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프 태평양서 반잠수함 연합훈련...우주 상호협력도 확대

미 7함대는 지난 17일 필리핀 해상에서 미국의 이지스구축함인 존메케인호가 프랑스 해군 소속 핵추진 잠수함 에머라드호, 일본 해상자위대 헬리콥터 탑재 구축함인 휴가와 함께 반잠수함 상호운용성 연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사진=국방부.

미국과 일본, 프랑스가 필리핀 해역에서 반잠수함 작전을 상정한 상호운용성 강화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미국은 이들 나라와의 우주 분야 협력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20일 트위터를 통해 최근 미국과 일본, 프랑스 해군이 필리핀 해상에서 반잠수함 연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미 7함대 “프랑스군과의 역내훈련 매우 드문 기회”

앞서 지난 17일 미 7함대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훈련에는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인 존 맥케인 호와 프랑스 해군의 핵추진 잠수함 에머라드 호, 그리고 일본 해상자위대의 헬리콥터 탑재 구축함 휴가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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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맥케인 호는 미국, 일본, 인도, 호주 등 이른바 `쿼드’ 4개국이 지난달 실시한 말라바르 합동해상훈련에도 참여한 바 있습니다.

라이언 이스터데이 존 맥케인 호 함장은 “이번 훈련의 목적은 전투수행 역량증진 외에 3개국의 상호운용성 증진을 통해 역내 안보와 안정을 위한 기반을 강화하고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 7함대는 특히 오랜 동맹인 프랑스 해군과 미 해군이 7함대 작전구역에서 함께 작전을 벌이는 것은 매우 드문 기회라고 강조했습니다.

홈즈 교수 “매우 중요한 의미…유럽의 적극적 대중견제 입장 반영”

이와 관련해 미 해군참모대학 제임스 홈즈 교수는 23일 개인의견을 전제로 VOA에, 유럽의 동맹국이 미국과 태평양 역내 동맹들과 나란히 작전을 실시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습니다.

[홈즈 교수 VOA서면질의 답변] “On the diplomatic side, having European allies operate alongside the United States and our Pacific allies is extraordinarily significant. It announces that Europeans are prepared to push back against Chinese aggression in the Western Pacific. The French and British navies are serious seagoing competitors, and we have been gradually moving toward a truly unified U.S.-French-British fleet.”

홈즈 교수는 이번 훈련이 유럽국가 역시 중국의 서태평양 내 도발에 단호히 대처할 준비가 됐다는 점을 선포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9월 마크 에스퍼 당시 국방장관은 중국에 맞서 싸울 나라로 일본과 호주, 한국, 싱가포르를 지목하면서, 인도태평양 전구 내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유럽의 많은 우방도 해당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같이 보기: 에스퍼 장관 “역내 동맹국·파트너들과 협력해 중국 대응”

플로랑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장관도 지난해 아시아 역내 최대 안보회의인 샹그릴라 대화에서 인도태평양은 프랑스에 직접적인 이익이 걸린 지역이라며 적극 관여할 뜻을 밝혔습니다.

또 프랑스 국방부는 지난해 공개한 보고서에서 남중국해 문제와 함께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등을 심각한 도전으로 간주한다며, 앞으로 적극적 안보태세를 취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홈즈 교수는 영국과 프랑스는 매우 경쟁력 있는 해군력을 갖추고 있다며, 미국이 프랑스, 영국 해군과 진정한 의미에서의 통합된 함단 구성을 목표로 점층적으로 추진 중인 추세가 반영됐다고 밝혔습니다.

홈즈 교수 “대중국 봉쇄 위한 제1도련선 역활용 셈법도 반영”

홈즈 교수는 이번 훈련의 전략적 의미에 대해, 미군의 진입을 막기 위해 중국이 임의로 설정한 제1도련선을 역으로 활용해 중국 인민해방군의 움직임을 중국 영해 내로 봉쇄하기 위한 셈법이 반영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홈즈 교수 VOA서면질의 답변] “I think we are edging toward a strategy that seeks to confine the People's Liberation Army, the navy in particular, to the China seas. We will make the first island chain a barrier to Chinese maritime movement by plugging up the straits with mines, submarines, surface and aircraft, and marines operating on the islands. If successful we will make the Western Pacific, east of the island chain, into relatively secure operating grounds for our naval and air forces. But that does demand that we practice sanitizing the Western Pacific of hostile subs.”

제1도련선은 쿠릴열도에서 시작해 일본, 한반도, 타이완, 필리핀, 말라카해협에 이르는 중국 근해로, 주변지역에 대한 완충지대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에서 중국이 설정했습니다.

홈즈 교수는 미국과 역내 동맹들은 제 1도련선이 중국 해군의 움직임을 차단하는 장벽이 되도록 하는 전략을 추진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실현하려면 특히 서태평양 내 적대적 잠수함부대를 격퇴할 역량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필리핀 해상에서 미-일-프 합동 반잠수함 연합훈련을 실시중인 프랑스 해군 핵추진 잠수함 에마라드호와 일본 해상자위대 헬리콥터 탑재 구축함 휴가호. 사진=국방부.

미 우주군 “일본과 역사적 양해각서 체결…미 감시자산 일본위성에 탑재 발사”

한편, 미국은 러시아, 중국과의 우주 패권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동맹공조도 활발히 추진 중인 가운데, 미 우주군은 지난 18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우주전략실과 역사적인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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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현재 미 공군 우주미사일체계센터가 개발 중인 우주영역 감시 광학센서 2개를 2023년과 2024년 사이 일본의 준청정위성체계 (QZSS)에 탑재해 발사하기로 했습니다.

일본의 준천정위성체계 위성은 전 세계가 아닌 동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등 국지적 장소를 대상으로 하며, 러시아나 미국의 위성보다 대상 지역에 더 정확한 위치 정보를 전송할 수 있고 오차도 가장 적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존 레이먼드 미 우주군 참모총장은 미국은 러시아나 중국과 달리 우주를 무기화할 의도가 없다며, 우주에서 갈등이 시작되거나 연장되는 것을 억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 “미 우주역량 우위 흔들…동맹공조 필수적”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더 이상 우주에서 우위를 담보할 수 없는 시점에 이르렀다며, 중국과 러시아 등 패권경쟁국뿐 아니라 북한 등도 상당한 반위성 역량개발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 베넷 선임연구원] “Well, we have two competitors on the big side and we have several others who are at the small side so far, but are working toward it. So even North Korea will likely develop an anti-satellite capability at some point…We want to be able to use the Japanese satellite as well because the US isn't going to have necessarily sufficient redundancy of our own in space”

베넷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보유한 우주자산 만으로는 이 같은 도발에 완벽히 대처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일본 등 가치를 공유한 핵심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우주 역량을 충분히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