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서 '흑인 사망' 항의...다수 평화 시위, 연루 경찰 살인죄 기소

1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주변에서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미국 전역에서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숨진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인권 전문가들은 미국은 표현과 집회의 자유가 보장돼 있는 나라라며, 하지만 폭력은 지양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주 미국 중서부 미네소타주에서 경찰에 체포된 이후 숨진 조지 플로이드의 가족은 1일, 사적으로 의뢰한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이 질식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부검을 맡은 마이클 베이든 부검의는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이어질 만한 다른 질병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25일 일어난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인한 미네소타주의 항의 시위가 주말을 거치면서 수도 워싱턴 DC와 뉴욕, 필라델피아, 시카고와 서부의 로스앤젤레스와 시애틀까지 확산했습니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는 지난 25일 미니애폴리스에서 비무장 상태에서 백인 경찰관이 몇 분 동안 그의 목을 무릎으로 누른 후 약 한 시간 뒤 숨졌습니다.

이 사건의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와 언론 등에 공개되면서 경찰의 인종차별과 과도한 무력 사용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벌어지게 된 겁니다.

[녹취: 미국 워싱턴 도심 시위대] “Black Lives Matter. No Justice, No Peace. Hands up, Don’t Shoot.”

플로이드의 목을 누른 경찰관 데렉 쇼빈은 해고되고 살인과 치사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미국 미네아폴리스에서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숨진 가운데, 지난 31일 사건이 일어난 곳 주변에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거리 벽화가 그려졌다.

하지만 시위는 잠잠해지지 않고 규모는 더 커져갔습니다. 일부 시위대가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시위대와 경찰 간 격렬한 대치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시위대와 경찰관 중에서 부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켄터기 주 루이빌에서는 경찰의 시위 진압 과정에서 사망자가 1명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전역에서 수천명의 시위 참여자가 체포됐고, 워싱턴 DC를 비롯해 뉴욕, 로스앤젤레스, 필라델피아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야간 통행 금지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주말 이후 워싱턴 DC와 23개 주에서 주 방위군이 추가로 1만2천 명이 투입됐습니다.

또 백악관 근처에는 군 트럭 수십 대와 군 병력 수천 명이 동원됐고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가스가 사용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치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미국 군을 전국 전역의 주와 도시에 동원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 will deploy the United States military and quickly solve the problem for them.”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의 데릭 존슨 회장은 최근 VOA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시위가 벌어지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이 나라가 인종 문제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생명의 가치를 제대로 다루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존슨 회장] “It is unfortunate this is happening. We have in this country not dealt with the issues of race and the value of African American lives.”

존슨 회장은 1920년부터 1933년까지 미국의 흑인들은 백인 우월주의자에 의해 다른 흑인이 살해될 때마다 창문에 깃발을 달곤 했다며 지금은 인터넷 사회연결망에 그 깃발을 다시 달아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존슨 회장] “From 1920 to 1933 we used to hang a flag out of our window say another man was lynched yesterday. We are at a point now that we should we have to take out that flag once again on social media to say we're done dying because far too often across the country the value of the lives of those who are being victimized by law enforcement…

백지은 하버드대학 벨퍼센터 전 연구원은 1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 내 인종 차별은 미국이라는 나라가 수백 년 전 만들어졌을 때 노예 제도가 존재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백지은 전 연구원] “그때는 미국 뿐 아니라 많은 나라들이 노예가 있었죠. 그 분들은 대게 아프리카에서 억지로 끌려온 흑인들이 많았고...그 역사로 인해 상처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백 전 연구원은 TV 등에 비춰지는 현재 미국 내 폭력적인 시위 모습이 거짓은 아니라면서도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백지은 전 연구원]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평화적으로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민주주의의 힘, 좋은 점 중에 하나가 모든 사람들이 인종과 학교, 학벌을 떠나서, 이 땅을 사는 사람들은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가 있다는 겁니다.”

미국에서 북한 인권 활동을 벌이는 백지은 전 연구원은 그러면서, 자유를 시민들이 책임감있게 누려야 한다는 걸 이번 시위가 상기시켜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백지은 전 연구원] “미국도 완벽한 나라는 아닙니다. 미국은 한민족이 아니고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나라입니다. 문화나 인종, 학벌 등의 면에서요. 세상에 있는 모든 나라에서 미국에 이민자를 보냅니다. 대부분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려는 시각으로 살고 있어요. 완벽한 국가는 아니지만, 완벽한 국가로 만들려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 특사는 VOA에, 통상 미국의 시위는 이번 시위처럼 과격하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Usually it's not violent as the kind of protests are that are taking place right now are. But people do speak out, they let their concerns be known when there's something that's questionable.

사람들은 무언가 의심스러운 일이 있으면 그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우려를 표한다는 겁니다.

킹 전 특사는 그러면서 이번 사건에서 흑인 남성의 죽음에 연루된 경찰관이 체포됐고, 재판 등 법적인 절차를 밟게 됐다는 것을 북한 주민들은 눈여겨 볼 만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The other thing that I think would be significant for North Koreans to note is that the police officer who is involved in the death of this person has been arrested, and he will be tried and there will be some legal recourse.”

킹 전 특사는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은 공권력에 대해 목소리를 내려고 해도 곧 저지 당한다면서 북한에서는 이런 일이 결코 일어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