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소 전망' 뉴욕·워싱턴 폭력 시위 대비...바이든 첫 거부권 행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곧 기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뉴욕과 워싱턴 D.C.가 폭력 시위에 대비해 경계를 강화했습니다. 전임 대통령에 대한 형사 기소는 미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를 통과한 연기금 투자 제한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취임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의회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한 겁니다. 이어서, 바이든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기밀을 최대한 공개할 것을 지시하는 법안에 서명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만간 기소될 수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21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형사 기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뉴욕시와 워싱턴 D.C. 당국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보안 태세를 강화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 본인이 기소될 것이라며 지지자들에게 항의할 것을 촉구했기 때문인데요. 뉴욕에서는 경찰 간부들과 뉴욕시장 공공 안전 보좌관들이 회의를 열고 폭력 시위 등을 대비한 안전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뭐라고 했는지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8일,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21일에 자신이 검찰에 체포될 것이라는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패하고 매우 정치적인 맨해튼지방검찰에서 불법적으로 유출된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24 대선에서 가장 앞서는 공화당 후보이자 전직 대통령인 자신이 오는 21일에 체포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전직 대통령이 기소될 수 있는 겁니까?

기자) 네, 기소될 수 있습니다. 법무부는 오랜 관례에 따라, 현직 대통령에 대한 연방 기소는 피했습니다. 하지만, 퇴임한 지 2년이 지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제 그런 법적 보호막을 갖지 못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재 조사받고 있는 사건은 연방 차원의 조사가 아니기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가 가능한데요. 하지만, 미국 역사상 전직 대통령이 기소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트럼프 전 대통령이 21일 기소되면 미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 벌어지는 건데요. 어떻게 해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된 건지 정리해보죠. 우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어떤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겁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직 성인영화 배우의 입을 막기 위해 돈을 제공한 사건과 관련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 씨가 2016년 대선 직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한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 씨의 폭로를 막기 위해 13만 달러의 합의금을 건넸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 일가가 운영하는 ‘트럼프그룹’이 이후 코언 씨에게 이 돈은 변제해줬고, 이 과정에서 회계장부를 위조했다는 혐의가 드러났습니다. 이에 대해 뉴욕 맨해튼 지방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코언 씨는 이미 해당 사건과 관련해서 법적 처벌을 받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뉴욕 연방 지방법원은 지난 2018년, 코언 씨가 대니얼스 씨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한 또 다른 여성, 캐런 맥두걸 씨에게 입막음 조로 합의금을 건넨 것과 관련해 선거자금법 위반으로 징역 3년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연방 검찰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할지는 누가 결정하는 건가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 여부는 맨해튼 대배심에 달려있습니다. 대배심은 지역 사회에 뽑힌 일반 시민들로 구성되는데요. 재판에 참여해서 피의자와 검찰, 증인의 증언까지 다 듣고 피의자가 유죄인지 무죄인지를 판단하는 소배심과는 달리, 대배심은 검찰 측이 사건을 수사해 제시한 증거를 듣고 피의자의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연방 재판을 비롯해 많은 주가 대배심 제도를 두고 있는데요. 뉴욕 대배심은 23명이고요. 증거를 듣거나 심의하려면 최소한 16명이 참석해야 하고, 12명이 기소를 하기 위해 충분한 증거가 있다는 데 동의해야 합니다.

진행자) 국민들이 대배심 절차를 알 수 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대배심의 심사 과정은 모두 비공개로 진행됩니다. 또 대배심 절차에서는 판사도 없고, 피고인의 대변인도 없습니다. 다만, 검찰이 증인을 소환해 질문하고 대배심도 증인에게 질문할 수 있습니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서 코언 씨와 코언 씨의 법률 고문이었던 로버트 코스텔로 씨 등이 출석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도 증인 출석 요청을 받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사는 출석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출마를 이미 선언하지 않았습니까? 기소될 경우 정치적 파장이 클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잘못을 부인하면서, 자신에 대한 혐의가 차기 대선에서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랜 우군인 공화당 중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앨빈 브래그 맨해튼 검사장이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될 수 있도록 더 많은 일을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정치적 수사로 몰아 지지층이 더 결집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차기 대선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쟁할 사람들이 있죠? 차기 공화당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은 현 상황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인물이죠?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해당 수사에 정치적 동기가 있다며, “근본적으로 잘못됐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포르노 스타의 입막음용으로 돈을 지불한 것과 관련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거리를 뒀습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UN) 주재 미국 대사 등 다른 잠재적 경쟁자들 역시 기소가 정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옹호하지는 않았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출입기자단과 환담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의회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20일, 의회를 통과한 연기금 투자 제한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재임 중 첫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한 건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트위터에 “해당 결의안은 MAGA 공화당 하원 의원들이 좋아하지 않은 위험 요소를 불법으로 만들어서, 여러분의 은퇴 저축을 위험에 빠트릴 것”이라며, “여러분이 힘들게 번 번 돈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MAGA 공화당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을 말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호의 첫 글자를 딴 말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기간 내세웠던 이 구호를 따르는 공화당원들을 MAGA 공화당원이라고 부릅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MAGA 공화당원들을 언급하며 거부한 결의안,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해당 결의안은 연기금 투자 때 투자 대상의 ESG, 즉 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을 고려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엔 연기금의 투자를 결정할 때 재무적인 면만 고려하도록 했는데요. 노동부가 작년 11월, 전임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규정을 개정해 근로자의 저축 연금으로 투자할 때 ESG에 대해서도 고려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의회가 이번에 정부 규정을 뒤집어서 ESG를 다시 고려하지 못하게 한 겁니다.

진행자) 공화당 측에서는 왜 정부 방침을 뒤집으려고 한 겁니까?

기자) 공화당 의원들은 해당 규정이 ‘워크(Woke)’, 즉 차별 반대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감수성을 주입하는 것에서 비롯된 진보적인 관행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연기금 펀드 매니저들이 투자를 결정할 때 진보적인 관행을 따르게 함으로써 투자를 정치화했다는 주장인데요. 따라서 정부 정책을 반대해왔고요. 작년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면서 관련 법안을 추진해 지난 달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상원은 민주당이 근소한 차이로 다수당이지 않습니까?

기자) 네, 하지만 상원에서도 지난 1일, 50대 46으로 해당 법안이 통과했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조 맨친, 존 테스터 의원이 찬성표를 던지며 정부 방침에 반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이제 연기금 펀드매니저들이 투자를 결정할 때 ESG 요소를 전혀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결의안은 ESG 요소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지, ESG를 아예 고려하지 못하도록 금하지는 않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데 대해 의회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공화당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20일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월스트리트가 힘들게 번 돈을 저축을 늘리는 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극좌 정치 의제에 투자하기를 원한다는 것이 분명하다”며 “이는 노인과 근로자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쪽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공화당 의원들이 모든 회사와 모든 투자자에게 자신들의 견해를 강요하고 있다”며 개인 투자 결정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든 맨친 상원의원은 의회의 명백하고 초당적인 거부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국민의 복지보다 행정부의 진보적인 의제를 우선시하기로 선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가 연기금 투자 시 ESG를 고려하도록 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정부는 ESG를 고려하면 수익이 증대될 뿐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한 재정적 위험을 피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을 다시 뒤집기 위해선 상, 하원에서 각각 2/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요. 따라서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이 뒤집힐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2년여 만에 첫 의회 거부권을 행사했는데 역대 대통령들은 얼마나 많은 거부권을 행사했나요?

기자)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중 총 10번의 거부권을 행사했고요.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각각 12번의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37차례 거부권을 행사했고요. 해리 투르먼 대통령은 총 250회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습니다.

미국 에너지부 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출원으로 지목한 중국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법안에 서명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이른바 '코로나19 기원법안'에 서명했습니다. 이 법안은 지난 10일 미 상원과 하원을 만장일치로 통과했는데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으로 시행에 들어가게 된 겁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이 법안에 어떤 내용이 들어 있습니까?

기자) 중국의 우한 연구소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잠재적 연결성과 관련한 기밀을 공개하라고 미국 국가정보국장실(ODNI)에 지시하는 것이 이 법안의 주요 내용입니다. 다만, 민감한 정보와 조사 방법 등을 보호하기 위해서 일부 내용은 가릴 수 있도록 했고요. 법 시행 후 90일 이내에 기밀을 해제하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 법안에 서명한 뒤 성명을 발표했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성명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우한 연구소와의 잠재적 연결을 포함해 코로나19와 관련한 기밀 정보를 계속해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 법을 시행함에 있어서, 정부는 국가 안보를 해치는 정보의 공개를 방지하기 위한 (대통령의) 헌법적 권한과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해제하고 공유할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이 법안은 앞서 한 정부 기관의 보고서 발표 이후 힘이 실렸죠?

기자) 맞습니다. 바로 에너지부의 보고서가 지난 달 발표됐는데요. 에너지부는 이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의 연구소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기관별로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에너지부를 비롯해 연방수사국(FBI)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연구소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반면, 국가정보위원회(NIC)와 4개 정보기관은 바이러스 자연 발생설에 무게를 두고 있고, 중앙정보국(CIA) 등 2개 기관은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중국은 어떤 입장이죠?

기자) 중국은 연구소 유출 관련한 주장이 나올 때마다 전문가들이 이 가능성을 극도로 낮다고 보고 있다며 이를 일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초기의 자료를 분석한 최신 보고서가 공개됐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올해 초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올린 초기 상황 자료가 잠시 공개됐는데요. 해당 자료는 현재 비공개인데, 애리조나대학교 연구원 등 국제 연구 학자들이 공개된 시점의 자료를 보고 분석한 초기 보고서가 20일 공개됐습니다. 이 보고서는 우한 수산물 시장에 너구리 등 바이러스에 취약한 동물이 있었고, 이들이 감염 후 결국 사람에 전염됐음을 보여주는 단서를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