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가안보보좌관 "김정은, 핵 포기하면 평화·번영 가져온 지도자 될 것”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핵 포기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핵을 포기하면 정권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평화와 번영을 불러온 지도자로 평가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28일 미-북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하며, 북한이 핵 포기를 망설이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녹취: 오브라이언 보좌관] “Unfortunately, we’ve had a tough time since Singapore in making progress on th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There’s a lot of concern on the N Korean side that if the Kim family gives up their nuclear weapons…”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날 허드슨연구소 주최로 열린 온라인 대담 행사에서, 2018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제1차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비핵화 진전을 내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북한 쪽에서는 김씨 일가가 핵무기를 포기할 경우 정권이 끝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같이 협상 상대방에게 정권 붕괴(demise)라는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는 행동을 취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협상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북한 주민들에게 ‘대안적 비전’을 제시하려 했다며, 핵무기는 안보와 번영을 주지 않으며 오히려 핵무기를 포기할 경우 북한의 잠재력이 무한하다는 점을 알리려 했다고 전했습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같은 민족인 한국이 성취한 경제 성장을 봐도 북한의 잠재력을 알 수 있다며, 특히 제재 하에서 현금과 무역 없이 무기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을 보면 그들이 매우 영리하고 근면하며 창의적인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경제로 돌리면 북한은 부자 나라, 번영한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녹취: 오브라이언 보좌관] “And Chairman Kim could then be, rather than being deposed, he could be viewed as someone who’s brought peace and prosperity. That’s the vision that we’ve attempted to lay out.”

이같이 핵을 포기할 경우 “김 위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와 번영을 가져온 지도자로 평가될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가 이런 비전을 북한에 계속 제시하려 했다고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말했습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미-북 정상 간 만남 이후 북한이 무기를 실험하지 않고 있는 것을 매우 큰 성과로 꼽았습니다.

[녹취: 오브라이언 보좌관] “We have not had a test of a long-range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by N Korea since Singapore. We haven’t had a nuclear test since Singapore. Both of those outcomes would have been viewed as wildly successful under past administrations.”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무기 실험을 하지 않고 있으며, 이같은 성과는 과거 행정부들이었으면 ‘엄청난 성공’으로 평가받았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와 억지를 통해 과거 어떤 미국 정부들보다 북한 문제에서 많은 성과를 냈지만 이에 대한 온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대신 북한의 모든 핵무기를 없애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박한 평가를 미국 내 정치적 양극화의 탓으로 돌리며, 후대에 역사학자들은 트럼프 정부를 미국 외교 정책에서 매우 놀라운 시기로 평가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과거 미국 정부들이 30년에 걸쳐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으며,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인수인계 당시 북한을 ‘제1의 국가 안보 위협’으로 꼽았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오브라이언 보좌관] “The President did two things. He put on a maximum pressure campaign. So as much as we talked about sanctioning N Korea in the past..”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북한과 관련해 ‘최대 압박’ 캠페인을 통해 과거 어떤 행정부보다도 강력한 대북 제재를 가했으며, 동맹은 물론 중국의 협조도 이끌어 냈다고 말했습니다.

또 서해에 항공모함을 투입하는 등 한반도 주변 지역에 미군 자산을 전개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레이건 대통령과 같이 ‘힘에 의한 평화’ 원칙을 믿고 있으며 이를 북한에 적용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유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부르고 큰 ‘핵단추’가 있다고 말했을 때 미국의 기성세력은 이를 비웃었지만, 결국 이런 강경한 발언을 통해 김 위원장을 사상 최초로 협상장으로 이끌었다고 말했습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매우 강경한 입장을 취하며 비핵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이를 아주 친절하게 말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폐기에 합의했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뢰하되 검증하라”는 원칙을 믿고 있다고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강조했습니다.

한편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날 북한을 미국이 직면한 다양한 위협 가운데 하나로 꼽았습니다. 북한 외에는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극단주의 테러 등을 지목했습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대통령 선거 뒤인 11월에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