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민간단체가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과 북한 내 친지들의 상봉을 추진해 온 이차희 씨의 삶을 조명하는 자료집을 냈습니다. 이를 통해 미 의회에서 한인 이산가족 문제를 공론화할 계획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친우봉사회가 펴낸 자료집 “우리 가족의 시선을 통해”(Through our family’s eyes)는 재미이산가족상봉 추진위원회 이차희 사무총장의 인생을 연대표로 담고 있습니다.
1940년 만주에서 태어나 일제 강점기가 끝나면서 아버지, 오빠와 헤어져 한국에서 성장하고, 미국으로 이민온 뒤 다시 헤어진 가족을 찾아나서는 이차희 총장의 노력을 설명하기 위해, 중요한 삶의 이정표가 된 해들을 꼽아 사진들과 함께 도표로 만든 것입니다.
이차희 씨의 삶에서 중요한 순간들에 더해 미국 대통령들이 취임한 해들도 표시해 시간의 흐름에 대한 미국인들의 이해를 높였습니다.
자료집은 미국친우봉사회 AFSC가 11개월에 걸친 작업 끝에 지난 3월 중순 완성했습니다.
이 단체 대니엘 야스퍼 아시아 담당관은 미 의회에 한반도 이산가족 문제를 보다 설득력 있게 호소하기 위해서라고, 자료집을 펴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야스퍼 담당관] “Some policymakers I think understand the idea that people have been divided but they haven’t really been confronted with the idea so we wanted to show them one story where they could really connect with.”
“일부 정책입안가들은 (한반도에서) 가족들이 분리됐다는 것을 막연히 알고는 있지만 정면으로 이 문제를 직시하지는 못하고 있어서,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한 가족의 사연을 전하고 싶었다”는 겁니다.
야스퍼 담당관은 미국친우봉사회의 설립 목적이 평화를 구축하고 폭력을 막는 것이라며, 한국전쟁 이후 이산가족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한인 이산가족 상봉은 연결고리가 거의 없는 미국과 북한 사이에 불신을 없애고, 전쟁의 상처를 치유해 나갈 수 있는 방편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친우봉사회는 이차희 씨의 삶을 담은 자료집을 당초 3월 16일과 17일 ‘의회 로비의 날’(Congressional Advocacy Day)에 의회 보좌관들에게 배포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미 전역의 봉쇄 조치로 무산됐다고 야스퍼 담당관은 전했습니다.
[야스퍼 담당관] “We’re now doing a virtual event in June and we may distribute it one to one to policymakers. We have hard copies that we will distribute when the restrictions are lifted.”
따라서 다음달에 예정된 온라인 행사에서 컴퓨터 파일로 배포하고, 별도로 의원들에게 개별 전달할 계획이라고 야스퍼 담당관은 밝혔습니다.
또 코로나 봉쇄가 풀리면 자료집을 널리 배포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 문제를 미 의회에 처음 알린 이차희 재미이산가족상봉 추진위원회 사무총장은 이번 자료집에 대해, 한민족의 분리의 아픔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차희 사무총장] “이보다 더 기가 막히는 이산가족들이 계셨고 이제는 돌아가셨고... 하나의 대표로서, 우리 전체의 아픔이잖아요. 우리 세대가 겪어온 이산의 아픔을 이 것으로 조금이라도 전달하면 제 목적은 그 것 하나밖에 없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내일은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들의 북한 내 가족 상봉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온 이차희 재미이산가족상봉 추진위원회 사무총장의 인생 여정을 소개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