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튼 “트럼프, 대선 전 미북정상회담 추진할 수도”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최근 출간한 회고록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오는 11월 미 대통령 선거 전에 미-북 추가 정상회담이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 오는 11월 미 대선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볼튼 전 보좌관은 이날 뉴욕의 외신기자협회가 주최한 인터넷 간담회에서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미국에는 대선 전에 선거의 향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이 벌어지는 것을 가리키는 말, ‘10월의 충격(October Surprise)’이라는 말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가 깊은 곤경에 처했다고 느낀다면, 그의 친구인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으로 상황을 뒤집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녹취: 볼튼 전 보좌관] “We have a phrase in the United States called the October surprise, just before an election. If the president felt he was in deep, deep trouble, another meeting with his friend Kim Jong-un might look like something that could turn things upside down again. But I think the North Koreans have basically shown exactly what they think this whole process, a couple weeks ago, when they literally blew up the building that they had constructed for liaison activities with South Korea.” 볼튼 전 보좌관은 그러나 북한이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정권은 몇 주 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통해 이 모든 과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확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볼튼 전 보좌관은 또 미국이 북한과 관련한 활동과 ‘보여주기 위한 사진찍기’ 등으로 2년을 허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볼튼 전 보좌관] “I think we wasted two years of activity and photo ops.”

볼튼 전 보좌관은 북한이 이런 상황을 악용해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계속해서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볼튼 전 보좌관] “And I think that North Korea took advantage of that by continuing its work on both its nuclear program and its ballistic missile program. So, they didn't, they weren't standing still, they were doing what proliferators always do, which is take advantage of time to advance their programs, thus leaving us, Japan, South Korea in a worse position strategically.”

북한은 그동안 가만히 있었던 게 아니라 다른 핵 확산국들과 마찬가지로 그런 시간을 이용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진전시켰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일본, 한국은 전략적으로 더 나쁜 위치에 놓이게 됐다고, 볼튼 전 보좌관은 주장했습니다. 한편, 볼튼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미-한 동맹과 미-일 동맹,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의 향방이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볼튼 전 보좌관] “This is one of the things that worries me about a second Trump term is that the future of the NATO alliance, the alliances with South Korea and Japan really almost all the alliances around the world. I think they are up for grabs.”

자신이 회고록에서 주장한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의 논리를 기반으로 외교정책을 결정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볼튼 전 보좌관을 전쟁에만 몰두하는 “미친 사람(wacko)”이라고 비판하면서, 그가 북한의 비핵화 모델로 ‘리비아식 해법’을 거론한 것으로 인해 북한과의 관계에서 “지옥 같은 상황(all hell)”이 불거졌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리비아식 해법은 일종의 ‘선 비핵화 후 체제보장’ 모델로, 단계적. 동시적 해법을 통한 비핵화와 미-북 관계 정상화를 요구하는 북한은 이에 대해 극도의 거부감을 보여왔습니다.

볼튼 전 보좌관은 특히 회고록을 통해 자신이 미-북 정상회담 개최와 북한과의 주고받기식 합의를 강력히 반대했음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