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서해 NLL 갈등 언제든 격화 가능성…한-일 협력 복원 시급"

지난 2009년 3월 서해 북방한계선 인근 해상에서 북한 군함(오른쪽)이 조업 중인 북한 어선들 주변을 지나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의 전문가들은 서해 경계선을 둘러산 남북한의 갈등이 언제든 격화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공동의 안보 관점에 기초해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국제안보 관련 업체인 스트랫웨이즈 그룹(Stratways Group)의 다시 드라우트 고문은 10일 북한이 “한반도 수역을 둘러싼 남북관계에서 일관되게 경계선의 모호성을 악용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드라우트 고문] “Maritime issues in Korean relations have really been dominated by North Korea strategy to exploit the maritime boundaries, illegal ambiguities and the inherent dangers of the maritime domain…

드라우트 고문은 이날 미국의 민간단체인 아시아정책연구소(NBR) 주최로 열린 화상대담에서 북한이 남북한의 해상 군사분계선인 서해 북방한계선 NLL에서 이런 전략을 활용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전략은 서해 NLL의 불법성을 주장해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입장을 강화하면서, 역내 수역에서 미-한 연합군의 활동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북한은 또 서해 NLL 인근 한국군 군사기지들의 배치 현황과 연합훈련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향후 도발적 행동의 명분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드라우트 고문은 밝혔습니다.

아울러 중국의 불법 조업 선박을 단속한다는 명분으로 북한의 경비선이 실제 NLL 이남으로 침범하는 상황을 정당화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공무원 총격 피살, 북한의 이중전략 대표적 사례”

드라우트 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긴장을 조성하고 미-한 동맹에 혼란과 균열을 야기하기 위해 이런 연안전술을 설계했다며, 연평도 포격 9주기였던 2019년 11월 NLL 이북에서 해안포대 사격을 감행한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 드라우트 고문] “So, using this framework I want to turn the attention to how Kim Jong Un has used these coastal tactics to heightened tension, designed to cause confusion and push space between the US and South Korea Alliance…. So for example in November, 2019, North Korea conducted coastal artillery drills, just north of the NLL on the ninth anniversary of the Yeonpyongdo shelling…”

지난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포격을 받은 한국 연평도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드라우트 고문은 지난해 서해상에서의 한국 공무원 총격 살해 사건을 거론하며, 사건 직후 김정은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사과를 표명했지만 북한의 관영매체는 책임을 한국 당국에 전가했다며, 북한의 연안전략의 이중성을 드러낸 사례로 꼽았습니다.

드라우트 고문은 북한의 도발 셈법이 미국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신뢰 구축 조치도 미-북 관계가 악화되면 언제든 악영향을 받는다며, 이 때문에 서해 문제를 둘러싼 남북관계에서 미국의 역할을 분리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드라우트 고문] “We can't separate these inter-Korean maritime issues in the West Sea from the US role because North Korea centers US in its provocations and even Inter-Korean confidence building measures can be derailed by sours US-North Korean relations.

“과거사 분리해 공동 안보 협력에 초점 맞춰야”

“한-일, 과거사 분리해 공동 안보 협력에 초점 맞춰야”

테렌스 로리그 미 해군참모대학 교수는 이날 대담에서 악화된 한-일 관계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한국이 독도 또는 다케시마 영유권 문제를 두고 방어역량을 과시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일본이 섬 탈환을 목적으로 상륙작전을 벌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로리그 교수] “But I would certainly suggest that the chances of Japan mounting an amphibious operation to retake these islands is almost zero…. I think the historic elements of that are the deeply rooted foundations of this that… I daresay this is going to be a long. A long element to the relationship that may, may be difficult to address all these issues…Japan, South Korea have a number of common important security concerns that also speak to the importance of cooperation. So the ability to be able to separate the history from areas like economics and security to be able to cooperate is essential.”

로리그 교수는 특히 과거사 문제가 한-일 관계에서 오랫동안 해결이 어려운 과제로 남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같이 보기: 미 전직 관리들 "바이든 행정부, '미한일 삼각공조 강화' 오바마 기조 이어갈 것"

이어 한반도 수역을 둘러싸고 안보환경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한-일 양국은 상호 공유할 수 있는 공동의 안보 문제가 산적해 있다며, 안보 문제를 과거사와 분리해서 공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로리그 교수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한국의 자세는 소극적이라며, 중국의 보복을 우려해 일본과 달리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에도 통합하지 않고 있고 대중국 연합해상 훈련에도 적극적이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로리그 교수는 미-한 동맹관계가 한국의 안보 계획 수립에 여전히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 한국이 자국 방어에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로리그 교수] There is some concern that that South Korea may need to be able to take care of more of its own security, even though the Alliance remains central to South Korean security planning. There's a lot of work to be done in Alliance management the next two years”

로리그 교수는 미-한 동맹 관리 측면에서 현안이 산적해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앞으로 2년간 이 문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