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북한 호감도 여전히 최저…북 핵 경계심은 다소 낮아져"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2018년 6월 미국 뉴욕 맨해튼 코리아타운의 한 음식점에서 사람들이 관련 TV 뉴스를 보고 있다.

미국인들의 북한에 대한 호감도는 여전히 최저 수준이라는 미국 민간단체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북한 핵이 미국에 중대한 위협이라는 인식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가 19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북한에 대한 호감도는 100점 만점에 19점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에 대한 호감도는 2016년 19점으로 최저를 기록했다가 점점 높아져 지난해 29점을 기록했지만 올해 또다시 최저 수준으로 내려간 겁니다.

북한은 조사 대상국에 포함된 1994년부터 중국, 일본, 한국 가운데 매번 가장 낮은 호감도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보고서는 “북한에 대한 호감도는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인식과는 무관해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북 핵 프로그램이 미국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답한 비율은 2017년 75%에서 올해 51%로 줄어 역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겁니다.

미국인들은 북 핵보다 중국의 부상과 국제 테러리즘, 이란 핵 프로그램을 미국에 더 중대한 위협으로 인식했습니다.

외교 분야 여론조사 전문 싱크탱크인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의 이번 조사는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지난 7월 미 전역의 성인 남녀 2천1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됐습니다.

보고서는 “북 핵 문제를 다루는 좋은 옵션이 몇 가지 남지 않았다는 현실이 미국 여론에도 반영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응답자 가운데 미-북 협상이 북한의 핵무기 포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14%에 불과했습니다.

대북 군사 행동에 대한 미국인의 지지 여론은 낮아졌습니다. 북한의 핵 생산 시설에 대한 공습을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은 3명 중 1명꼴인 29%로 조사돼, 역대 최저치라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북 핵 시설 파괴를 위해 미군을 보내는 것을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도 24%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추가 핵무기 생산을 용인하는 것이 옵션이라고 답한 비율은 11%에 불과했습니다.

보고서는 북 핵 용인은 여전히 미국인들이 가장 지지하지 않는 대북 옵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핵무기를 추가 생산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대가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하는 합의를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은 28%로 나타났습니다.

절반 이상인 55%는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처럼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 이란과 같은 나라들과 공존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북한과 대조적으로 한국에 대한 미국인의 호감도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은 100점 만점에 60점으로 나타나 가장 최근인 2018년 조사에서 56점을 받았을 때보다 4점 올랐습니다.

일본은 2018년 62점에서 65점으로 올랐고,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같은 기간 45점에서 32점으로 떨어졌습니다.

보고서는 한국 영화 ‘기생충’ 등 세계 무대에서 각광 받고 있는 이른바 ‘K-문화’와 함께 성공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등이 한국에 대한 호감도 상승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들이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동맹의 가치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해 왔지만 미국인들의 생각은 다르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동아시아에서 동맹이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거나 미국에 주로 이익이 된다고 답한 비율은 59%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응답자의 74%는 미국과 한국이 계속 ‘파트너’라고 답해, 해당 질문이 설문조사에 처음 포함된 2012년 65%에서 비중이 늘었습니다.

북한이 한국을 공격할 경우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미군 동원에 찬성한다고 답한 비율은 58%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이 타이완을 공격했을 때와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을 침략했을 때 미군 동원을 지지한 비율은 각각 41%, 52%로 조사됐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