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새 행정부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한국 배치를 문제 삼아온 중국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북한 핵 개발을 막지 못한 중국이 오히려 한국의 자위력을 제거하려고 압박하는 건 부당하고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가 미-한-중 사이에 심각한 안보 현안으로 부각돼 온 사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경고를 일축하면서 동맹인 한국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10일 VOA에 “사드는 무모하고 불법적인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에 대처하기 위한 신중하고 제한적인 자기방어 역량”이라며 “이를 비난하거나 자위적 방위 조치를 포기하라고 한국에 압력을 가하는 것은 부당하고 부적절하다”고 비판했습니다.
[국무부 관계자] “THAAD is a prudent and limited self-defense capability designed to counter reckless and unlawful North Korean weapons programs. Criticism or pressure on the ROK to abandon its self-defense is unreasonable and inappropriate.”
이같은 입장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지난 5일 한국일보·코리아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사드의 한국 배치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또다시 거론한 데 대해 논평하면서 나왔습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지난해 5월 한국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미국의 한국 내 사드 배치는 목적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든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훼손하고 위협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국무부 관계자는 “우리는 중국이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압박할 모든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을 포함해 북한의 불안정한 행동을 처리할 것을 거듭 촉구해왔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관계자] “We have repeatedly urged the PRC to address North Korea’s destabilizing activities, including enforcing all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that would tighten the screws on North Korea's nuclear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중국이 북한의 금지된 행동을 저지하는 대신 오히려 이에 따른 위협에 노출된 한국을 압박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뜻으로 읽힙니다.
이는 사드 문제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첫 공식 논평으로, 국무부가 중국의 반발을 직접 겨냥하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건 지난 2017년 2월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해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밝힌 지 4년 만입니다.
중국은 당시 동북아의 전략적 균형을 무너뜨리는 조치라면서 강력히 반발한 바 있습니다. 특히, 롯데 성주골프장이 사드 부지로 확정되자 “사드 부지 승인에 따라 발생하는 모든 뒷감당은 미국과 한국의 책임”이라며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하지만 국무부는 이후 중국의 잇따른 보복 조치로 한국 기업들이 수십억 달러의 피해를 본 데 대한 논평 요청에 말을 아낀 채, 주로 사드 배치의 방어적 성격을 확인하면서 배치가 필요하다는 점만을 강조해 왔습니다.
국무부 관계자는 이날 “한국과 미국은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는 동맹의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한국과 한국민을 무력공격으로부터 보호하고 동맹의 군대를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순전한 방어조치”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국무부 관계자] “The ROK and the United States made an alliance decision to deploy THAAD to the ROK as a purely defensive measure to protect the ROK and its people from armed attack, and to protect alliance military forces from North Korea's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ballistic missile threats.”
‘중국이 사드 문제로 또다시 한국에 경제적 보복을 가하면 미국이 이전과 달리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미국은 동맹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하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포괄적인 일련의 동맹 능력을 계속 개발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국무부 관계자] “The United States reaffirms its commitment to its allies and will continue to develop a comprehensive set of alliance capabilities to counter the North Korean ballistic missile threat.”
미국은 이미 2021년 국방예산에 사드 업그레이드 계획을 포함시켰습니다.
북한 역시 한국의 사드 추가 배치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견제해왔습니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지난해 11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에서 경북 성주 기지에 배치된 사드 포대의 안정적 주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사드 추가 배치를 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미치광이들의 호전적 실체”라고 비난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