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역본부장 "다음주 코로나 일일 확진 1천~1천200명 예상"

21일 서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임시 진료소에서 추위에 방한복과 방역복을 겹겹이 입은 의료진.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3차 유행이 본격화하면서 방역당국은 다음주엔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천~1천200 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방역당국은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의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거리두기 최고 단계 격상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정은경 한국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지난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재생산지수가 1.28 정도”라며, 이 수치로 확진자 수를 예측하면 다음주에는 하루 1천 명에서 1천200명 사이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정 본부장은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사람 간 접촉이 줄어들면서 환자가 감소할 수 있는 여지가 있고 반대로 대규모 집단발병이 발생하면 확진자 수는 더 초과해서 발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주변의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1.28은 확진자 1명이 1.28명을 감염시킨다는 의미입니다. 감염 재생산지수 값이 1을 초과하면 ‘유행 지속’을, 1 미만이면 ‘발생 감소’를 의미합니다.

방역당국은 21일 0시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926명으로 누적 5만591명이라고 밝혔습니다. 하루 사망자는 24명으로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880명을 기록한 지난 15일 이후 엿새 만에 1천명 아래로 내려온 겁니다. 하지만 이는 평일 대비 검사 건수가 줄어드는 휴일 영향에 따른 것으로, 확산세가 꺾인 것으로 단정하긴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정 본부장은 현 상황에 대해 “지난 10일 누적 감염자가 4만 명을 넘었는데 11일 만에 1만 명이 증가하는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오늘 5만 명을 넘었다”며 “고령의 위중증 환자가 누적돼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최근 확산세를 저지하기 위해 지난 8일부터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각각 2.5단계, 2단계로 상향 조정한 바 있습니다.

신규 확진자 규모가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3단계 범위에 들어온 만큼 격상 여부를 포함해 다각도로 대책을 마련 중입니다.

한국 정부는 다만 거리두기 격상 이후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억제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번 주 증가세가 반전되는지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의 브리핑 발언 내용입니다.

[녹취: 정세균 총리] “수도권의 거리두기를 2.5단계로 상향한 지 오늘로 2주가 흘렀습니다. 거리두기 단계 조정은 치밀하게 준비하되 마지막 카드가 돼야 합니다.”

정은경 본부장은 “억제 효과가 있어서 더 이상의 급증은 어느 정도 막고 있으나, 이 유행의 정점을 꺾어서 반전을 일으킬 정도까지의 효과는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수도권 지역에선 오는 23일 0시부터 5명 이상의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조치가 내려집니다.

서울과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은 21일 이 같은 내용의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습니다.

이 조치는 실내외를 막론하고 내년 1월 3일 자정까지 적용됩니다.

거리두기 3단계에서 적용되는 ‘10명 이상 집합금지’보다도 더 강력한 조치로 연말연시 모임을 최대한 억제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이에 따라 동창회나 야유회, 송년회, 직장 회식, 집들이, 돌잔치, 회갑연 등이 일절 금지됩니다.

다만 결혼식과 장례식만 행사의 예외적 성격을 감안해 2.5단계 거리두기 기준인 ‘50명 이하 허용’이 유지됩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