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하루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2천 명을 넘어서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 고강도 방역 조치에도 4차 대유행의 기세가 꺾이지 않는 양상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1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2천223명 늘어 누적 21만6천206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날보다 한꺼번에 686명이나 늘면서 2천명대를 훌쩍 넘어 2천200명대로 곧바로 직행한 겁니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천명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1월 20일 한국에서 첫 신종 코로나 환자가 나온 이후 1년 6개월여만의 일입니다.
하루 확진자는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한 지난달 7일부터 36일 연속 네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3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등 정부의 잇따른 고강도 방역 조처에도 4차 대유행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양상입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의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발언 내용입니다.
[녹취: 권덕철 장관] “지금 우리는 코로나19 대응에 있어서 예전과는 다른 새로운 국면, 새로운 고비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현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밖에 없습니다. 하나는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전력을 다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것입니다.”
11일 0시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들을 감염 경로별로 보면 지역 발생이 2천145명, 해외 유입이 78명입니다.
지역 발생 가운데 비수도권 확진자 비율이 34.5%를 차지하면서 신종 코로나가 전국에서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7월 말, 8월 초에 집중돼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휴가철 이동의 후속 영향으로 인해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손 반장은 “이번 주 확진자가 증가한 주된 요인은 휴가철을 통해 감염 확산이 이뤄졌던 부분이 다시 지역사회로 복귀하면서 2차, 3차 전파로 일어나는 국면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손 반장은 “지난 세 차례의 유행과 다르게 현재의 거리두기나 방역 조치가 확산세를 충분히 억제하는 효과로 나타나지 않는 데는 몇 가지 요인들이 있다”며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 확산, 거리두기 장기화와 방역 피로감을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여파가 어느 정도 전개될지 평가하면서 거리두기 체계 변화나 혹은 방역 조치에 대한 부분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수도권에서는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수준인 4단계 조처가 5주째 이뤄지고 있고, 비수도권 역시 3단계 방역 대응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손 반장은 현재 유행 상황이 ‘정점’에 이르렀는지 묻는 질의에 “현재로서는 판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금주 추이를 더 보면서 평가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손 반장은 다만 “거리두기 조치 강화는 사회·경제적 피해, 특히 서민경제의 애로를 야기할 수 있기에 강화 필요성이 있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부작용들도 상당히 숙고하는 중”이라며 “예방접종 효과가 어떻게 나올지도 고민스러운 지점”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한편 11일 0시 기준 한국 내 신종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자는 26만1380명 증가해 누적 2천163만 5천106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인구 대비 42.1%입니다.
2차까지 접종을 완료한 이들은 806만 2천980명으로 인구 대비 15.7%를 기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