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열린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으로의 3대 권력 세습을 떠받들 새로운 권력 실세들을 등장시켰습니다.
이들은 최고 권력기구인 노동당 정치국을 중심으로 당과 정부, 군부에 포진해 앞으로 김정은을 옹립하며 차기 북한 정권의 핵심으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혈족 그룹’과 당, 정, 군 등에 속한 권력 실세그룹을 김정은 후계체제를 지탱해 나갈 새로운 핵심으로 꼽고 있습니다.
우선 주목할 것은 김정일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 등 ‘혈족 그룹’입니다. 지금까지 당 경공업부장 자리에 머물던 김경희는 이번에 ‘인민군 대장’ 칭호를 받은 데 이어 당 중앙위원과 당의 최고지도기관인 정치국 위원 자리에 올랐습니다.
김경희의 급부상에 대해 미 동부 컬럼비아대학의 찰스 암스트롱 교수는 김정일 위원장이 동생인 김경희를 통해 권력 승계의 ‘정통성’을 강조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전문가인 찰스 암스트롱 교수는 김일성 일가인 김경희 등을 내세워 군부를 장악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혈족 그룹에 속하면서 이번 대표자회를 통해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됐던 김경희의 남편 장성택은 정치국 후보위원과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을 맡는데 그쳤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성택-김경희 부부가 김정은 후계체제에서 가장 강력한 후견인 역할을 할 것이란 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군부에서는 리영호 총참모장이 실세로 떠올랐습니다. 리영호는 김정은과 함께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올랐으며 5명 뿐인 정치국 상무위원에도 진입했습니다.
관측통들은 올해 68살인 리영호가 당과 군에서 김정은의 후계체제를 다지는 핵심 실세로 떠올랐다고 말합니다. 한국 국민대학교의 정창현 교수입니다.
“당 중앙군사위원회, 국방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이 세 축에 리영호 참모장이 모두 들어가 있습니다. 이는 리영호를 매개로 후계의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리영호는 김일성 주석의 핵심 측근으로 군에서 활약했던 유경수의 사위로, 역시 최현의 아들로 이번에 실세로 떠오른 최룡해와 함께 김정은의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룡해는 김일성 주석의 빨치산 동료였던 최현의 아들로, 이번에 김정은과 함께 대장 칭호를 받고 당 중앙위원이 됐습니다. 북한 노동당의 역사를 전공한 하와이대학의 서대숙 전 교수입니다.
“리영호 쯤이면 북한 주민들 하고 새 지도자 하고 사이에 연관성을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죠.”
이밖에 김정각 정치국 제1부국장과, 최부일 총참모부 부참모장, 현영철 중장, 김명국 작전국장, 그리고 천안함 공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철 상장도 군부 실세로 떠올랐습니다.
반면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당 중앙위원회 위원이 되는데 그쳤습니다. 워싱턴에 있는 미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은 오극렬이 뒤처진 데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오극렬이 너무 강해지는 것을 견제하려 했거나, 장성택과의 갈등으로 인해 오극렬이 승진 못했을 수 있다는 겁니다.”
노동당에서는 김경옥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과 박정순, 최룡해 등이 실세로 떠올랐습니다. 김경옥은 지난27일 ‘인민군 대장’ 칭호를 받은 데 이어 김정은과 함께 당 중앙 군사위원회 위원과 당 중앙위원에 올랐습니다. 한국 국민대학교 정창현 교수의 말입니다.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에 군사 담당에 김경옥이 있고, 새로 조직지도부제1부부장에 박정순이 임명됐습니다. 박정순은 중앙당을 담당할 것으로 생각이 되고, 앞으로 이 두 사람이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내각에서는 총리 최영림이 정치국 상무위원과 당 중앙위원회 위원이 됐습니다. 또 전병호 비서는 내각을 담당하는 책임 비서로 승진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정치국 위원 전병호 동지 2010년9월부터 내각 정치국 국장 당 책임비서로 사업…”
이는 지금까지 군수 공업을 담당해왔던 전병호 비서가 당에서 내각을 담당하는 업무를 맡게 된 것을 의미합니다. 이에 앞서 내각 부총리로 승진한 강석주는 이번 당 대표자회에서 정치국 위원과 당 중앙위원이 됐습니다.
북한에서는 이번 당 대표자회를 계기로 김일성-김정일 혈족과 군부, 노동당, 내각 등에서 수 십 명의 새로운 권력 실세가 떠올랐습니다. 평양의 권력 판도에 새롭게 등장한 이들 핵심 인물들이 앞으로 어떻게 김정은 후계체제를 다져 나갈지 주목됩니다.
북한이 김일성에서 김정일에 이어, 다시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째 권력 세습을 사실상 공식화 했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북한의 `김정은 후계자 시대’를 전망하는 특집방송을 보내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세 번째 순서로, 후계 과정에서 떠오른 북한의 새로운 권력 실세들을 살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