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신의주 인근 노동교화소 운영 추정…인근 벽돌공장에서 노동"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는 26일 북한 노동교화소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다.

북한이 신의주 인근에서 오래전부터 노동교화소를 운영 중일 가능성이 있다는 민간단체의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이곳이 교화소가 맞다면 수용자들은 열악한 노동 환경에 노출된 채 벽돌을 제조하고 있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는 2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 평안북도 피현군 선화동에서 소규모의 노동교화소가 장기간 운영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이 단체가 ‘선화동 시설’로 명명한 교화소 추정 시설은 평양에서 서북쪽으로 약 151km,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약 16.5km 떨어진 피현군 선화동의 ‘피현 실리카드 벽돌 공장’ 맞은편에 위치해 있습니다.

주요 시설의 면적은 가로 72 m, 세로 64 m로 비교적 소규모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HRNK는 해당 지역을 잘 아는 탈북민으로부터 이 지역에 알려지지 않은 교화소가 있다는 증언을 들은 것을 토대로 1977년부터 2021년 5월까지의 고·중해상도 위성사진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해당 시설은 인근 벽돌 공장 완공 이후인 1986년에서 1990년 4월 사이 들어선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 개보수를 거쳐 현재까지 양호한 상태의 소형 노동교화소가 운영 중일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특히 가장자리에 위치한 경비초소 추정 시설과 담장 등 시설 외관이 여느 교화소들과 매우 유사하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또 해당 시설의 입구와 피현 실리카드 벽돌 공장 창고와의 거리가 25 m 정도로 가깝다는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통상 정치범 수용소나 교화소가 광산이나 공장 인근이 위치해 있으며, 이 시설이 교화소가 맞다면 수용자들이 인근 벽돌 공장의 작업에 투입됐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지난 2018년 11월 13일 촬영한 선화동 시설과 피현 실리카드벽돌공장 위성사진. HRNK / ⓒ2021 Maxar Technologies.

보고서는 해당 시설의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수용 인원은 100~150명을 넘지 않은 소규모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다른 교화소 출신 탈북자들의 증언을 인용해 이곳 수용자들은 벽돌 제조 등에 투입되면서 학대와 영양실조, 과로는 물론 열악한 작업 여건으로 인한 호흡기 합병증으로 고통받았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HRNK는 최근 인터뷰한 신의주 지역 탈북민은 해당 지역의 벽돌 공장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교화소 운영 여부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그레그 스칼라튜 HRNK 사무총장은 26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해당 시설의 노동교화소 여부를 단정하기 위해서는 추가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We want to be absolutely sure. So we need more satellite imagery analysis, we need more witness testimony around why did we put out this report, because you know perhaps others perhaps other North Korean defectors will look at this and come to us and say, Oh yeah, I remember…”

이 시설에 대한 추가 위성자료 분석과 더 많은 증언을 바탕으로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원한다는 겁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이번 잠정 보고서를 계기로 이 지역을 잘 알고 있는 탈북민들의 추가 증언을 확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인권위원회는 그동안 꾸준히 위성사진과 탈북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정치범수용소와 노동교화소의 구체적 위치와 실태를 파악하고 공개해 왔습니다.

지난달에는 중국으로 수출되는 인형에 눈썹을 붙이는 작업 등이 이뤄지는 평양 인근의 승호리 교화소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2020 인신매매 보고서’ 등에서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약 8만에서 12만 명이 수용된 것으로 추산하며, 상당수 정당한 사법적 절차 없이 수용된 수감자들이 혹독한 환경에서 장시간 강제 노동에 시달리고 있으며, 구타와 고문, 강간, 식량 부족 상황에 놓여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교화소를 확인하는 일은 추후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책임 추궁을 위해 중요할 뿐만 아니라 최근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대북 인도주의 지원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We are fully in favor of humanitarian assistance, humanitarian assistance that reaches the most vulnerable, the most vulnerable, including children, women, the elderly, and also prisoners, political prisoners in particular. Well, in order to reach out to the most vulnerable, or in detention. You need to know where, how they are, you need to know where these facilities are.”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의 아동, 여성, 노인을 포함해 수감자 등 가장 취약한 계층에 전달되는 인도주의 지원에 전적으로 찬성한다며, 이런 지원을 위해서는 수감자 등 취약 계층이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