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강의실 남녀 분리"...이란, 임시 핵사찰 허용

아프가니스탄 헤라트 소재 학교에서 여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탈레반 정부가 대학 강의실에서 여성과 남성을 분리하도록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은 아프가니스탄 구호를 위한 자금 6억 달러 모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란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임시 핵사찰에 다시 합의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 전면전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경고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부가 대학에서의 남녀 분리 원칙을 공개했군요?

기자) 네. 탈레반 정부의 압둘 바키 하카니 고등교육부 장관은 여성들이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지만, 남성과 함께 공부할 수는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남녀 대학생이 같은 교실에서 강의를 들을 수는 없게 된 거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공립이나 사립대학에서 강의실이나 건물 구조가 분리된 상태 아래서만 여성들이 교육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탈레반이 물러갔던 지난 20년 동안 아프가니스탄 대학에서 여학생들은 남자 학생들과 복장 제한 없이 같이 교육받을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여학생들은 누가 가르치는 겁니까? 여자 교수인가요? 아니면 남자 교수인가요?

기자) 원칙적으로 여학생들은 여성 교수가 가르쳐야 합니다. 그런데 정말 필요한 경우엔 이슬람 율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남성이 여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이슬람 율법을 위반하지 않는 겁니까?

기자) 네. 남자 교원들이 장막 뒤에서 가르치거나 화상으로 수업을 하라고 탈레반 정부는 지시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 정부가 여성들의 대학 교육을 허용할 것인지 그간 전 세계의 눈길이 쏠리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996년부터 2001년까지 탈레반이 집권했을 때 여성의 학교 출석을 일절 금지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여성들은 대학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학교에 다닐 수 없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지난 20년 동안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자들의 학교 교육을 허용하면서 큰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맞습니다. 유네스코 보고에 따르면 지난 2001년 탈레반 정부가 무너진 뒤 17년 동안 기초 교육을 받은 여학생의 수가 ‘0’에서 250만 명이 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10년 동안 여성의 문자해독률이 배가 늘어 30%에 달했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그런데 탈레반 정부가 다시 남녀 분리 규정을 도입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하카니 장관은 학생들이 무슬림이기 때문에 새 규정을 따라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탈레반 정부는 남녀 공학 체제를 끝내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고 강조했는데요. 지난 20년간 교육 부분에서 이룩한 업적을 유지하기를 원하지만, 남녀 공학은 더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여학생들 복장 규정도 관심사였는데요. 이 문제는 어떻게 됐나요?

기자) 네. 여학생들은 머리를 가리는 히잡을 써야 합니다. 하지만, 하카니 장관은 여학생들에게 얼굴까지 다 가리는 것을 강제할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대학에서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내용에도 변화가 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하카니 장관은 기자들에게 이 문제도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탈레반 정부가 합리적이고 이슬람적인 교육안을 만들기를 원한다면서 이는 경쟁력을 키울 뿐만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의 역사적, 국가적, 그리고 이슬람적 가치에 부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새 규정은 대학에만 적용되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초중고교 같은 하급 교육 기관에도 남녀 분리 원칙이 적용됩니다.

진행자) 전 세계는 탈레반이 교육 외에 다른 사회 분야에서도 여성 인권을 존중할 것인지를 눈여겨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과거 집권 시기에 탈레반이 여성들을 혹독하게 다뤘기 때문입니다. 당시 여성들은 학교에 다닐 수 없었고, 남성 친척 없이는 혼자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 등 기본 인권을 보장받지 못했습니다. 거기에 이런 규정을 어기면 혹독한 처벌이 뒤따랐는데요. 하지만, 이번에 다시 집권한 탈레반은 기본 인권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13일 아프가니스탄 원조를 위한 회의가 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3일 오후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엔이 주도하는 아프가니스탄 원조 회의가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최근 아프가니스탄 내 인도주의적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프간 정부군과 탈레반 사이 전투가 격화하면서 구호 작업이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유엔은 현재 아프간인 약 1천 800만 명이 식량과 식수, 기타 긴급 물품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유엔은 아프간 내부 정치 상황과 상관없이 구호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13일 원조 회의도 이런 노력 가운데 하나입니다. 유엔은 이번 회의에서 약 6억 달러를 모금할 예정인데요. 목표로 한 원조 기금 가운데 3분의 1은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집행합니다.

2021년 9월 12일 모하마드 에슬라미 이란 원자력청(AEOI) 청장과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이란 테헤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란 정부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 사찰 활동을 12일 다시 허용했군요?

기자) 네. 모하마드 에슬라미 이란 원자력청(AEOI) 청장과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날 테헤란에서 회담한 뒤 낸 공동성명에서 이란 핵 시설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에 IAEA 사찰관들이 접근하는 것을 허용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올해 들어 이란 핵 사찰 활동에 우여곡절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은 지난 2월, 이란 핵 합의 당사국들이 의무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자국도 IAEA 핵 사찰을 중단한다고 전격 선언했습니다. 그러자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이란을 방문해서 3개월 시한부 연장을 끌어낸 바 있는데요. 하지만, 사찰 범위와 권한이 대폭 축소됐습니다.

진행자) 얼마나 축소된 겁니까?

기자) 네. IAEA 조사단이 직접조사 하는 게 아니라 이란 핵 시설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고 이란은 이 감시 카메라에 찍힌 영상을 IAEA에 제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이란은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풀면 영상을 제공하고, 그렇지 않으면 이를 지우겠다고 위협해 왔습니다.

진행자) 그러다가 다시 사찰관이 카메라에 접근하는 것을 허용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찰관들을 현지에서 카메라를 정비하고 저장 카드를 바꿀 수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기존에 촬영된 영상은 외부로 실어 낼 수 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양측은 이란 안에 안전한 장소에 영상 저장 카드를 보관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감시 카메라 외에 IAEA와 이란 사이에 아직 해결하지 못한 쟁점들이 또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 내 신고되지 않은 핵 시설 3곳에서 핵 활동이 포착됐는데, 여기에 관한 이란 정부 설명이 없습니다. 거기에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도 논란거리 가운데 하나입니다. 특히 이란은 최근 우라늄 농축 농도를 점점 올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의 우라늄 농축 농도가 지금 어느 정도 수준까지 왔나요?

기자) 네. 지난 5월부터 60%까지 높였습니다. IAEA는 분기 보고서에서, 이란의 전체 농축 우라늄 비축량 가운데 60% 농축 우라늄은 약 2.4kg, 20% 농축 우라늄은 62.8kg으로 추정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둘 다 이란 핵 합의에서 약속한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 6개국과 이란이 지난 2015년 체결한 이란 핵 합의에 따르면 이란은 3.67% 농도의 우라늄만 생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2018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핵 합의에서 전격 탈퇴한 후 단계별로 이행 범위를 축소해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IAEA는 현재 이란의 우라늄 비축량을 어느 정도로 보고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 5월 22일 기준으로 이란이 농축 우라늄 3천241kg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2021년 9월 10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열린 얄타유럽안보포럼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전면전 가능성을 언급했군요?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전면전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10일 수도 키예프에서 열린 ‘얄타유럽전략회의(YES)’에 나와 이같이 말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긴장 관계에 있죠?

기자) 네. 러시아가 지난 2014년에 당시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했습니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에 있는 친 러시아 반군을 지원하면서 두 나라 관계가 급속하게 악화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가장 최악의 상황인 전면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벌어진 분쟁으로 지금까지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2014년부터 지금까지 1만 4천여 명이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올해 들어서도 이 지역에서 긴장이 고조됐죠?

기자) 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올해 전투가 격화했고, 거기에 러시아가 국경 쪽으로 대규모로 병력을 이동시키면서 두 나라 사이에 긴장이 더욱 커졌습니다.

진행자) 전면전은 젤렌스키 대통령 말처럼 우크라이나에 좋지 않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죠?

기자) 네. 군사력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4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쟁이 나면 2주 안에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간 젤레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만날 뜻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0일 행사에서도 푸틴 대통령과 실질적인 만남을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측이 빨리 현안을 해결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 아래에 있는 우크라이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추진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나토에 가입해 안보 불안을 줄이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서, 이 문제를 다시 제기했던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면서, 우크라이나의 가입을 불허하는 것이 나토를 약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추가 원조를 제공하기로 했죠?

기자) 네. 미국 정부는 6천만 달러 규모의 군사원조를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정부 고위 관리에 따르면 추가 원조에는 대전차 미사일과 통신 장비 등 군수 물자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