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제 지도자 프로그램 80주년, 탈북민 역량 강화도 지원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지난 1월 충청북도 청주를 방문하여 미 국무부 교류프램 동문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서로의 미국 경험담을 나눴다.

한국 주재 미국대사관이 미국 공공외교의 대표적 교류 프로그램인 `국제 지도자 프로그램’(IVLP) 80주년을 맞아 한국인 동문들의 소감을 소개하는 영상을 잇달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과 인적 연결망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는데, 한 탈북민 동문은 VOA에 북한 민주화 운동과 민간단체 운영에 좋은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녹취: IVLP 동문 백연아 씨] “IVLP는 저한테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창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주한 미국대사관이 국무부의 국제 지도자 프로그램(IVLP) 80주년을 맞아 한국인 동문들의 소감을 담은 동영상을 여러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올리고 있습니다.

국무부가 1940년에 시작한 국제 지도자 프로그램은 전 세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미국으로 초청해 문화체험 등을 제공하며 상호 이해를 넓히는 미 공공외교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입니다.

국무부는 지난해 말 현재 전 세계에서 22만 5천 명이 이 프로그램을 연수했고, 이 가운데 전·현직 국가 지도자 500명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또 최대 21일까지 미국의 여러 도시를 방문해 다양한 체험을 하는 이 프로그램을 위해 지난 2019회계연도에 1억 달러의 예산을 집행했다고 밝혔습니다.

2014년 미 영화산업과 관련해 국제 지도자 연수를 했던 다큐멘터리 감독 백연아 씨는, 영화를 먼저 감상한 뒤 평가에 따라 돈을 내는 작은 온라인 신생 배급업체 대표와의 만남이 자신에게 긍정적 에너지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백연아 씨] “자신에 대한 믿음과 세상에 대한 믿음, 그런 게 세상을 바꿀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IVLP 프로그램이 당장 본인들에게 돌아오는 대가는 없지만, (그 대표가) 그것을 나누자는 정신이 있다고 생각해서, 저의 삶이라든지 영화를 제작하는 데 있어서도 그런 게 알게 모르게 (내게) 영향을 끼친 것 같아요.”

교육 콘텐츠 개발 서비스업체를 운영하는 조혜영 씨는 여성 기업가 역량 지원 관련 국제 지도자 프로그램 연수가 자신의 인생에 전환점이 됐다고 말합니다. 저소득층 여성들의 구직을

위해 이력서는 물론 인터뷰 의상까지,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 업체 방문을 통해 큰 영감을 받았다는 겁니다.

[녹취: 조혜영 씨] “제가 창업을 하게 된 것의 뿌리는 IVLP에서부터 있었다고 생각이 들어요. IVLP가 저한테는 굉장히 인생의 터닝포인트였고… 저는 IVLP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연결’이라고 생각합니다. IVLP에 가게 된 것도 좋은 인연과 네트워크를 통해 가게 됐고, 갔다 와서도 제 삶에 있어서 지속적으로 연결고리를 이어나가게 해주는 제 삶의 큰 연결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제 지도자 프로그램 동문 중에는 한국 내 다양한 분야에서 종사하는 탈북민 전문가들과 지원단체 관계자들도 있습니다.

북한 15호 요덕관리소 출신으로 지난 2011년, 민주주의 난민 지원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는 8일 VOA에, 선진민주주의를 체험하며 자신의 역량을 발견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강철환 대표] “내가 가진 새로운 역량을 발견하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내가 어떤 역량을 갖고 있고 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이런 것을 IVLP 경험을 통해 얻었던 중요한 계기였던 것 같아요.”

특히 미국의 오랜 난민 정착 역사를 배우고 단체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한국 내 탈북민 정착 지원 개선 방안과 자신이 ‘북한전략센터’라는 단체를 만드는 데도 큰 영감을 받았다는 겁니다.

[녹취: 강철환 대표] “미국이란 민주주의 국가의 장점과 경험에 대해 많이 배웠습니다. 특히 난민 최대 수용국가로서 어떤 시행착오가 있었고 지원을 적절히 하면서 난민이 자력으로 생존하도록 교육도 하고. 이런 것을 자세히 배우면서 탈북자 문제를 다시 돌아보게 됐고. 미국은 정말 유능한 친구들이 NGO에 많이 들어가더라고요.”

미 정부 산하 독립기구인 ‘미국공공외교자문위원회(ACPD)’는 올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국제 지도자 프로그램 등 미 정부가 제공하는 공공외교 프로그램을 이수한 한국인 동문이 9천여 명이며, 이 가운데 탈북민 150명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위원회는 대북 공공외교의 일환으로 탈북민들에 대한 교육 지원과 교환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며 영어 교육 등 내역을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국무부 관계자는 앞서 VOA에 “한국과 미국, 다른 곳에 있는 탈북민 커뮤니티와 적극 관여하고 있다”며 탈북민들의 역량 강화와 북한 인권 개선에도 공공외교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무부 관계자] ““We actively engage with the North Korean defector community in the Republic of Korea and…United States and elsewhere.”

강철환 대표는 탈북민 역량 강화를 꾸준히 지원하는 미 정부에 감사하다며, 더 많은 탈북민이 국제 지도자 프로그램을 통해

북한의 자유와 재건을 위한 지도자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강철환 대표] “저에게는 잊혀지지 않은 경험이었습니다. 좀 더 많은 탈북민들이 이 프로그램을 더 많이 경험해서 선진화된 자유 민주주의 체제를 배웠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이 경험들이 앞으로 우리가 맞이할 북한의 변화와 민주주의 학습 경험을 북한 주민들과 나누고 전수하는 데 상당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