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MTCR체제는 불공정…미국산 무인비행체 수출 제한 완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뉴저지를 방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동안 미국산 무인비행체계 수출을 제한해 온 다자합의기구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자체적인 완화 조치에 착수했습니다. 미 국무부 고위관리들은 이를 준수하고 있지 않는 중국 등의 불공정한 실태를 지적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 백악관 대변인실은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산 무인비행체계 수출기준을 개선시키기 위해 행동을 취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백악관 “MTCR 무인기 금수규정, 불공정”

“미국의 억지력, 산업약화, 동맹 기술이전 차단”

백악관 대변인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는 평화와 안정을 증진시키고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둔화시키는데 효과적이지만, 무인비행체계(UAS) 분야만큼은 현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미사일기술통제체제 (Missile Technology Control Regime. MTCR)는 미국, 러시아, 한국 등 35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다자간 협의체로, 사거리 300km 이상, 탄두중량 500kg 이상 되는 모든 미사일과 무인기의 수출과 기술이전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장 엄격히 통제되는 항목1 품목에는 고체, 액체 로켓엔진, 탄두안전장치, 신관 외에도 무인비행체계도 포함됩니다.

무인비행체계가 미사일로 개조되거나 핵투발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이 때문에 한국이 지난해부터 도입하기 시작한 미국산 최첨단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의 경우에도 러시아가 항목1을 근거로 강하게 반대해왔습니다.

백악관은 이날 무인기에 대한 이 같은 엄격한 규정은 시대에 뒤떨어져있으며, MTCR에 가입하지 않은 회원국들에게 혜택을 주는 동시에 미국의 산업을 해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미국의 억지력을 방해하며 동맹과 파트너가 유사기술을 얻도록 하는데 장애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도입한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사진제공=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 트위터 캡처

백악관 “최대항속 800km/h 이하 무인기 수출규정 완화”

포드 차관보 “미국시장 차단되는 동안 중국은 판매 만끽”

이 같은 문제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항목1 해당하는 무인비행체계 중 시간 당 최대항속 800km 이하의 선별된 기체는 항목2 로 간주하도록 결정했다고, 백악관은 밝혔습니다.

크리스토퍼 포드 미 국무부 국제안보ㆍ비확산담당 차관보는 24일 “무인기술체계가 항목1에 해당하는 점은 당초 핵운반 위협을 방지하고자 했던 목적에는 부합하지 않으며 MTCR이 시대에 뒤떨어져 있음을 방증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 포드 차관보] “But that don't in fact present the kind of nuclear weapon delivery threat that the MTCR was established in order to help forestall… the MTCR is in danger of becoming out of date”

포드 차관보는 이날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허드슨연구소가 주최한 화상회의에서, 미국은 여전히 미사일과 로켓, 고성능 순항미사일 등의 무기에 대한 엄격한 통제는 지지하지만 무인비행체계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오히려 MTCR의 엄격한 잣대 때문에 커져가는 미국산 무인기시장에서 회원국의 참여가 오랫동안 차단되는 동안 중국 등의 비회원국들은 판매의 자유를 만끽해왔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 포드 차관보] “Which the presumption of denial has had the effect in practice of largely shutting MTCR partners out of an important and a growing US market… Now, since non-MTCR partners remain free to sell whatever they wish under the regime precisely because they're not MTCR...”

이에 따라 미국은 지난 2018년 3월 비행속도를 기준으로 위협이 낮은 무인비행체계는 항목1에 더 이상 적용하지 않도록 제안했지만, 만장일치를 원칙으로 하는 MTCR 운용상 일부 회원국의 반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포드 차관보 “MTCR 만장일치 구속돼 인질 잡히지 않을 것”

쿠퍼 차관보 “미국 여전히 회원국…대북 비확산 주요 도구”

포드 차관보는 계속해서 MTCR 내 개혁을 추진할 방침이지만, 더 이상 만장일치 원칙에 구속돼 미국의 이익이 영원히 인질로 잡히는 일은 원하지 않는다며 이번 조치의 정당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 포드 차관보] “The United States is not willing to let US interests be forever held hostage by consensus decision making. While we will still keep pushing MTCR reform, therefore, we are now announcing a modest adjustment to our national policy as to when the strong presumption of denial, as it's called, can be overcome in exporting slower and less threatening UAS… United States is now setting forth a careful and a balanced approach within the MTCR guidelines and that's an important point to make as well, that for the first time offers a clear explanation of certain circumstances in which the strong presumption of denial can be overcome.”

포드 차관보는 그동안 MTCR은 항목1에 대해서 우선적으로 거부하는 정책을 취해왔다며, 미국은 합리적인 이유를 대면 이 같은 제한을 극복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클라크 쿠퍼 국무부 정치군사 담당 차관보는 이날 전화기자회견에서, 이번 무인기 수출조치 변화가 대량살상무기와 관련 운반체계 조치에는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여전히 MTCR의 헌신적인 회원국으로 남아 있을 것이며, 북한, 이란과 같은 나라에 고성능 미사일 기술이 들어가는 것을 막는 중요한 수단으로 간주한다고 밝혔습니다.

쿠퍼 차관보는 특히 대량살상무기, 운반체계의 확산과 사용 방지는 여전히 트럼프 행정부의 최우선 정책사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