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미 남부 국경을 넘은 불법 이주자들을 전세 버스에 태워 워싱턴 D.C.로 이송하기 시작했습니다. 뉴욕 지하철 총격 사건의 용의자가 체포돼 테러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지난해 미국의 사망자 수가 역대 가장 많았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남부 국경을 넘은 이주자들이 워싱턴 D.C.로 이송돼 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쿠바 등 중남미 출신 이주자들을 실은 버스가 13일 워싱턴 D.C.에 도착했습니다. 이들은 미 남부 국경을 불법으로 넘어 텍사스주에서 연방 입국 수속을 마친 이주자들인데요. 앞서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국경 지역에서 체포된 불법 이주자들을 수도로 보내겠다고 예고했는데 워싱턴에 버스가 도착하기 시작한 겁니다.
진행자) 애벗 주지사가 왜 이들을 워싱턴 D.C.까지 보낸 겁니까?
기자) “조 바이든 행정부가 ‘타이틀 42(Title 42)’를 철회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주지사 대응의 일환”이라고 애벗 주지사실은 밝혔습니다. 타이틀 42는 공중 보건에 관한 연방 규정인데요.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다는 목적으로 타이틀 42를 발동해 남부 멕시코 국경지대를 불법으로 넘는 이주자들을 국경에서 즉각 추방할 수 있도록 허용했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오는 5월 23일부로 타이틀 42를 폐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연방정부의 이민 방침에 대한 항의로 이주자들을 이송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애벗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버스로 이주자들을 워싱턴 D.C로 보냄으로써, 바이든 행정부는 우리의 국경을 넘도록 허용된 사람들의 필요를 더 신속하게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국경 보안 실패에 따른 짐을 텍사스주가 질 수는 없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국경을 넘은 이주자들이 어떤 경로로 미국 수도까지 왔습니까?
기자) 약 35명의 불법 이주자를 태운 버스는 텍사스주 국경 도시인 델리오를 출발했고요. 13일 워싱턴 D.C.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첫 번째 버스가 도착한 데 이어 14일에도 버스 이송이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버스에 오른 이민자들이 다들 워싱턴 D.C.로 가기 원했던 걸까요?
기자) 애벗 주지사는 이주자들이 다들 가고 싶어 했고 또 이들은 국경에서 세관국경보호국(CBP)의 입국 절차를 거친 사람들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주 애벗 주지사가 불법 이주자 이송 계획을 처음 발표했을 당시, 원하지 않는 사람을 강제로 워싱턴으로 이송할 경우 연방법에 위배될 수 있다는 비판이 있었데요. 애벗 주지사가 이 부분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점을 밝힌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워싱턴 D.C.에 도착한 이주자들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버스에서 내려 자유롭게 흩어졌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주자들 가운데 워싱턴에 있는 가족과 합류한 경우도 있고요. 다른 도시로 이동할 계획인 사람들도 있는데요. 하지만 최종 목적지가 어디든, 이들은 이민 수속을 계속 진행하기 위해서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이동상황을 보고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진행자) 텍사스 주지사는 계속 이렇게 이주자들을 워싱턴으로 보낼 예정인가요?
기자) 네. 애벗 주지사는 전세 버스 외에 전세 비행기까지 동원해 더 많은 불법 이주자를 수도로 이송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남부 국경 이주자들을 이동시킨 데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애벗 주지사의 이번 조처는 ‘선전 홍보활동’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공화당 소속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애벗 주지사는 이민정책을 비롯한 각종 연방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바이든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왔는데요. 인권 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텍사스지부 측도 애벗 주지사의 이번 조처는 정치적인 동기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공화당 쪽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는데요. 텍사스 주의회 맷 셰퍼 공화당 의원은 이번 조처는 관심을 끌기 위한 술책(gimmick)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타이틀 42 폐지를 앞두고 텍사스주가 이렇게 강경한 대응을 보이고 있는데, 타이틀 42로 그간 얼마나 많은 이주자가 추방됐습니까?
기자) CBP 자료에 따르면, 타이틀 42가 시행에 들어간 지난 2020년 3월 이후 브라질과 아이티, 멕시코 등 중남미 출신 이주자 약 200만 명이 강제 추방된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대부분이 타이틀 42의 적용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타이틀 42로 즉각 추방될 수 있는데도, 남부 국경을 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팬데믹이 시작되기 한 해전인 지난 2019년 2월, 남부 국경을 넘다 CBP에 체포된 사람은 7만 6천500여 명이었습니다. 그리고 타이틀 42가 시행에 들어가기 직전인 2020년 2월엔 그 수가 약 3만 7천 명으로 줄었는데요.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기승을 부리던 2021년엔 그 수가 10만 명을 넘겼고요. 올해 2월에는 그 수가 약 16만5천 명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이 가운데 9만1천500여 명이 추방됐고요. 나머지 사람은 명명 신청이나 인도적 입국 절차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타이틀 42가 해제되면 불법 입국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따라서 애벗 주지사는 지난주 이주자들을 워싱턴 D.C.로 이송하는 조처 외에 또 다른 국경 정책을 발표했는데요. 멕시코와 남부 국경을 통과하는 차량의 검역을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애벗 주지사는 밀입국자나 마약 밀매를 색출하기 위해 차량 검문 검색 강화는 꼭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 검역 조처로 인해 지금 남부 국경이 혼잡한 상황이라고요?
기자) 네. 미국과 멕시코를 잇는 중요한 교역로인 ‘파-레이노사 국제다리’가 트럭들로 가로막혀 있습니다. 지난 월요일부터 주 보안당국이 텍사스로 들어오는 모든 트럭을 세워 검색하자 이에 항의하기 위해 멕시코 트럭 운전사들이 다리를 막고 있는 건데요. 이 다리를 통해 중남미산 농산물과 자동차 부품 등 다양한 물품 교역이 이뤄지는데, 교역이 마비되면서 물류비용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 연방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백악관은 텍사스주의 검역 강화는 ‘불필요한 조처’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물류 공급이 지체되고 생산이 지연되면서 텍사스주는 물론이고 미 전역의 물가 상승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인데요. 반면 공화당 소속의 존 카트코 하원의원은 ‘폭스뉴스’에 애벗 주지사의 조처는 바이든 행정부의 국경 관리에 대한 ‘깊고 지속적인 불만’을 반영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최근 뉴욕 지하철에서 총격을 가한 용의자가 체포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총격 사건 하루 만인 13일, 용의자 프랭크 제임스 씨가 뉴욕 맨해튼 이스트빌리지에서 체포됐습니다. 수사 당국의 합동 기자회견에서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화상으로 용의자 체포 소식을 시민들에게 전했는데요. 또 뉴욕 동부 지방 검찰은 제임스 씨에 대해 대중 교통시설에 대한 공격을 금지하는 연방법을 적용해 테러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뉴욕 지하철 총격 사건이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볼까요?
기자) 사건은 12일 아침 출근 시간인 8시 30분쯤에 벌어졌습니다. 용의자 제임스 씨가 뉴욕 지하철 N 노선 열차에 올라 열차가 브루클린 36번가 역에 다다를 무렵, 연막탄을 터뜨린 뒤 9mm 권총을 꺼내 들고 33발을 발사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총격으로 인해 지하철에 타고 있는 승객들은 놀라 대피했는데요. 당시 상황을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열차 안에서 빠져나온 연기가 승강장을 가득 채우고 있고요. 부상자들이 피를 흘리며 누워있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진행자) 사상자도 있습니까?
기자) 다행히 목숨을 잃은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최소한 23명이 명이 다쳤는데요. 직접 총을 맞은 사람은 10명으로 5명은 중퇴이지만 생명이 위독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용의자는 어떻게 붙잡힌 겁니까?
기자) 용의자는 사건 직후 혼란한 틈을 타 열차에서 내려 현장을 빠져나갔는데요. 경찰은 용의자가 현장에 떨어트린 글록 9mm 탄창과 손도끼, 휘발유로 추정되는 액체 등을 수거했고요. 또 렌터가, ‘유홀(U-HAUL)’ 열쇠를 통해 신분을 확인한 뒤 바로 공개 수배령을 내렸습니다. 경찰은 시민들의 제보를 통해 사건 현장에서 8km 떨어진 곳에서 제임스 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는데요. 체포 과정에서 별다른 저항은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용의자는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62세 남성인 제임스 씨는 뉴욕시에서 여러 차례 체포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뉴욕 경찰은 용의자가 1992년부터 1998년까지 뉴욕에서 강도와 성범죄, 절도 등으로 9번 체포됐다고 밝혔는데요. 또 인근 뉴저지주에서도 3번의 범죄 전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진행자) 범행 동기는 밝혀졌습니까?
기자) 수사당국은 아직 정확한 범행 동기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제임스 씨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서 인종차별이나 흑인 지역사회에서의 폭력, 애덤스 뉴욕 시장의 정책 등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해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 한 해 미국의 사망자 수가 가장 많았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잠정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한 미국인의 수가 약 346만 명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보다 8만 명이나 늘어난 수치입니다.
진행자) 이렇게 사망자가 많았던 이유가 뭔가요?
기자) CDC에서 사망자 통계를 담당하고 있는 로버트 앤더슨 박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3일 현재 미국에서 코로나로 인한 전체 사망자 수는 거의 100만 명에 달하고 있는데요. 지난 2020년 코로나로 사망한 사람은 35만 명이 넘었고, 지난해에는 이보다 더 많은 약 41만 5천 명이 코로나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전문가들은 2021년에는 2020년보다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었죠?
기자) 맞습니다. 2021년부터 코로나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2020년보다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었는데요. 결국 이런 전망은 빗나갔습니다. 전문가들을 예상외로 많은 사람이 백신 접종을 거부했을 뿐 아니라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조치를 따르지 않은 것을 이유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실제 데이터를 보면 지역별 백신 접종 완료율과 코로나로 인한 사망률에서 어느 정도의 상관관계가 보이나요?
기자) 어느 정도 확인이 됩니다. 데이터 제공 사이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11일 현재 미국에서 코로나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인구 10만 명당 약 420명을 기록 중인 미시시피주인데요. CDC에 따르면 이 지역의 5세 이상 인구 백신 접종 완료율은 55%에 불과합니다. 미국 전역의 5세 이상 백신 접종 완료율인 70%보다 15%P나 더 낮은 겁니다. 미시시피주에 이어 애리조나, 오클라호마, 앨라배마주 등이 코로나로 인한 사망률이 높은데, 이 지역들은 모두 50~60%대의 비교적 낮은 백신 접종 완료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외에도 사망자가 늘어난 다른 요인은 뭘까요?
기자) 네, CDC의 예비 자료에 따르면 암으로 인한 사망자도 소폭 늘어났고요. 이 외에도 당뇨, 만성 간 질환,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자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역시 한 해 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CDC가 아직 공식적으로 지난해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 통계 자료는 공개하지 않았는데요. 10월까지 잠정 자료에 따르면 최소 1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앞선 해보다 1만 명가량 늘어난 겁니다.
진행자) 특히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 중에서도 청소년 사망자 수 증가가 주목되는 부분이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최근 ‘미국의학협회저널(JAMA·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실린 연구 논문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청소년의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매년 500명 선으로 비교적 일정했는데요. 하지만, 지난 2020년부터 급격히 늘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어느 정도나 되는데요?
기자) JAMA 논문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해 사망한 청소년 수가 950명을 넘었고, 2021년에는 약 1천 150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UCLA의 조셉 프리드먼 연구원은 “유례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전문가들은 마약성 약물인 펜타닐이 들어간 위조 알약 등이 청소년 사이에서 유통되고 있다는 점이 심각한 문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인의 기대수명 역시 최근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죠?
기자) 그렇습니다. 기대수명이란 그해에 태어난 아기가 앞으로 몇 살까지 살 수 있을지 기대되는 평균 연수를 일컫는 건데요. 지난 2020년의 기대수명은 앞선 해에 비해 약 1년 반 줄어든 77세였습니다. 그리고, 아직 CDC의 공식적인 발표가 나오기 전이지만 전문가들은 2021년의 기대수명은 2020년보다도 5개월에서 6개월 더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