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문가들은 두 차례 미-북 정상회담에 실무자로 나섰던 최강일 북한 외무성 부국장이 오스트리아 주재 대사로 임명된 데 주목했습니다. 올해 초 외무상 교체 등은 북한이 11월 미국 대선까지 비핵화 협상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김카니 기자가 보도합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최강일 외무성 부국장의 오스트리아 대사 임명에 주목했습니다.
최 부국장은 2018년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과 2019년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때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보좌해 실무를 담당했던 인물입니다.
고스 국장은 16일 VOA에, 오스트리아는 국제원자력기구 IAEA 본부가 있는 곳이기 때문에 핵 문제에 정통한 최 전 부국장을 대사로 임명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오스트리아 주재 북한대사의 또다른 주요 임무는 김 씨 일가의 유럽 내 자금을 관리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Another critical portfolio for the Vienna embassy is one for Kim family financial hub in Europe, and that was primarily one of the major reasons that he had had his cousin in there…” (00:58)
오스트리아는 북한의 해외 자금을 관리하는 주요 거점이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의 고모부인 김광섭 전 대사가 이 자리를 오랫동안 지키고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2017년부터 시작된 세대교체의 일환으로 고모부인 김광섭 전 대사와 숙부인 김평일 전 체코대사를 불러들인 것으로, 고스 국장은 분석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 선임연구원도 최 부국장이 앞으로 오스트리아 대사로서 수행할 역할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연구원] “If the North Koreans were to decide that they wanted to have some quiet conversation with the U.S. I think Vienna is a very good place…”
북한이 미국과 비공식 회담을 결정할 경우 오스트리아 빈은 좋은 장소이기 때문에, 최 부국장은 오스트리아 주재 대사로 적임자라는 설명입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그러면서도 북한 외무성 내 손꼽히는 ‘미국통’인 최강일 부국장을 오스트리아 대사로 발령한 것은 북한이 당분간 미국과 관여할 의사가 없음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11월 미국 대선 때까지 미-북 협상과 관련한 어떤 움직임도 없을 것임을 예측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I think it shows there isn’t going to be any movement on it for probably for eight months if they need him back they can get him back.”
미-북 협상이 재개돼 최 전 부국장이 필요할 경우 다시 불러들일 것이지만 현재로서는 미-북 협상에서 할 역할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설명입니다.
반면,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비핵화 협상 재개 여부는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에 달려 있다며, 외무성 내 실무급 인사의 인사 이동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Under those circumstances making changes in junior official in the foreign ministry really doesn’t matter very much. Maybe the change of foreign ministry and some personnel changes suggest Kim Jong Un is going to be shifting focus away from the U.S. at least until the U.S. elections.”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올해 초 리선권 신임 외무상 임명 등은 김정은 위원장이 최소한 11월 대선 때까지는 미국과의 관여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도 리선권 외무상의 임명으로 북한은 강경한 대미 입장을 보여주면서, 미국과의 외교보다는 국내 메시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김카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