me personally, what I want for North Korea and South Korea is of course their reunification to be established as one united country. And I hope that once reunification has been achieved.”

글로벌 통일공공외교 대사로서의 정체성을 갖게 됐다는 레이첼 양은 남과 북이 하나의 통일된 국가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게 됐습니다.

지금은 불가능하지만 북한에 기독교가 전파되는 희망도 갖게 됐습니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레이첼 양은 자신의 학문이 북한 사람을 이해하고 소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난 오드리 박 양은 한국 문화와 음식, 음악과 영화, 드라마 등 자랑스러운 것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분단국가 한국의 취약점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참여했습니다.

3개월간의 활동을 통해 다양하고 깊이있는 시야를 갖게됐다는 오드리 양은 최근 위안부 역사 왜곡 논란을 야기한 하버드 대 렘지어 교수의 위안부 매춘부 발언을 언급하며,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또 한반도 통일 후 남북을 통과하고 중국을 거쳐 유럽을 잇는 열차를 타고 부산에서 유럽까지 육로로 여행하고 싶은 기대감도 생겼습니다.

경제학자가 꿈인 오드리 양은 앞으로 동북아 정세와 국제관계에 대해 배우며 한국에서 필요한 경험과 지식을 쌓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오드리 양에게 이번 사이버 외교 활동은 한국인으로서 한반도 통일이 자신의 꿈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녹취: 오드리 박] “마음으로는 당연히 외교대사라고 생각하지만,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반크의 홍보영상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지만, 아직도 배워야 할 부분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NUAC, VANK, 다른 외교대사, 그리고 통일에 대한 열정이 있는 리더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저의 뿌리와 정체성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가고 싶고, 통일에 다다르는 여정에 동참하고 싶습니다. 한국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외교대사가 되고 싶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