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동맹과의 상호 운용성 등을 고려해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을 최우선 순위로 개발하고 있다고 국방부 고위 관리가 밝혔습니다. 적성국들이 이 같은 무기체계를 실전배치하는 상황에서 개발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 국방부의 마이크 화이트 연구·공학기술 차관실 직속 극초음속미사일 담당 수석국장은 2일 “극초음속 무기체계 가운데 순항미사일(HCM) 개발에 가장 큰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화이트 수석국장은 이날 워싱턴의 민간단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화상대담에서 “미국이 개발 중인 극초음속 무기체계는 활공체(HGV)와 순항미사일(HCM)계열로 나누고 있다”며, “적성국 역량에 대한 수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개발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극초음속 무기체계는 소리가 전파되는 빠르기(마하)의 최소 5배 이상 속도를 낼 수 있는 무기체계입니다.
미 국방부는 최근 중국, 러시아가 극초음속미사일을 실전배치하고 있는 상황이 미군의 역내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반접근/지역거부(A2/AD)전략의 핵심으로 보고, 이에 맞설 공격 역량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 극초음속무기 예산 3년 연속 증액
화이트 수석국장 “타격셈법 분 단위로 결정…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최근 바이든 행정부가 의회에 요청한 2022 회계년도 국방예산 가운데 극초음속무기 개발에 총 38억 달러가 배정됐습니다. 이는 2021 회계연도보다 4억 달러, 2020년 회계연도보다는 12억 달러 늘어난 수치입니다.
화이트 수석국장은 현재 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토마호크나 합동공대지원거리미사일(JASSM) 등의 아음속 순항미사일의 경우 800여Km를 날아가는데 약 1시간이 소요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같이 보기: 미 육군 우주·미사일방어 사령관 “공격역량 통합에 중점…극초음속무기가 핵심 역할”그러나 극초음속 무기체계의 경우 같은 거리를 10분 이내에 타격할 수 있다며, 적성국들이 이 같은 무기체계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실전배치를 미룰 수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극초음속 순항미사일(HCM)의 경우 추진체의 운동력이 활강체(HGV)보다 덜 요구되기 때문에 로켓의 추진동력체를 소형화할 수 있어 전투기나 폭격기의 초장거리 타격용으로 개발하기가 쉽다고 말했습니다.
“HCM 수적 우위 중요…동맹과의 상호 운용도 용이”
호주와 극초음속 공격순항미사일 핵심 기술 개발 중
화이트 수석국장은 당초 적성국들의 극초음속 미사일 실전배치한 배경에는 미국의 재래식 군대의 수적 우위를 저지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재래식 무기체계에 탑재할 수 있는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의 실전배치는 유사시 극초음속 역량의 수적우위 확보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 화이트 수석국장] “The cruise missiles bring the fighters into the fight so you know we're developing F 15-EX. We got a whole family of F 15 fighters. Our allies have fighters. and so we really are prioritizing our development and accelerated development of the cruise missile so that we can start to bring hypersonic effects and hypersonic capabilities to the fight at mass…”
화이트 수석국장은 미 국방부가 이미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F-15 계열의 최신형인 F-15EX를 개발 중이라며, 이외에도 미군은 다양한 종류의 F-15 계열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동맹군 역시 4세대 또는 4.5세대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의 상호 운용성을 고려해 최우선 순위로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화이트 수석국장은 동맹과의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공동개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호주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남십자성 통합비행연구실험’ (SCIFiRE)를 소개했습니다.
▶미-호주 극초음속미사일 통합연구실험 보도자료 바로가기
이 실험은 두 나라가 극초음속 공격 순항미사일(HACM. Hypersonic Attack Cruise Missile)의 핵심 기술인 공기흡입식 열기관(엔진)을 개발하기 위해 2019년에 시작했습니다.
[녹취 : 화이트 수석국장] “It really is to bring the Australians into the full- relative to the development of the cruise missiles. A SCIFire (The Southern Cross Integrated Flight Research Experiment) is to start accelerating the path forward towards an actual cruise missile weapon configuration and HACM take that momentum up and accelerate it forward into a viable future weapon.”
화이트 수석국장은 ‘남십자성 통합비행연구실험’을 통해 호주와 동등한 우방 입장에서 극초음속 공격 순항미사일 실전배치를 가속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공격-방어 통합 핵심…최신형 핵잠수함에도 탑재 추진”
한편 화이트 수석국장은 자신이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 조달뿐 아니라 공격과 방어 전략의 통합 관점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극초음속 무기체계는 육지, 바다, 하늘을 망라한 다영역 작전(MDO)을 수행하기 위한 핵심 역량이라며, 현재 건조 중인 버지니아급 신형 원자력 추진 공격잠수함에 탑재할 수 있는 무기체계는 2020년대 후반기부터 실전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최근 미 합동군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과정에서 미사방어청이 함께 실험에 참가하는 이유도 적성국의 공격에 대한 효과적인 미사일방어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발사왼편 전략 핵심…한반도와도 밀접 연계”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군의 극초음속무기 개발은 최근 국방부가 강조하고 있는 발사 왼편(Left of Launch) 전략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베넷 선임연구원] “It is correlated with left of launch, because you need to be able to deliver things quickly. Now, what they are saying, though, if you're going to base these things on the peninsula, then it's not going to make as much difference in timing. If you're going to base it, though, on a standoff, which just sounds like what direction they're going. Yeah, then it does make a significant difference in timing”
발사 왼편이란 적성국의 미사일을 발사 전에 무력화시키는 작전개념으로, 발사 준비 → 발사 → 상승 → 하강으로 이어지는 비행단계에서 발사보다 왼편에 있는 준비단계에 공격한다는 의미입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마하 5 이상의 미사일을 기준으로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말한다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해당된다며, 국방부가 최근 추진 중인 무기체계는 전략무기가 아닌 전구무기라고 말했습니다.
같이 보기: 주한미군사령관 지명자 "조기경보태세 점검 최우선 과제…연합훈련 축소 따른 손익 검토"그러면서 한반도와 같이 전장환경이 협소한 지역에서는 북한군의 이동식 발사차량(TEL)의 전개를 포착할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짧기 때문에 발사 전에 타격셈법을 결정할 수 있는 시간 또한 매우 촉박하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그러나 공중과 해상을 통해 원격 장거리 극초음속미사일이 실전 배치될 경우, 한반도 동해상 또는 일본에서 발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발사 왼편 전략을 시행하기 위한 역량으로써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