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 북한 방문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우다웨이 수석대표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북한을 방문해 회담 재개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과 북한은 지난 17일 중국 랴오닝성 푸순에 추락한 북한 전투기의 잔해를 오늘(19일) 사고 현장에서 다른 곳으로 옮긴 데 이어, 사후처리 협상에 착수했습니다. 베이징 온기홍 기자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6자회담 의장인 우다웨이 중국쪽 수석대표의 북한 방문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답) 중국쪽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 특별대표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북한을 방문해 북한쪽 관계자들과 한반도 안정과 평화 유지를 위한 방안과 6자회담 재개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오늘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밝혔습니다.

우다웨이 대표는 북한방문 기간에 박의춘 외무성 외상과 김영일 노동당 국제부장, 북한쪽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부외상, 그리고 김성기 부외상 등과 만났습니다.

문) 중국쪽에서 우다웨이 대표가 북한에 어떤 입장을 전달했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밝힌 게 있나요?

답) 중국 외교부는 더 이상 구체적인 논의 내용을 밝히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우다웨이 대표는 북한쪽 관계자들과 1년 8개월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6자회담의 재개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북-미간 양자 접촉을 제의하고 북한 쪽의 의사를 타진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또한 한반도 문제아 관련해서는, 우다웨이 대표는 북한 쪽에 한미 연합군사훈련 등에 너무 지나치게 강경하게 대응하지 말라고 자제와 냉정을 촉구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 중국이 우다웨이 수석대표를 북한에 보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행보에 나선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데요..

답) 무엇보다 중국이 우다웨이 6자회담 수석대표의 북한방문을 통해 6자회담 재개를 추진하고 나선 것은 한반도 대결사태를 협상 모드로 전환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됩니다. 천안함 침몰사건과 그 후속 대응으로 한국과 미국이 지난달 동해상에 이어 다음달 서해상에서도 미군 항공모함이 참가하는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키로 계획하면서 한반도에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고 중국에까지 미치자 중국으로서는 한반도 사태를 협상 국면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시급해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다웨이 수석대표의 북한 방문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있을 것으로 보이는 미국의 추가 북한제재 방안 발표를 고려한 행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데요, 협상 국면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미국의 대북 제재 방안을 완화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중국은 중국은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는 동시에 미국과 한국의 대북 제재와 군사적 압박을 줄이는 데 6자회담 재개가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문) 지난 17일 발생한 북한 전투기의 중국내 추락 사고 관련 후속 소식으로 가보죠.

추락한 북한 전투기 잔해가 오늘 사고현장에서 수거됐다면서요?

답) 네. 중국 당국은 오늘 오전 5시쯤 랴오닝성 푸순현 라구향에 추락한 북한 전투기 잔해를 해체해 15t-20t짜리 대형 트럭 3대에 나눠 실은 채 다른 곳으로 운반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사고 현장에 무장한 중국 경찰 100여 명이 사고 현장 접근을 엄격하게 통제했고, 반출한 북한 추락 전투기의 행방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는데요, 사고 현장에서 가까운 선양 쪽으로 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문) 중국 쪽이 오늘 전투기를 북한에 곧 돌려 줄 예정인가요?

답) 중국 당국은 추락한 전투기를 오늘 사고현장에서 반출했지만 곧바로 북한으로 돌려보내지는 않을 것으로 이곳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물론 중국 당국이 추락 전투기를 북한으로 돌려보내기는 하겠지만, 우선 당분간 추락 전투기가 중국으로 넘어온 경위나 사고 원인 등을 파악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오늘 사고 현장에서 반출된 사고 전투기가 선양의 공군부대로 운반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 북한이 중국에서 자국 전투기가 추락한 사실을 인정했다면서요?

답) 네. 중국에 나와 있는 북한 외교 당국자는 한국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중국과 전투기 잔해 처리나 사고 수습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혀 사실상 북한 국적 전투기가 중국에서 추락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북한 당국자는 또 선양에 있는 북한총영사관 관계자가 어제 오후 사고 현장을 방문해 둘러봤다고 전하며 중국 쪽과 사고 수습 방안을 논의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이 북한 당국자는 오늘 새벽 반출된 추락 전투기의 행방에 대해서도 아는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어제 중국 당국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북한 쪽과 전투기 처리 문제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또 중국 외교부의 차관보급 간부도 선양에 도착하고 선양주재 북한총영사관 관계자와 중국의 선양군구 사령관도 어제 오후 사고 현장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방금 전한 대로, 북한과 중국이 추락한 전투기 조사와 사후처리 협상에 착수함에 따라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관심이 모아지는데요?

답) 북한과 중국 사이에 전투기 잔해 수습과 추락지역에 대한 피해보상 문제는 쉽게 해결되겠지만 사고 원인과 탈북 시도 여부 확인 등이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으로 이곳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북한 전투기 추락 사고는 중국과 북한 입장에서 모두 곤혹스러운 사건인데다 사안의 민감성을 놓고 볼 때 철저한 함구령이 내려져 은밀하게 처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추락 전투기 조종사의 탈북 시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북한 역시 체제 불안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철저히 입을 다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또 추락 사고 조사가 마무리되더라도 북한과 중국이 철저하게 입을 다물면서 사고의 경위 자체가 미궁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문) 일각에서는 추락한 북한 전투기에 두 명이 타고 있었고 한 명은 추락 직전 낙하산을 이용해 탈출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는데, 생존자는 없나요?

답) 네. 추락한 북한 전투기는 조종사 한 명만 탑승하는 단좌식 전투기이고 추락 당시 조종사 한 명만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숨진 조종사가 계급장을 달지 않아 중국 당국이 그의 직위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북한 전투기가 지난 17일 오후 추락한 지 15분 만에 중국의 무장 경찰들이 현장에 도착해 조종사 시신을 수습했고 조종사는 30대 초반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 대공망 시스템이 이 전투기가 추락하기 전부터 행방을 좇고 있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추락 당시 비행기 꼬리에 장착된 낙하산이 펼쳐진 덕에 비행기 잔해가 비교적 온전한 형체를 갖출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