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39호실 관리 "북 엘리트, 제재 등 여파로 김정은에 반감 극심...정권 교체가 유일 해법"

미국으로 망명한 전 북한 39호실 고위관리 리정호 씨.

북한에서 광물과 원유 거래에 깊이 관여했던 전 노동당 관리가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북 제재 무용론’을 일축했습니다. 노동당 39호실 고위 직책을 두루 거친 리정호 씨는 9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을 막는 달라진 방식의 제재가 외화를 고갈시키고 내부 불만을 촉발해 김정은 정권에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시기에 북한 정권 제거를 최종적 비핵화 해법으로 삼아 김정은 체제에 반감을 품은 북한 엘리트 계층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북 정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리 씨는 북한의 대표적 외화벌이 기관인 대흥총국의 선박무역회사 사장과 무역관리국 국장, 금강경제개발총회사 이사장 등을 거쳐 망명 직전엔 중국 다롄주재 대흥총회사 지사장을 지냈으며 2002년 ‘노력영웅’ 칭호를 받았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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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대북 제재를 가하는 주체, 즉 미국이나 유엔 쪽의 설명은 자주 들었습니다만, 제재를 당하는 쪽, 제재를 피하는 쪽의 실제 생각은 들을 기회가 사실상 없었거든요. 그런 경험을 가진 분으로서 북한 당국, 특히 39호실이 체감하는 제재의 여파는 어느 정도나 됩니까?

리정호 씨) 과거의 제재는 불법 활동을 하는 북한 무역회사들과 개인들, 북한 무역 은행들을 따라다니며 제재하였는데 제재의 효과가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이후 제재는 북한 무역회사들과 함께 중국에 있는 북한의 수출시장을 전면 차단해 돈줄을 막아버리고, 러시아와 중국에서 수입하는 원유수입 시장을 막아 버림으로써 과거에 비해 수십 배의 엄청난 제재 효과를 발휘했습니다. 그것은 김정은 정권에 심대한 타격을 가했습니다.

기자) 제재를 당하는 쪽에선 대북 제재가 근본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뜻인가요?

리정호 씨) 예. 강력한 대북제재는 북한의 비핵화를 완성하고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압박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2017년에 채택된 유엔의 대북 제재는 북한의 광물 수출과 섬유 수출시장, 수산물 수출시장과 노동력 시장, 그리고 북한의 원유 수입시장 등 수출입 시장을 전면적으로 차단한 매우 강력한 제재입니다. 이것은 역사상 그 유례가 없는 제재이며 북한지도부에는 치명적인 타격을 가했습니다. 최근 중국의 해관통계 자료에 의하면 북한의 수출은 2016년에 비해, 2019년에는 12분의 1로 대폭 줄었고 2020년에는 더 악화되어 65분의 1로 줄었습니다. 그만큼 북한의 자금줄이 많이 차단 됐습니다.

기자) 북한을 탈출하신 뒤에도 내부 소식을 계속 듣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제재의 여파, 특히 최근 3년 동안 미국 주도로 가해진 최대 압박의 결과가 현지에선 어떻게 나타나고 있습니까?

리정호 씨) 최근 북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3년간의 대북 제재로 북한경제는 1990년대 고난의 시기보다 더 악화된 상태에 직면했습니다. 평양 주민들과 간부들도 제재의 영향으로 돈이 다 고갈돼 소비가 대폭 줄어들었고, 외환 상점들과 외화 식당마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소비가 줄었는데도 상품이 없어 물가는 몇 배로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방들도 제재의 여파로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지방의 장마당에는 상품이 대폭 줄어들고 물가는 계속 치솟고 있으며, 주민들은 돈이 없어 굶주리고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북한 당국도 인정하는 매우 심각한 현상입니다.

기자) 지금 설명하신 현지 실태는 제재가 별 효과가 없다는 일각의 주장과 다르게 들리는데요. 북한이 국제 경제와 단절돼 있고 자력갱생에 익숙한 체제여서 제재가 통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선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리정호 씨) 대북 제재의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북한의 실정을 모르는 일부 사람들은 대북 제재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차기 행정부가 동시행동 방식으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터무니 없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자력갱생으로 나라의 경제를 운영한다는 주장은 북한의 경제 상황을 모르는 몰상식한 주장입니다. 북한은 제재의 영향으로 전력을 비롯한 주요 산업기반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으며, 지방산업 공장들, 역시 원자재와 전기가 부족하여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자생능력이 없으며 외화를 주고 원자재와 생산설비, 부품들을 수입하지 않으면 공장, 기업소 들을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없습니다.

기자) 그런 압박을 더 하기 위해선 제재가 제대로 이행되는 것이 중요한데요. 지난 3년간 제재가 과거에 비해서 훨씬 강력해졌다고 하셨는데, 북한의 관점에서 보면 여기에도 뭔가 허점이 있지 않을까요?

리정호 씨) 현재 미국과 유엔은 대북 제재를 해소하지 않고 있어 북한이 대량 수출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대화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초기 강력했던 제재보다 그 압박이 약화됐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중국과 베트남 시장에 석탄 밀수 행위를 하고 있으며 아직도 노동력 시장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또한 IT 전문가들이 아웃소싱 방법으로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으며 제품 임가공 방식으로도 제재를 회피하여 돈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미국으로 망명한 전 39호실 고위관리 리정호(왼쪽 앉은 이) 씨가 지난 2006년 11월 홍콩안중국제석유회사와의 북한 석유탐사와 발전소 투자 합의서에 서명하고 있다.

기자) 외부 제재에 대비해야 했던 북한 내 경험을 토대로, 그럼 어떤 제재가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겠습니까?

리정호 씨) 우선 북한의 수출입 시장과 노동력 시장을 제공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시장을 차단하는데 기본 타깃을 맞추어야 합니다. 그것은 북한의 수출입 시장과 노동력 시장이 차단되어야 돈줄이 차단되고 원유공급선의 생명줄이 차단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북한 사람들을 제재하는 것보다 시장을 차단하는 제3자 제재가 100배의 효과를 발휘하게 됩니다.

기자) 3자 제재를 통해 시장을 막아야 한다는 말씀은 결국 북한을 돕는 중국과 러시아 기업을 더욱 과감하게 제재해야 한다는 뜻인가요?

리정호 씨) 그렇습니다. 예를 들면, 북한산 석탄을 몰래 수입하는 중국회사들과 그 석탄을 최종 소비하는 중국 강철공장들, 북한 노동력을 고용하는 중국회사들을 다시는 되돌릴 수 없게 강하게 제재해야만 차단할 수 있습니다.

기자) 북한을 그렇게 옥좨도 해상과 국경을 오가는 밀수 행위 때문에 제재를 회피하는 문제가 있지 않나요? 이런 구멍이 뚫려있어서 제재가 별 소용없다고 하는 주장도 있기 때문에 드리는 질문입니다.

리정호 씨) 그러나 그러한 밀수행위로 벌어들이는 자금은 정권을 유지하는데 턱없이 부족합니다. 현재 북한 근로자 수만 명과 IT 전문가 약 5천여 명이 중국 단동시를 비롯하여 중국의 변강 도시들에 들어와 활동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지금 수천 명에 달하는 북한의 IT 전문가들과 해커들이 불법으로 벌어들이는 돈은 1년에 약 1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측합니다. 그 때문에 미국은 북한의 노동력시장과 IT 프로그램 아웃 소싱을 제공하는 중국회사들, 북한의 해커들이 국제 금융망에서 자금을 갈취하도록 협력해주는 중국 회사들과 외국 회사들을 제때 적발하여 제3자 제재를 가하는 엄격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기자) 시장을 막는 것이 북한의 군사 위협을 감소시키는 방안이 될 수도 있을까요? 어차피 불법 거래를 통한 수익이 핵과 미사일 개발 비용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말이죠.

리정호 씨) 대북제재를 강화하여 비핵화를 완성하는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추가적으로 북한의 고무 제품 수입시장을 완벽하게 차단해야 합니다. 북한의 군용차량들에 사용되는 타이어 고무는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북한은 고무 제품 수입이 금지되면 미사일 차량을 비롯한 군용차량들이 모두 멈춰서게 되고 비핵화에 엄청난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기자) 이렇게 제재를 모색하는 목적은 북한의 비핵화입니다. 이 문제도 외부의 시각이 아니라, 과거 북한 당국의 일원이었던 분으로부터 북한 내부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리정호 씨) 나는 1994년 10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에 합의한 이후에 노동당 간부강연에 참가한 일이 있습니다. 그때 강연사는 김정일의 현명한 영도 하에 우리나라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비핵화 합의를 이끌어 냄으로써 핵을 개발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고, 200만KW의 경수로를 공짜로 얻게 되였으며, 경수로를 완공할 때 까지 매해 중유 50만 톤씩 공짜로 받게 되었다고 하면서 신이 나서 자랑했습니다. 이것이 북한의 비핵화 본심입니다. 또한 김정은도 노동당 3월 전원회의에서 “조선의 핵무기는 결코 미국의 달러와 바꾸려는 상품이 아니며, 협상의 탁자 위에 올려놓고 논의하는 흥정의 대상이나 경제 거래의 대상이 아니다” “우리의 핵 무력은 지구상에 미국이 남아 있고 핵 위협이 존재하는 한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 내용은 당시 간부 학습반에서 반복해서 학습했습니다. 그리고 북한 정권은 항시적으로 남북 간이 냉전식 이념대결을 하고 있는 조건에서 핵이 없으면 남한 보다 힘의 우위를 잃게 된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기자) 핵무기를 그렇게 생존과 동일시하는 체재와 비핵화 협상을 계속하는 게 과연 현실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리정호 씨) 이제는 시간을 끌지 말고 1년, 또는 2년 안에 북한의 비핵화를 완성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봅니다. 그것은 미국 대통령의 임기가 4년밖에 되지 않고 김정은의 임기는 무한정이므로 시간이 그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김정은 한 사람이 절대권력을 가지고 지배하는 공산 독재 국가이고, 북한의 핵은 김정은과 그 가문의 필요에 의해, 그들의 생존과 체제 유지를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그 때문에 북한의 핵은 오직 김정은에게만 결정권이 있으며 그의 지시가 없으면 외교관들은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습니다. 북한에는 김정은에게 핵을 포기하자고 건의할 사람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만약 대화를 한다면 북한과는 전통적인 외교방식보다는 톱다운 방식의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 데서 가장 중요한 방법은 미국이 북한의 유화정책과 기만술에 속지 않는 것입니다. 또한 대북 제재를 보다 강화하면서 꾸준하게 북한 정권의 생명줄을 계속 조여 나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과거 소련의 붕괴를 이끌었던 것처럼 북한에 대한 정보전, 군비경쟁 경제적 압박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적으로 진행하여 핵을 가지고도 버티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기자)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궁극적인 비핵화 해법은 정권 교체뿐이라는 말씀을 하셨거든요. 앞서 제안하신 방식의 협상이 실패하면 결국 그런 최후의 수단을 쓸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됩니까?

리정호 씨) 그렇습니다. 사실상 북한의 핵은 김정은 한 사람에게 필요한 것입니다. 그는 핵을 자신의 생존과 체제를 지키기 위한 최후수단으로, 남한을 통일하기 위한 전략무기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비핵화의 결정을 내린 적이 없으며 비핵화의 꿈도 꾸지 않고 있습니다. 나는 북한체제의 본질을 잘 알고 있으므로, 김정은이 존재하는 한 대화로 북한의 비핵화를 완성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최종방법은 핵을 가진 지도부에 대한 선별적 제거의 군사적 옵션입니다. 그것은 김정은이 핵폭탄으로 워싱턴 DC를 비롯한 미국의 본토를 표적으로 삼고 있으며 선제공격도 불사하겠다고 작전계획을 세워 놓았기 때문입니다.

기자) 한국 정치권에선 그런 방식의 비핵화가 아니라 종전선언을 출발점으로 삼아 서서히 비핵화 쪽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데요. 종전선언에 대해 북한 내부에서도 과연 한국과 동일한 정의를 내리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북한에 계실 때 종전선언에 대해 어떤 지침을 들었고, 북한인들은 어떤 인식을 갖고 있습니까?

리정호 씨)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유엔 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이 북한의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북한 정권에 있으면서 종전선언에 대해 매해 침투받은 정책은 한국 정부가 말하는 종전선언과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북한 정권은 종전선언을 통해 미군이 남한에 주둔할 명분을 잃게 만들고, 남한에서 미군과 그의 전략자산들을 전부 철수시키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북한이 추구하는 종전선언에는 남한에서 미군을 몰아내고 무력으로 한반도를 통일하겠다는 야망이 담겨져 있습니다. 반면에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종전선언은 한반도에 극과 극의 남북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평화공존을 실현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비전은 남북을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 두 체제로 영원히 갈라놓고 분단을 고착시키는 반통일정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역사적 경험은 북한의 공산체제와 남한의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한 강토에서 공존할 수 없습니다.

기자) 한국과 북한이 각자 정의하는 종전선언이 완전히 다르다, 따라서 선언이 막연한 기대와는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지적이시군요.

리정호 씨) 그렇습니다. 최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한반도의 종전선언은 북한의 비핵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미국의 원칙적인 입장을 제시했습니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종전선언을 하게 되면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물리적인 대북 제재 수단과 군사적 압박 수단이 모두 없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에 매달리는 이유가 공산 독재자를 대북 제재의 위기에서 구원해 주고 그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미군의 군사훈련을 중단시키며, 그의 장기집권을 연장해주려는 의도가 아니길 바랍니다. 그것은 많은 사람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하기 때문입니다. 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2018년에 종전을 선언하며, 정전협정을 평화 협정으로 전환하여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하자고 합의한 것은 김씨 정권의 주장을 100% 수용한 것입니다. 이는 내가 북한 정권에서 수십 년 동안 사상학습을 한 것과 똑같은 내용입니다.

미국으로 망명한 전 39호실 고위관리 리정호(왼쪽) 씨가 지난 2007년 1월 홍콩의 거부 쉬징화 일행과 평양특각 연회장에서 환담하고 있다.

기자) 북한 대외무역에 깊이 관여하신 분이어서 ‘엘리트’ 출신이라는 소개가 꼭 따라다닙니다. 아시겠지만 외부에선 북한 엘리트도 결국은 김정은 정권과 한통속이자 운명 공동체 아니냐, 이런 비판도 있습니다.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리정호 씨) 북한의 공산 독재체제는 사이비종교 집단과 같이 김정은을 신적인 존재로 우상화하고 그에게 충성하도록 강요하는 개인숭배 사상과 유일적 영도체계의 시스템, 그리고 공포통치의 시스템에 의해 작동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가 김정은의 권력 시스템을 관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에는 민주주의와 집단지도체제 같은 것은 전혀 작동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엘리트 노예들은 독재자의 거수기와 통치 수단에 불과합니다. 북한에서 김정은의 통치는 노동당 시스템을 통해 집행되며 엘리트들이 독재 통치의 멍에를 메고 사회의 전반을 이끌어 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은 엘리트들을 반역자로 몰아 마구 처형하고 숙청합니다. 그래서 그의 주위에는 인재가 없습니다. 김정은은 엘리트 노예들은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하고 그들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김정은과 엘리트 그룹을 분리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엘리트 노예’라는 의미심장한 표현을 쓰셨습니다. 엘리트도 그런 처지라면, 실제로 김정은 정권에 대한 충성심은 없다고 보는 게 맞나요?

리정호 씨) 북한 엘리트들은 항상 불안과 위협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으며 일부 사람들은 독재자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표현하면 3대가 멸족됨으로 드러내지 않고 있을 뿐입니다. 북한에서 간부들에 대한 김정은의 절대적인 믿음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북한 엘리트들은 폭력을 실시하는 독재자의 가까이에 가는 것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자칫하면 숙청과 처형을 당하게 되므로 보신주의에 빠져 있으며, 구실을 대면서 자기 마력을 다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전체주의 체제에서 엘리트 노예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독재자도 팔다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됩니다. 또한 그들은 본인뿐만 아니라 자식들의 미래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안식처를 잃었고, 나라의 앞날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면서 희망의 등대를 찾아 모대기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 체제를 변화시키는 데 엘리트 계층이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리정호 씨) 북한 엘리트들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망명하는 것은 독재자에 대한 항거의 표시입니다. 그 때문에 북한 엘리트들에게 미래에 대한 안전과 인센티브를 보장한다는 믿음을 주고 그들이 북한의 개방과 민주화의 변혁을 이끌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나는 북한 엘리트들도 외부의 지원 세력이 있다면 1989년 루마니아 인민들이 독재자 차우셰스쿠를 제거한 것처럼, 또 이전 사회주의 동독 인민들이 스스로 일어나 변혁을 이룩한 것처럼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21세기인 지금까지 쇄국정책을 실시하고, 연좌제로 주민들의 인권을 무참히 짓밟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미 의회가 북한개방 법안과 연좌제 폐지 법안을 통과 시켜 주었으면 합니다. 북한을 변화시키자면 우선 개방이 되어야 하고 연좌제 폐지가 되어야 가능합니다.

북한 노동당 39호실 고위 관리를 지낸 리정호 씨로부터 북한 상황과 대북 전략에 대한 설명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백성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