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초대형 방사포 사진 조작 가능성…개발 표준도 벗어나”

북한이 지난 30일 초대형방사포를 발사했다며 공개한 사진.

북한이 시험 발사했다며 공개한 방사포 발사 사진에 대해 조작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최근 3가지 이상의 신형 무기를 잇따라 선보이는 것에 대해서도 일반적인 무기 개발 표준을 크게 벗어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독일의 미사일 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박사는 30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이 지난 30일 초대형 방사포라며 시험 발사를 공개한 사진을 두고, 미사일과 발사대의 비율을 비교하며 조작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실러 박사] “If you measure the dimensions of the missile which just seems to have left the launch tube, the missile is too large, diameter is too big and the length is too long to fit into that launch tube.”

마커스 실러 “미사일 직경, 발사대 크기와 맞지 않아”

“후폭풍 연기-주변 조명도 인위적…사진 조작 가능성”

발사 직후 포착했다고 주장하는 북한의 사진을 분석해 보면 미사일의 직경이 발사관에 탑재하기엔 매우 크고 길이 또한 길다는 설명입니다.

또 이동형 차량 주변의 먼지 발생 또한 인위적이고, 미사일 끝에서 나오는 화염 주변의 조명도 부자연스럽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실러 박사] “Some smoke in the background but it is only in the background. The launcher is not enveloped in smoke and you can clearly see the very bright burning back of the missile but it doesn't affect the rest of the photos. It just doesn't look natural.”

발사 연기가 차량 전체를 휘감는 것이 아니라 뒤에만 일부 나타나고 있고, 매우 밝은 미사일의 화염의 밝기가 사진 다른 부분의 조명도에는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매우 부자연스럽다는 분석입니다.

한국 합참은 이번 무기가 KN-25로 명명된 ‘초대형 방사포’가 아니라 지난해 8월 3일 공개한 ‘대구경 조정방사포’와 유사하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가 지난해부터 신형 무기 실험라고 주장하며 공개한 사진 (왼쪽부터 신형대구경조정포, 초대형방사포 KN-25, 지대지 전술유도무기 KN-24,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전문가들은 북한의 동시 다발적 공개를 두고, 개발 표준에서 크게 벗어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제프리 루이스 “KN-25와 동일 제원 가능성”

“400밀리 신형 미사일 당초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은 현재 사진을 분석 중이기 때문에 조작 가능성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신형이라고 주장하는 이번 방사포 체계와 관련해, 영상 공개가 제한적인 등 매우 수상한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루이스 소장] “They are not giving us many pictures. They're being really weird about this. They're not showing us nearly as many pictures of this system as they are showing us of the wheeled one and I don't know why that is.”

그러나 이번 발사가 종전에 공개했던 KN-25 초대형 방사포와는 다르다는 한국 합참의 분석 역시 현재 공개된 정보로는 수긍하기 힘들다며, 두 무기가 같은 600mm용 방사포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루이스 소장] “ My suspicion is that there was only one new rocket and it was 600 millimeters and it comes in wheeled and tracked versions and that would make this the third test. I don't know why they (ROK JCS) say it was the first.”

이번에 공개된 무기의 비행거리와 고도, 외형이 KN-25와 큰 차이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루이스 소장은 둘의 차이점이라면, 이달 들어 2번 쏜 KN-25와 달리 이제는 궤도형 차량에서 기존보다 2개 더 늘어난 6개의 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언 윌리엄스 “신형무기 동시다발 공개, 개발 표준 벗어나”

미사일 전문가들 “성능 겹치는 무기 동시 개발, 매우 비효율적”

한편, 미사일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이 KN-23으로 분류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신형 지대지 전술유도무기KN-24, 초대형 방사포 KN-25 등 최소 3가지 이상의 신형무기를 동시다발적으로 시험하고 있는데 대해 큰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북한의 전반적 산업 역량을 고려할 때 복수의 팀이 동시 다발적으로 유사한 무기체계의 실험을 진행하는 점이 매우 수상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윌리엄스 부국장] “North Korea doesn't have a lot of industry…it makes no sense for them to be producing three different kinds of missiles that all do basically the same thing. Huge inefficiency..”

이는 일반적인 무기 개발 표준에서도 벗어나는 행태며, 상당히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입니다.

루이스 소장과 실러 박사도 이같은 견해에 공감을 나타내면서, 특히 KN-23과 KN-24의 경우 사거리와 비행특성 등이 너무나 유사하다며, 동시에 개발을 추진하는 의도와 설계 개념, 목적이 불명확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수입 무기 성능 실험, 독자무기 개발 혼합”

“3개 이상 독자 역량 선전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KN-23의 경우 수출용으로 해외에 이미 존재하는 다양한 이스칸데르 계열 무기를 들여온 뒤 몇 년 간 사용하지 않고 보관하다가 최근 성능 실험을 강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와 기능이 유사한 KN-24의 경우, 불법 수입한 KN-23을 바탕으로 자체 독자 개발을 추진하던 중에 발사 실험을 진행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KN-25의 경우 별도의 연구인력이 기존 KN-09의 후속형으로 오래 전부터 연구하다가 최근 발사 실험에 돌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마치 이 모든 무기들을 마치 동시에 독자 개발하고 있는 것처럼 의도적으로 노출시켰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The North, you know, the North likes to capture publicity in the outside world. And so this sounds like something they're doing to capture publicity.”

베넷 선임연구원은 미-북 협상 교착 국면을 맞아 외부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한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러 박사는 충분히 일리 있는 추론이라며, 다만 이번에 사진 조작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지금까지 주장한 신형무기들이 모두 사실은 1,2개의 같은 제원의 무기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미사일의 비행 경로를 다양하게 조작해서 다른 무기체계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정보 공작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실러 박사는 덧붙였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