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민들 “북한 도발 우려되지만 그래도 협력대상”

한국 국민들은 천안함 사태 이후 북한의 추가 군사도발을 우려하면서도 북한을 여전히 협력대상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제1야당 대표는 북한의 3대째 권력 세습을 비판하면서도 이명박 정부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교류 협력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민들은 북한의 군사 도발 가능성을 크게 보면서도 북한을 협력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통일부가 한국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말 실시해 11일 한나라당 홍정욱의원에게 제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의 군사적 도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가능성이 크다고 답변한 사람이 설문 대상자의 52% 그리고 안보상황에 대해서도 위험하다고 평가한 응답자가 63.5%로 나타났습니다.

또 천안함 사태에 대해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 조치가 있을때까지 대화와 협력을 중단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56%였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정체성을 묻는 질문엔 ‘협력대상’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59%로 나왔고 개성공단 유지를 찬성하는 사람도 70%에 달했습니다.

이 같은 조사결과에 대해 홍정욱 의원은 북한 지도층과 주민들을 분리해 대처해야 한다는 한국 국민들의 정서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했습니다.

“우리 국민들 마인드 속에서도 북한 지도층과 북한 국민을 분리하는 그런 생각이 있는 것 같구요, 그런 차원에선 중장기적으론 협력의 대상으로 하되 지금은 그래도 원칙을 지켜야 하지 않느냐 그런 복합적 정서가 반영된 그런 데이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제1야당인 민주당의 손학규 대표는 11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북한이 공식화한 3대 권력 세습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하면서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선 북한과의 교류 협력이 불가피하다고 현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북한을 상대하지 않을 수 있는가, 북한과 적대관계를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인가 입니다, 저희는 교류협력을 통해서 남북한의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을 더욱 더 절감하고 있습니다”

손 대표는 또 이러한 북한과의 교류는 쌀 지원 재개를 시작으로 물꼬를 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집권여당인 한나라당 내 유력한 차기 대통령선거후보 중 한 사람인 김문수 경기지사도 북한을 “좌를 빙자한 세습독재체제”라고 강하게 비난하면서도 남북관계의 실천적 전략 차원에서 대북 쌀 지원은 자연스런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지사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가진 강연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얘기하면서 북한이 비핵화하기 전에는 무조건 쌀을 줘선 안된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가능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김 지사는 “북한이 쌀을 군량미로 쓸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그렇게 치면 남북관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인식은 하되 북한에 대한 실천적 전략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