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미 태평양함대사령관 “적성국의 생물전 위협 간과”…북한 생물무기 위협 재조명

지난 2010년 11월 한국 서울에서 북한의 화학무기 공격에 대비해 실시한 화생방 훈련을 실시했다. (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 세계 확산을 계기로 역내 적성국들의 생화학전 위협에 대한 대처 방안을 재조명해야 한다고, 미국과 일본의 전직 고위 국방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앞서 미 의회에서는 북한 생물무기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스코트 스위프트 전 미 태평양함대 사령관은 11일 지금까지 생물전에 대한 전략적 대응은 군사적 시각에서만 협소하게 머물고 있었다며, 신종 바이러스 확산을 계기로 대처 방식에 대한 전방위적 안보 셈법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스위프트 전 사령관] “I've been thinking for some time that we're too narrow in our concern about bio weapons and how they're applied…You look at warfare on the operational and strategic level, it may not be directly focused on economies, but that's what the strategic objective is. It is to impact the economy of whoever your enemy is.”

스위프트 전 사령관 “적성국 생물전 최종목적은 경제충격”

“그동안 군사적 시각에만 매몰…전략적 사고 전환 필요”

스위프트 전 사령관은 이날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스팀슨 센터가 주최한 화상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군사적 측면에서 동맹군과의 연합훈련, 잠수함 운용 등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점이 증명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생물무기를 투사하는 적성국의 궁극적인 전략 목표가 대상국에 경제적 충격을 가하는 데 있다는 점이 그동안 간과돼 왔다며, 앞으로 무증상 유발 생물병기를 투사할 가능성에 전방위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감염국의 회복 추이가 경제 규모에 따라 상이한 점을 지적하며, 적성국으로부터 생물병기 공격을 당할 경우 자국의 경제력에 미치는 부수적인 악영향을 반드시 셈법에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 스위프트 전 사령관] “So I am sure there are efforts that are ongoing within governments that are very carefully, studying the rate of recovery of the different economies…it's the diversity and strength of your economy that you would be most concerned about from the collateral damage impact of this"

스코트 스위프트 전 미태평양함대 사령관(우측)과 이소베 고이치 전 일본 육상자위대 동부방면대 사령관(좌측)은 11일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스팀슨센터가 미-일 안보협력을 주제로 연 화상회의에 참가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끼친 역내 대비태세 악영향, 생물무기 위협 전망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소베 전 사령관 “생물무기, 부상하는 위협 될 것”

“독재자들에게 효과적 무기…귀책 사유 묻기 어려워”

이날 화상회의에 참석한 이소베 고이치 전 일본 육상자위대 동부방면대 사령관도 생물무기의 위험성이 향후 새로운 위협 분야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소베 전 사령관은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계기로 일부 독재정권 지도자들은 이 바이러스를 매우 효과적인 무기체계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소베 전 사령관] “Biological weapons have been kept behind the scenes. I think the biological weapons are now, emerging. And some of the totalitarian regime leaders think that the biological weapons are very effective because it is very difficult to identify the origin of the virus.”

바이러스 감염 확산 특성상 기원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도 이들 독재자들이 효과적인 무기체계로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훌라한 의원 “북한 생화학 무기 위험성 인식 충분치 않아”

루드 당시 차관 “상당한 위협…구체적 내용은 공개 어려워”

앞서 미 의회 일각에서는 북한의 생화학 병기에 대한 위험성을 간과해왔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습니다.

지난 1월 말 열린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크리스 훌라한 민주당 의원은 생화학무기의 위험성에 대한 논의가 충분한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며 관련 정보를 요구했습니다.

[녹취 :훌라한 의원] “My understanding is we spend a lot of time focused on nuclear capability and the threat that is behind that, but that we don't necessarily have the same understanding nor do we spend the same amount of time appreciating chemical and biological capabilities”

이에 대해 존 루드 당시 국방차관은 북한이 “화학전과 생물전 분야에서 상당한 역량을 유지하고 있다”며, 미 정보당국도 최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녹취 : 루드 당시 차관] “North Korea maintains very substantial capabilities in both the chemical weapons area as well as in the biological area. And this is a very noteworthy concern of ours both in terms of from an intelligence prioritization perspective and in the closed session, obviously we can speak in greater detail… And in the biological area, obviously, the concern is as we're seeing with a coronavirus, what begins in one place can rapidly move to others but it's emblematic of the type of regime we're dealing with...”

특히 루드 차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북한의 생물전에 대한 위험성을 환기시켰다며, 이 같은 유형의 정권은 화학무기금지협약과 생물무기금지협약 가입을 거부하고 관련 분야의 역량을 키워오는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왔다고 말했습니다.

2018 한국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군은 탄저균, 천연두, 페스트 등 다양한 종류의 생물무기를 자체적으로 배양하고 생산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