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의장 선출 사흘째 불발, 혼란 가중…바이든, 불법입국자 즉각 추방 확대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 공화당 대표가 5일 하원의장 선출이 불발된 이후 기자단에 둘러싸여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 하원이 개원 나흘째 의장 선출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5일까지 11차례 투표까지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6일, 나흘째 투표에 돌입했는데요. 이날(6일) 한 12, 13차 투표에서도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남미 국가 출신의 합법적인 이민 수용은 늘리는 반면, 불법입국자 즉각 추방 조처는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지난해 12월 시장의 예상을 넘은 신규 고용이 이뤄지고 실업률도 떨어졌다는 미국의 고용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118대 연방 의회가 출범한 지 사흘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하원의장은 여전히 공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원이 5일, 사흘째 하원의장 투표를 진행했는데요. 여전히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공화당 내 강경 보수파 의원들이 계속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대표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하원은 이날(5일) 3차례 투표를 더해 총 11차례 투표가 부결된 끝에 정회를 선언하고, 6일 정오에 다시 투표를 속개했습니다.

진행자) 6일 투표 어땠습니까?

기자) 네, 지금까지 12차, 그리고 13차 투표까지 진행됐는데요. 이 두 번의 투표에서 모두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진전은 있습니다. 매카시 대표는 12차 투표에서는 앞선 11차 투표에서의 득표수인 200표 보다 13표 많은 213표를 얻었습니다. 다만, 당선을 위한 218표에 5표 모자랐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13차 투표에서는 이보다 1표 늘어 214표를 받아 매카시 대표는 하원의장 당선에 한걸음 더 다가갔습니다.

진행자) 투표는 언제까지 진행되죠?

기자) 하원의장이 당선될 때까지 입니다.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하원의장 후보가 과반 득표를 얻어 하원의장이 당선될 때까지 투표는 계속됩니다. 의회는 일단 13차 투표까지 하고 정회를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이날(6일) 오후 10시에 다시 모여 14차 투표를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하원의장 선거가 이렇게 며칠째 불발되는 게 흔한 일은 아니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원의장이 되려면 하원의원 435명 가운데 과반인 218표를 얻어야 하는데요. 다수당의 후보를 선출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그리고 표결은 사실상 요식행위인 거죠.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작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222석을 차지해서 다수당이 됐고, 하원 공화당 대표인 매카시 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됐지만, 본회의 투표에서 공화당 내 반란표가 쏟아진 겁니다. 미 언론은 하원의장 선출이 사흘을 넘기면서 164년 만에 가장 장기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전하고 있는데요. 남북전쟁 직전이었던 지난 1859년에는 모두 44번의 투표가 진행됐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내에서 얼마나 많은 이탈표가 나오고 있는 겁니까?

기자) 강경 보수파 의원 약 20명이 계속해서 매카시 의원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프리덤코커스’ 소속인 이들 의원은 매카시 의원이 이때까지 하원 공화당을 이끌며 민주당에 너무 협조적인 모습을 보였고, 공화당이 다수당이 된 하원을 이끌기에 충분히 보수적이지도 강성이지도 못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강경파 의원들은 별도의 후보도 내세우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4일 플로리다 출신의 바이런 도널즈 후보를 내세워서 20표를 몰아줬습니다. 그리고 5일에 진행된 9, 10, 11차 투표에선 공화당 소속 22명이 다른 의원에게 투표하거나 불참 또는 기권하면서 매카시 의원은 200표를 얻는 데 그쳤습니다. 반면 민주당 측 후보인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대표는 민주당 의원 전원의 지지를 얻어 11차례 투표에서 모두 212표를 얻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투표 과정에서 의외의 인물이 언급됐더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맷 게이츠 의원이 7차 투표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힌 겁니다. 게이츠 의원은 10차와 11차 투표에서도 지지하는 하원의장 후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호명했는데요. 게이츠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자입니다.

진행자) 하원의장 선거에 하원의원이 아닌 사람에게 투표하는 게 가능한 건가요?

기자) 하원의장이 되려면 반드시 현직 하원의원이어야 한다는 헌법 규정은 없습니다. 하지만 게이츠 의원의 이런 돌발 행보는 도널즈 의원에게 표를 몰아주던 강경파 의원들 간의 균열을 보여주는 것이자, 매카시 의원이 하원의장이 되는데 더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매카시 의원이 첫날 하원의장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매카시 의원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은 위대한 중간선거 승리를 부끄러운 패배로 바꿔서는 안 된다”며 강경파들이 마음을 바꿔 투표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는데요. 현재 매카시 대표를 반대하는 의원들 대부분이 친트럼프 성향임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호소에 꿈쩍도 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진행자) 하원의장 선출이 늦어지면서 의원들의 의정 활동도 멈춘 상태이죠?

기자) 네, 하원은 규칙상 의장 선출이 확정될 때까지 다른 업무를 진행할 수 없습니다. 작년 중간선거에서 선출되거나 재선된 의원들은 아직 취임 선서도 못 했고요. 당연히 입법 활동은 물론, 앞서 공화당이 약속한 조 바이든 대통과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조사도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또 하원 내 위원회 구성도 아직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하원 안보 관련 위원장 내정자들은 5일 현 상황이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공동성명 내용 살펴볼까요?

기자) 미 하원 외교위원회와 군사위원회, 정보위원회 위원장 내정자인 공화당 소속 마이클 매컬, 마이크 로저스, 마이크 터너 의원은 공동 성명에서 “우리는 국가 안보 관련 위원장 내정자로서, 케빈 매카시 공화당 대표를 하원의장으로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의원들은 이어 하원의장 공석으로 인해 “행정부가 견제받지 않고 있으며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혹은 정보 당국에 대한 감독도 없다”고 지적하며 “개인적인 정치가 미국의 안전과 안보를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현 하원 상황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일 기자들에게, 공화당 내홍은 “내 문제가 아니다” 라면서도, “이렇게 오래 걸리는 것에 대해 조금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전 세계가 지켜 보고 있다”며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5일 백악관에서 남부 국경 정책과 관련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민정책과 관련해 새로운 방침을 내놓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5일 남부 국경 정책과 관련해 대국민 연설을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부 중남미 국가에서 합법적으로 입국하는 이민자 수용은 늘리는 반면, 불법으로 남부 국경을 넘는 밀입국자는 즉각 추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발표 내용 자세히 살펴볼까요?

기자) 우선, 이민자 수용 내용부터 보면요. 베네수엘라와 니카라과, 쿠바, 아이티 등 4개 국가에서 미국에 오려는 사람들에게 ‘인도적 임시 입국 허가(humanitarian parole)’가 적용됩니다. 미국은 지난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 탈레반 정권이 장악하자 미군의 조력자 역할을 했던 아프간인 7만6천여 명을 인도적 임시 입국 허가로 받아줬고요. 또 작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인들에게도 인도적 임시 입국 허가를 적용했습니다. 인도적 임시 입국 허가는 일정 기간 추방을 유예하는 제도로 합법적으로 거주하고 일할 수도 있는데요. 추방 유예 기간 내에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길을 마련해 미국에 정착하거나 아니면 제3국행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제도가 일부 중남미 국가들에까지 확대된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적 임시 입국 허가를 통해 미국에 재정적 후원자가 있는 중남미 4개 국가 국민들이 합법적으로 미국에 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해당 제도는 재정적 후원자가 있고 신분 조회가 끝나면 항공편으로 미국에 입국하도록 허용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적 임시 입국 허가를 통해 이들 중남미 국가에서 매달 최대 3만 명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합법적인 이민자 수용은 확대하는데,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밀입국자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남부 국경에서의 불법입국 차단 노력은 더 강화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법원 결정으로 타이틀 42 정책이 유지되는 한, 정부는 이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타이틀 42는 불법 이주자들을 국경에서 즉각 추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정책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타이틀 42는 공중보건에 관한 연방 규정으로,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을 목적으로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이후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자 바이든 행정부가 타이틀 42 폐지 수순을 밟았고요. 이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시작됐는데요. 작년 12월 말 미 연방 대법원은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타이틀 42 정책을 유지하라고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정부가 불법입국 단속을 강화한다는 말은, 타이틀 42 적용이 더 확대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타이틀 42는 멕시코 등 일부 중미 국가에서 넘어온 입국자들에게 적용됐는데요. 베네수엘라와 니카라과, 쿠바, 아이티에서 온 사람들은 미국으로 올 수 있는 예외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새로운 방침에 따라 이제 이들 국가 국민들은 남부 국경에서 적발되면 바로 멕시코로 되돌아가야 합니다.

진행자) 해당 조처는 언제부터 시행에 들어갑니까?

기자)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은 “즉시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마료르카스 장관은 이제 “남부 국경에서 적발되면 신속하게 멕시코로 송환될 것”이라며 “국경은 열려 있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남부 국경 상황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계속 문제가 돼 왔던 부분이죠?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 측은 바이든 행정부의 미온적인 대응과 정책적 실패로 남부 국경으로 불법이주자가 몰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미국의 이민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날(5일) 연설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이민 시스템이 붕괴했다며 “오늘 발표하는 이런 조처만으로 우리의 이민 시스템을 고칠 수는 없지만, 도움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이어 “나는 나의 법적 권한 안에서만 행동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리노이주의 한 식당에 일할 사람을 구한다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는 모습. (자료 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의 고용 지표가 발표됐군요?

기자) 네, 노동부는 6일 발표에서 지난해 12월 비농업 부문에서의 고용 건수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22만3천 건의 신규 고용이 이뤄졌습니다.

진행자) 이게 어느 정도의 수준이죠?

기자) 경제 전문가들이 전망했던 20만 건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인데요. 다만,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의 25만6천 건에 비해서는 낮아졌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나온 수치는 지난 2022년 일 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진행자) 방금 지난해 가장 낮은 수준의 신규 고용 건수라고 말했는데요. 이번에 12월까지의 자료가 나왔으니 2022년 한 해 전반적인 신규 고용 건수 상황을 살펴볼 수 있겠군요?

기자) 신규 고용 건수가 가장 적었던 지난해 12월과 달리 지난해 고용 건수가 가장 많았던 때는 지난해 2월로 71만 건이 넘었고요. 12월을 제외하고 가장 낮았던 때는 바로 전달인 11월이었습니다. 2022년 일 년 한 해 동안 추가된 신규 고용 건수는 약 450만 건입니다. 환산하면 2022년 월평균 신규 고용 건수는 약 37만 5천 건입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럼, 12월 신규 고용 세부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네, 부문별로 살펴보면요. 일단 레저와 접객업 부문에서의 고용이 6만7천 건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 부문에서는 지속적으로 고용이 이뤄지고 있는데요.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이전 기간 보다는 여전히 약 93만 건 이상 고용이 적은 상황입니다. 그리고 의료 부문에서는 5만5천 건, 건설에서는 2만8천 건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진행자) 이번 발표에 앞서 미국 기업의 구인 건수도 발표됐죠?

기자) 네, 노동부는 이번 발표에 이틀 앞서 지난해 11월 기업의 구인 건수를 집계해 발표했는데요.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열려 있는 구인 건수는 1천50만 건입니다. 실직자 1명당 약 1.7개의 자리가 열려 있는 겁니다. 여전히 노동 시장에서 일할 근로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러면 실업률은 어떤지도 살펴볼까요?

기자) 네, 지난해 12월의 실업률은 3.5%로 집계됐습니다. 앞선 11월의 3.6%에서 0.1%P 떨어진 것으로 실직자는 570만 명입니다. 실업률은 지난해 3월부터 3.5%에서 3.7% 사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물가 안정을 위해서 지난해 지속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죠?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에는 물가 상승세가 완화하는 모습이 나타났는데요. 노동 시장은 여전히 과열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물가 안정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노동 시장에서 나타나는 과열 양상은 이런 연준의 입장에서 봤을 때 반가운 소식은 아닙니다. 노동 시장이 과열됐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근로자를 구하기 어렵고, 결국 노동력 확보를 위해 임금을 인상하게 되는데요. 결국 이것이 상품 가격 인상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연준은 올해 말 실업률이 4.6%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고용 지표 발표에 어떤 입장을 밝혔나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6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발표는 미국 경제의 희소식이고 경제 계획이 효과적임을 보여준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습니다. 또, 꾸준하고 안정적인 성장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문제 해결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이 있지만, 현재 미국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