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풍경] 메릴랜드 주지사 부부, 아시아계 소상공인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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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메릴랜드 주지사 부부, 아시아계 소상공인 방문

매주 금요일 북한 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입니다. 지난주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과 관련해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겨냥한 `인종혐오 범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메릴랜드 주지사가 아시아계 소상공인들을 방문해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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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동부 메릴랜드주 한인 밀집지역인 엘리콧시티의 한 상가를 돌아보는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와 부인 유미 호건 여사.

프린세스 쇼핑센터로 불리는 이 상가는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운영하는 10여 개 작은 상점들이 입주해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상황에서 어렵게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업주들은 한국, 베트남, 중국 등 아시아계 미국인들로, 손톱관리 가게, 커피점, 화장품 가게, 식당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래리 호건 주지사 부부는 이날 마스크를 쓰고 업주들과 악수를 나누며 근황을 물었고, 업주들은 형편을 나눴습니다.

가게 운영이 많이 위축됐지만 배달서비스 앱을 이용한 주문량 덕에 버틴다는 중국인 식당 주인에게 호건 주지사는 상권 회복과 주민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합니다.

호건 주지사는 업소 안으로 들어가 손님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합니다.

호건 주지사 부부가 방문한 프렌세스 쇼핑센터는 한국계 미국인 여성 유미 호건 여사의 주도로 지정된 ‘한국로’에 위치해 있습니다.

170여 개 다양한 종류의 한인업소가 한국문화를 알리고 있는 점에 주목해 지난 2016년 메릴랜드 하워드카운티 엘리콧시티 지방간선도로 40번의 8킬로 구간을 한국로(Korean Way)로 지정했습니다.

호건 주지사가 이날 아시아계 소상공인을 방문한 건 지난 16일 조지아주 애틀란타 총격 사건의 희생자 8명 가운데 6명이 아시아계 여성으로 밝혀지면서,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듣고 안심시키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호건 주지사는 업소 방문 직후 연설에서 미국사회 내 아시아 혐오범죄가 최근에야 주류 언론에 반영됐다며,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례들을 열거했습니다.

[녹취: 래리 호건] “Many have been victims of much worse than just hateful words and emotional abuse. An 84 year old in San Francisco died..”

“혐오스런 말과 정서적 학대를 너머 샌프란시스코에서는 84세 노인이 사망했고, 뉴욕에서 지하철을 탄 61세 남성이 흉기에 얼굴이 베어 피를 흘렸으며, 텍사스에서는 아버지와 두 자녀가 주차장에서 칼에 찔렸다”면서 가장 최근에 벌어진 조지아주 총격 사건을 인종혐오 범죄로 규정했습니다.

호건 주지사는 또 몇 주 전 딸의 친구 엄마가 주유소에서 공격 받았고, 아내의 비서는 마음 놓고 동네를 뛸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는 등 주변의 이야기도 전했습니다.

호건 주지사는 메릴랜드주 경찰과 법 집행기관에 즉각적인 조치를 지시했다며, 순찰 강화, 아시아계 주민 보호 강화 등의 조처와 피해자와 목격자를 위한 범죄 핫라인(1-866-481-8361)을 소개했습니다.

또 미 의회가 증오범죄 자료 수집과 기록에 필요한 자금 지원 법안을 통과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유미 호건 여사는 이날 “왜 우리가 두려움 속에서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특히 “증오는 이 나라에서 살 곳이 없다”면서 “우리 모두가 미국인이고 이 땅에 온 이민자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시아계 미국인들도 다른 미국인들처럼 삶을 일구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유미 호건] “I hope everyone remember that we are all Americans and they're all immigrants to this land. This is where Asian Americans..”

유미 호건 여사는 애틀란타 사건 희생자 유가족들이 매우 힘들어할 것을 알고 있다며, 이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낼 것을 제안했습니다.

[녹취: 유미 호건] “너무 안타깝고 가슴이 아파요. 그일이 남의 일이 아니고 우리의 형제 자매들이잖아요? 우리가 다같이 어떻게 위로를 해야겠어요, 우리가 서로 위로를 같이 보내야 겠죠..”

캘빈 볼 하워드 카운티 군수는 하워드 카운티에만 6만여 명의 아시아계 미국인이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며 살고 있다며, 이들은 올해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도전과 함께 아시아계에 대한 편견과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캘빈 볼] “This year, these business owners employees have already begun through some of the toughest challenges seen in a century…”

아시아계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없애야 하며, 지역사회를 적극적으로 돌보고 교육해 오명과 증오, 인종차별을 근절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애틀란타 사건 이후 아시아계 업소 주인들은 피해자들이 아시아계라는 점에 불안한 심경을 토로합니다.

35년 전 미국으로 이민해 20년 넘게 이 상가에서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진명숙 사장.

[녹취: 진명숙] ”너무 가슴 아프고 무섭지. 너무 무섭고 두렵죠. 여기서는 무섭다는 생각으로 그런 생각을 안 하고 장사했는데, 요즘 조금 불안해..가게 와도 불안하고 혹시나 해서 누가 들어오면.. ”

진 씨는 자신과 딸을 위해 호신용 스프레이를 주문할 생각입니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미경 씨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미경] ”어디를 가나 이렇게 쳐다보는 거 있잖아요. 가게를 가나 어디를 가나. 저 사람들이 동양인이다. 재네 때문에 우리가 피해를 본다. 그런 감정으로 보는데, 다행히도 마스크를 하고 뒤집어 쓰고 다니니까 아무일 없지만 항상 지금 두려움에 저희들도 있는 것 대면하고 있는 거예요.”

40대 중국인 조지 선 씨는 지금까지 언급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이 문제를 논의의 장으로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조지 선] “We need to have a solution and we need to have education and maybe especially at a public service, governments and private sectors. I need to have some ..”

우리가 필요한 것을 발견하고 교육을 받아야 하며 공공서비스와 정부, 민간 차원에서 해결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5년 전 미국으로 이민 온 한국인 최우재 씨는 유가족들이 마음에 상처를 더 입지 않도록 하는 배려가 필요하다며, 정부 차원의 캠페인을 벌이는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최우재] “인식의 차이인 것 같아서 제도적 차이 보다는. 어릴 때부터 꾸준히 인식이 개선된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백인 남녀 2 명을 포함해 2명의 중국계와 4명의 한국계 미국인 여성이 사망한 이번 애틀란타 총격 사건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기며 같은 범죄가 재발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미 언론들은 수사 당국이 이번 사건의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의 범행 동기와 관련해 인종혐오 범죄로 볼 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혐오범죄로 볼만한 용의자의 문자 메시지나 인터넷 게시물 등 관련 증거가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아시아계 여성 6명이 희생 당한 만큼 인종혐오 범죄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높아가면서 수사 진행 상황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