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태평양공군사령부가 공군 전력의 신속한 전개를 위한 훈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단일국가가 아닌 복수의 위협을 상정한 훈련이라고 분석합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 태평양공군사령부는 전투기 약 35대와 800여 명의 병력이 참여하는 `퍼시픽 아이언 2021’ 훈련을 괌과 남태평양 티니안 섬에서 이달 말까지 실시할 예정입니다.
태평양공군사령부가 지난주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는 미 본토와 알래스카, 하와이에서 각각 출격하는 10대의 F-15E 전투기와 25대의 F-22 전투기, 일본 요코타 기지에서 전개하는 C-130J 수송기 2대가 참가합니다.
“퍼시픽 아이언 2021, 역동적 병력 전개 역량 증진에 초점”
이번 훈련는 주요 작전책임구역을 지원하기 위한 역동적 병력 전개(DFE. Dynamic Force Employment)에 따른 병력 투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태평양공군사령부는 밝혔습니다.
특히 역내 병력 투사에 유연성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2018년 국방안보전략(NDS) 보고서의 권고에 따라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태평양공군사령부에 따르면 이번 훈련의 목적은 각각 다른 지역에서 전개되는 전력들의 전투전개(ACE) 역량을 강화해 경쟁적 전장환경 아래 전략적 억제력과 함께 재생성, 기민성을 증진하는 것입니다.
미 태평양공군사령관 “기민한 병력 전개, 중-러,북 동시 대처 위한 셈법”
앞서 케네스 윌즈바흐 태평양공군사령관은 지난달 5일 역내 주요 적성국으로 중국과 러시아, 북한을 꼽으며, 세 나라 모두 역내 미군 또는 우방군 공군기지를 겨냥한 반접근/지역거부 (A2/AD)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같이 보기: 미 태평양공군사령관 "북중러, 인도태평양 안정 위협…영프 역내 역할 확대"윌즈바흐 사령관은 이에 따라 태평양공군은 최근 기민한 전투전개(ACE. Agile Combat Employment)라는 교리를 적용해 바퀴살 모양으로 중추 비행시설에서 역내 주변 공항에 빠른 시간 안에 항공전력을 전개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적성국들이 중추 비행장뿐 아니라 외곽 공항들도 겨냥하도록 유도해 화력을 분산하게 만드는 것이 기민한 전투전개 교리의 핵심이라는 설명입니다.
한편 호주에서는 이달 초부터 다음달 7일까지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한국, 일본에서 1만 7천여 명의 병력이 참가한 가운데 `탤리스먼 세이버’ 훈련이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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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태평양육군사령부 “호주서 사상 첫 패트리엇 지대공 실사격 훈련 실시”
미 태평양육군사령부는 지난 17일 보도자료에서 이번 훈련의 일환으로 미 태평양 미사일방어 전력과 호주군 간 첫 패트리엇 지대공 실사격 훈련이 성공리에 진행됐다고 발표했습니다.
괌과 주일미군에서 차출된 제38 방공야포여단과 제94 미 육군 방공미사일방어사령부가 호주군과 실시하는 이번 훈련은 무인기 표적기를 패트리엇 미사일 요격기로 격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미군 `성조지’는 19일 현재 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 두 훈련을 주목하며, 유사시 공군과 육군의 빠른 전력 투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레오나드 코신스키 주일미군 제 5 공군부사령관을 인용해 “2018년 국방안보전략 보고서에서 지적했듯이 중국과 러시아, 북한은 역내 안정에 중대한 도전”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렉슨 전 차관보 “2개 이상 위협 동시대처 역량 증진에 초점”
월러스 그렉슨 전 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9일 VOA에 “최근 미 합동군과 역내 동맹국 간 훈련은 유사시 단일 적성국이 아닌 역내 복수의 위협에 동시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 증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미 국방부가 기존 육상, 해상, 지상, 사이버, 우주 등의 전장환경을 분리하지 않고 동시에 대처하도록 하는 다영역 작전교리를 도입하고 있는 것과도 긴밀히 연계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 그렉슨 전 차관보] “Through the perspective of allies and friends and not trying to pick out any one single adversary, it's about defending our allies and friends and these exercises number one, is to show our capabilities. Number two internally, it'll inform us on things we need to improve on all the reasons that you exercise. And third, and maybe even most importantly, will demonstrate and improve on our ability to operate together with our allies and friends.”
이 같은 역량 증진을 통해 1순위 위협인 러시아와 중국, 2순위 위협인 북한과 이란 등을 분리하지 않고 모두 대처할 수 있는 군대로의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같이 보기: 미 합동군, 역내 최대 모의 전쟁훈련 개시…“다영역작전 교리 통합에 방점”브루스 베넷 “한반도 유사시에도 효과적 교리…북한 A2/AD 겨냥”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퍼시픽 아이언의 훈련 장소 중 하나인 티니안 섬의 경우 2차 세계대전 당시 임시 공군기지로 활용된 이후 수 십 년간 방치됐었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미 공군의 기민한 전개 교리는 한반도 유사시 한국 내 주요 활주로가 파괴될 경우 어떤 대안을 갖고 병력 투사를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실전적 셈법도 반영됐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 베넷 선임연구원] “If you fly F-22 into Daegu airbase and in have them operate from there, there's not much logistics to support F-22. It's just not set up and established. Neither is there much in Guam or in Tinian. So they're looking for, for really austere logistical support arrangements”
가령 한반도 유사시 대구 기지가 파괴될 경우 미 본토에서 전개한 F-22에 대한 보급 정비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번 훈련은 상대적으로 보급이 열악한 티니안섬과 괌의 활주로 등지에 실제 공군전력의 기민한 전개를 적용해 유사시에 대비한 병력 투사 방안에 초점을 맞추려는 의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