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앞으로 6년 안에 최대 242개의 핵무기를 보유할 것이라는 미국과 한국 민간단체의 추정치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미국의 전직 고위 관리들은 이런 평가는 불확실성이 크다면서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4일 VOA에 자신이 공동저자로 참여한 북한의 핵무기 보유 전망 보고서와 관련해 "정확한 수치를 추론하기엔 불확실한 점이 많지만 개연성은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미 랜드연구소와 한국의 아산정책연구원은 공동 보고서에서 지난해 기준 북한이 67개~116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7년에는 151~242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같이 보기: "북한, 2027년 최대 242개 핵 보유 전망…전술핵 재배치, 핵 공유 필요 시점"베넷 선임연구원 “핵물질 생산 연계 원심분리기 보유량이 핵심 추정 전제”
베넷 선임연구원은 전망치의 핵심 전제는 영변 핵시설 사찰에 참여한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 등이 제기한 핵물질 생산량 추정치라며, 제한된 정보 여건에서는 가장 합리적인 추론 방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해커 박사는 2008년에 이어 영변 핵시설 두 번째 방문인 2010년에 원심분리기 2000기가 완벽히 연결돼 있는 사실에 주목한 바 있습니다.
원심분리기 2000기의 완벽한 운용에 통상 최소 4년이 걸린다는 점에서 해커 박사는 영변 핵시설 건설 이전에 상응하는 규모의 초기 운용 핵시설이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 규모를 2배로 증축한 움직임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원심분리기도 4000기로 늘어났을 것이라는 전망에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평양 인근 분강과 강성 핵시설의 원심분리기에 대한 기존 민간 연구기관들의 추정치도 셈법에 반영했습니다.
“원심 분리기 중단시 교체비용 상당...계속 가동 근거"
베넷 선임연구원은 알려진 원심분리기 약 2만 2천기의 연간 핵물질 생산량을 추정할 때 북한이 연간 최대 17~18기의 핵무기를 생산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미국외교협회가 2017년 미 정보당국의 평가를 인용해 당시 북한이 30기에서 60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분석을 기준점으로 잡을 경우, 6년 안에 151~242개의 핵무기를 보유하는 잠정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베넷 선임연구원은 원심분리기는 한번 생산을 멈추면 재가동을 위해 부품 교체 등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 점도 북한이 핵물질을 계속 증산하고 있음을 추론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 베넷 선임연구원] “My understanding is that these centrifuges are designed to run continuously. And if you stop them, apparently you can clean them out, if you stop them but if you just stop it and stop production, you're going to clog the centrifuge cascade and then you've got to go in and replace a lot of the piping and all of that sort of thing…”
아인혼 전 특보 “불확실성 유념해야…최악 상황 대비한 정책은 필요”
이와 관련해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보는 북한의 핵 역량에 대해서는 불확실한 점이 많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아인혼 특보] “When provides estimates of North Korean current and future capabilities, I think one has to recognize that there is a great degree of uncertainty in making those estimates...One can only come up with a range, not a precise number and the range is based on certain assumptions. Assumptions about how much fissile materials have been produced or could be produced and how much fissile materials are actually utilized in the design of nuclear weapons? You know, Are they very efficient using fissile material in weapons? or not very efficient? And so, there are great uncertainties introduced into this.”
아인혼 전 특보는 북한의 핵 보유량은 특정 숫자가 아닌 일정 범위로 밖에 추정할 수 없으며, 그런 추론도 특정 전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보고서의 경우 핵물질 추정 생산량을 근거로 제시했지만, 실제로 북한이 이를 핵무기로 전용하는데 얼마나 효율적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 여부 등이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정부 정책은 이 같은 불확실성을 전제로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성국의 역량을 과소평가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가능한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보수적인 접근법이 요구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아인혼 특보] “Now, policy has to be made against, in the context of uncertainty. So you have to make certain estimates that you do the best you can and it's probably best to be conservative in making those estimates so you don't significantly underestimate their capabilities….”
세이모어 전 조정관 “플루토늄 생산, 합리적 추론 가능…미신고 핵시설이 변수”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지난해 미 국방부가 처음으로 중국의 핵무기 보유량을 최소 200기로 추정한 것처럼, 민간기관과 달리 정부는 최신 극비정보를 바탕으로 위협 평가를 실시한다고 말했습니다.
같이 보기: 미 지구권타격사령관 "미 핵무기 현대화와 확장억제력 강화 필요"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정부의 셈법 역시 불확실성의 범위에 있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며, 북한의 경우 플루토늄의 잠정 생산 추정치에 대한 어느 정도 합리적인 추론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가장 불확실한 요소는 영변 핵시설 외 미신고 핵시설의 존재라며, 이들 시설의 실제 역량이 핵 보유량을 추정하는데 걸림돌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 세이모어 전 조정관 ] “We have a rough idea how many centrifuges are there and guess what the efficiency of the centrifuges are. So you can again, make a reasonable estimate within. Some of the big uncertainty is the undeclared enrichment facilities because, of course, nobody's been inside. Nobody outside North Korea has been in those facilities… I think we should assume that they have a substantial stockpile of nuclear weapons, at least a few dozen, maybe more and they're continuing to produce. They are continuing to produce fissile so we should assume that they're continuing to accumulate a large stockpile of nuclear weapons.”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이 계속 핵물질을 생산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미 상당량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계속 수량을 늘려나갈 것이라는 추론은 충분히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